최근의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해 한국 기업의 대북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노동자들은 매우 수동적 근무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에 진출한 외국(한국) 투자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조동호 한국개발연구원 북한경제팀장은 9일 한국공인노무사회(회장 유용태) 주관으로 경주에서 열린 `남북경협에 따른 노동문제의 진단` 세미나에서 `북한노동력 수준의 평가와 활용 방안`이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북한에 진출한 남한 기업에서의 북한노동자 근로행태 등에 대해 소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북한노동자들은 매우 수동적 근무자세를 갖고 있어 모든 작업에서 남한측 관리자의 감독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 기업의 경우 북한노동자들이 "다른 공장에서는 일 안하고도 월급을 받는데 왜 우리는 열심히 하나"라는 자세를 보였고, 일례로 경수로 사업의 경우 북한노동자 5명당 최소한 1명의 남한측 관리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이 논문은 전했다.

조 팀장은 이는 북한 기업에서는 작업강도가 훨씬 약할 뿐만 아니라 가동률 저하로 어느 정도 자유로운 행동이 가능한 반면 외국투자기업에서는 같은 임금수준에서 더욱 일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노동자들이 이런저런 명목으로 일찍 귀가하는 사례가 많았고 근무중 작업장 이탈도 잦았으나 이를 제재할 적절한 방안이 없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남한 기업이 독자로 북한노동자를 고용,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알선기관을 통해 북한노동자를 제공받고 임금도 지급하고 있는데 북한이 외화획득 차원에서 한국기업이 주는 임금 전액을 북한노동자에게 전달하지 않고 북한 일반노동자 수준에 맞춰 지급하는 데 따른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이와함께 북한은 자국에 진출한 남한 기업에 투입한 북한노동자가 남한 정보에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자를 수시로 교체하고 있어 이로 인해 작업의 연속성이 약화되고 기능축적.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논문은 밝혔다.

경수로 사업의 경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측의 합의에 따라 1년 근속 북한노동자에 대해 14일의 휴가를 주도록 돼 있으나 1년근속자가 1명도 없어 휴가 혜택을 받은 북한노동자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팀장은 "북한은 최근 남북관계 개선에도 불구, 아직 남북경협에 적극적 자세로 정책전환을 했다는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고 여전히 남북경협 확대를 두려워해 기업운영에 많은 제약을 주고 있다"며 "북한이 개방.개혁에 적극 나서고 대남 경협에 긍정적 태도를 가질 때 대북 투자가 활성화되고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200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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