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초대회장을 맡고 있는 최대호 안양시장과 7일 안양시장실에서 신년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조천현]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초대회장을 맡고 있는 최대호 안양시장과 7일 안양시장실에서 신년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조천현]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봄을 기다리며 남북교류협력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

“그동안에는 통일부에 사사건건의 협의와 또 허락을 받았어야 되는데 이제는 자주적으로, 주도적으로 지방 정부가 나서서 평화교류 협력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3월 9일자로 개정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은 “지방자치단체는 남북교류ㆍ협력을 위하여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경기도와 전국 61개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 10월 25일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를 구성, 교류협력에 대비하고 있다.

이 협의회의 초대회장을 맡은 최대호 안양시장은 7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정부도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주체가 되어 지방정부와, 지방정부들로 구성된 협의회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며 “지방정부 차원의 교류협력사업이 더욱 활발하고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외부적 상황으로부터 독립적이면서 자유로운 협력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호 시장은 “지방자치제가 된 지가 벌써 30년이 됐는데 언제까지 우리가 ‘지방자치단체’라는 표현을 써야 되느냐”며 ‘단체’가 아닌 ‘정부’라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처럼 ‘기초 지방정부’, ‘광역 지방정부’로 불러야 한다는 것. 나아가 “실질적으로 지방정부에 교육부터 소방, 경찰 모든 권한이 와야 된다”고 제시했다.

5기 민선시장(2010-2014) 경험이 있는 최 시장은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외에도 ‘참여민주주의 지방정부협의회’ 회장과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최 시장은 “남북교류협력 사업과 관련하여 각 지자체 특성에 맞게 구상해 놓은 다양한 사업들이 있을 것”이라며 “협의회에서는 지자체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다양한 사업안들의 구체화 및 실현가능성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측과의 유효한 합의서를 가지고 대북지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제3자와의 MOU체결로 안정적인 협력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안양시는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이사장으로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과의 업무협약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 안양’을 내세우고 있는 최 시장은 안양시의 북측 파트너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과학기술 쪽으로는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데, 안양시는 과거에 기업들이 많고 산업 역군들이 많았는데 수도권 규제 때문에 떠나게 됐고,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딱 맞는 소재 기업들이 많다”며 첨단 센서 기반 산업들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AI(인공지능)부터 빅데이터, 드론, 자율자동차, AR.VR.XR(증강.가상.확장 현실) 등을 예시하며 “우리가 이런 중소기업을 잘 구축해서 북한의 과학기술과 연동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에 경쟁력 있는 도시’를 파트너로 삼겠다는 것.

아울러 FC안양 축구팀과 안양KGC인삼공사 농구단, 그리고 안양한라 아이스하키단이라는 3개의 프로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는 안양으로서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체육, 스포츠 분야”라고 제시했다.

최 시장은 “지난달 20일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단 간담회를 개최했고, 이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관계가 지속성 있게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할 것을 논의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교착상태에 있지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간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교류 협력사업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2019년부터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하고 관내 관련단체들과 ‘평화통일 기원 걷기대회’ ‘남북철도 잇기 평화대행진’ 등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평가받아 ‘6.15공동선언실천 경기중부본부’가 수여하는 ‘6.15평화통일상’을 지자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7기 민선시장으로서 공약 이행률을 묻자 112개 공약중 작년 말 기준으로 92개 공약을 완료했고 약 20개 공약 정도가 진행 중이라며 “전국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으로서 공약 이행률 100%인 최초의 시장이 되지 않겠느냐”고 자랑담긴 농담도 내놓았다.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안양아트센터 1층 컨벤션홀에서 발로 뛴 시정 경험을 담은 정책에세이 『도시의 미래를 시민과 그리다』 출판기념회를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워킹 스루(Walking through)’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7일 오전 10시 안양시장실에서 진행한 조금 늦어진 신년 인터뷰 내용이다.

“통일이 그냥 한순간에 오지 않을 것이다”

평소 평화통일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해온 최대호 안양시장은 참여정부 시기 한 차례 방북 경험이 전부라며 지금의 남북관계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사진 - 조천현]
평소 평화통일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해온 최대호 안양시장은 참여정부 시기 한 차례 방북 경험이 전부라며 지금의 남북관계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사진 - 조천현]

□ 시정으로 바쁘신 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지난해 코로나19에 확진됐는데 현재 건강은 어떠신지?

■ 지난해 3월에 확진 판정을 받고 거의 4주 가까이 격리돼서 생활했다. 다행히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금방 회복됐고 지금은 보시다시피 아주 건강하다. 당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좁은 방안에서 매일 2만보씩은 걸었고 스트레칭도 열심히 하고 하루에 3시간 이상씩 운동을 했다.

치료가 끝나고 아무래도 시장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안부 연락도 많이 오고 걱정된다는 문자도 많이 받았지만 이상하게 만나서 식사하자는 이야기는 잘 안 하더라. 완치가 됐더라도 우리 사회의 인식이 완치자도 확진자 처럼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확진자의 육체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 특히 우리 국민의 인식적인 측면에서도 섬세하게 다가서야 할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완치자와 그 가족이 차별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제가 완치자 중 한 명으로 나름 열심히 역할을 하고 있다.

□ 먼저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초대회장을 맡게 되신 배경이 궁금하다.

■ 좀 해보고 싶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도 있지만 우리가 “지금 이대로가 좋다”라는 것은 아니지 않겠나. 같은 민족이고 또 미래 지향적으로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봤을 때도 반드시 통일이 돼야 한다. 우리의 염원은 통일인데 통일이 그냥 한순간에 오지 않을 것이다. 준비가 필요하고 단계가 필요하다.

김대중 대통령도 그런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서로 체제를 인정하면서도 상호 교류와 협력할 수 있는 것은 하면서 통일로 가는 로드맵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정치인, 위정자들의 과제이자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미래 세대에게 “남북이 단일민족으로서 우리가 참 잘해왔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지 회의를 많이 느낀다.

마침 작년 4.27 판문점선언 기념행사를 기점으로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가 구성됨에 따라 5월부터 앞장서서 당시 이재명 지사와 함께 해보자고 했던 것인데, 대통령 선거 경선이 진행되면서 5개월여 미뤄졌다가 마침내 작년 10월 25일 창립총회를 하게 됐다.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 평소 대한민국 국민이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남북평화교류를 위해 ‘남북철도 잇기 평화대행진’과 ‘6.15기념 평화메시지 선포식’, ‘공감평화공원 조성’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니 회장 중책까지 맡게 됐다.

□ 개정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자체도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게 됐는데, 현행법의 의미와 한계에 대해 설명해달라.

■ 2021년 3월 9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 개정·시행되어 지방정부가 남북교류협력사업의 법적 주체로서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줄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도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주체가 되어 지방정부와, 지방정부들로 구성된 협의회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대단히 의미 있는 법률 개정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에는 통일부에 사사건건의 협의와 또 허락을 받았어야 되는데 이제는 자주적으로, 주도적으로 지방 정부가 나서서 평화교류 협력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

“언제까지 ‘지방자치단체’라는 표현을 써야 되나”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단은 지난달 20일 회의를 갖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예방했다. [사진제공 - 안양시장실]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단은 지난달 20일 회의를 갖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예방했다. [사진제공 - 안양시장실]

지방자치제가 된 지가 벌써 30년이 됐는데 언제까지 우리가 ‘지방자치단체’라는 표현을 써야 되느냐. 이건 전근대적인 사고방식 아니냐. 지방 정부가 맞다. 기초 지방정부, 광역 지방정부, 중앙정부. 그리고 실질적으로 지방정부에 교육부터 소방, 경찰 모든 권한이 와야 된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중앙정부에서는 이런 권한을 안 주고 있다. 왜? 불안하니까, 못 믿겠다고 안 준다.

이번에 코로나도 지방 정부가 이렇게 각자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 난리났을 거다. 지방 정부가 사활을 걸고 서로 경쟁적으로 정말 잘해 왔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도 있지만 지방정부가 먼저 했던 것을 중앙 정부가 받아들여서 집행한 것도 많다.

지방정부가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추진 주체가 되었지만, 지방정부 차원의 교류협력사업이 더욱 활발하고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외부적 상황으로부터 독립적이면서 자유로운 협력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협의회 회원 지방정부와 논의하여, 지방정부 주도의 교류협력사업 추진 시 보다 폭 넓은 자율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법령 및 제도개선 방안 연구에도 힘쓸 예정이다.

□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의 구성과 활동목적에 대해 소개해 달라. 경기도내 지자체가 중심인데, 전국적 확대 구상은 있는지?

■ 현재 광역 지방자치단체로는 경기도가 참여하고 기초 지방자치단체로는 경기도 31개 시군, 서울시 강동구 등 8개, 부산광역시 금정구 등 5개, 인천광역시 연수구, 울산광역시 울주군 등 3개, 경상남도 거제시 등 4개, 충청남도 부여군 등 4개, 전라북도 익산시, 대전광역시 대덕구, 강원도 태백시, 충청북도 제천시 등 전국 61개 자치단체장이 협의회 회원으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향후 전국적으로 더 많은 지방정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하여 한반도 평화로 향하는 길에 동참해 줄 것을 독려할 계획이다.

□ 협의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주요 사업방식과 내용에 대해 설명해달라. 규모와 인구에 따라 차등적 분담금 납부를 결정했는데, 현실은 어떤지?

■ 협의회에서는 참여 지자체 간 논의를 통해 공동 협력사업을 발굴·추진할 예정이며, 이외에도 남북교류 기반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과 지자체 실무 역량강화를 위한 사업 등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포괄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원 지방정부 간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문화, 관광, 보건의료, 체육, 학술, 환경, 교육 분야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방안을 협의하고, 남북교류 협력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자치단체 간 역할분담을 통한 효율적 추진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협의회의 핵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업 추진과 협의회 운영을 위해서 필요한 분담금은 각 지자체의 재정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인구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돼 납부되고 있다. 2022년부터 회원 지자체가 납부할 분담금으로 사무국 설치 및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안양시, 4차산업과 스포츠 분야 교류 구상

최대호 안양시장은 첨단 4차 산업과 체육 분야를 북측과의 교류협력 영역으로 꼽았다. [사진제공 - 안양시장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첨단 4차 산업과 체육 분야를 북측과의 교류협력 영역으로 꼽았다. [사진제공 - 안양시장실]

□ 교류할 영역도 많고 지역도 많은데 특히 안양시 같은 경우는 어느 지역 어느 영역을 많이 생각하는지?

■ 아직은 특정은 안 했지만 여러 상황을 좀 두고 봐야 되겠다. 안양이 가장 잘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북한이 과학기술 쪽으로는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데, 안양시는 과거에 기업들이 많고 산업 역군들이 많았는데 수도권 규제 때문에 떠나게 됐고,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딱 맞는 소재 기업들이 많다. 특히 센서에 기반 한 것이 많은데, AI(인공지능)부터 시작해서 빅데이터, 또 드론이라든지 자율자동차라든지, AR, VR, XR (증강, 가상, 확장 현실)이라든지 많다.

우리가 이런 중소기업을 잘 구축해서 북한의 과학기술과 연동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과학기술에 경쟁력 있는 도시를 골라서 앞으로 같이 기업군을 형성하고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한다.

□ ‘스마트 안양’을 표방하고 있는 것을 봤다. 북한도 경제발전 과정에서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추세인 것 같다. 특히 ‘자강력’이라는 과학기술 전문 인터넷 사이트도 개설돼 보도한 기억이 있다. 또 다른 영역을 꼽는다면?

■ 좋은 소식이다. 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체육, 스포츠 분야다. 우리 안양의 경우에는 스포츠 구단이 세 개나 있다. FC안양 축구팀도 있고, 안양KGC인삼공사 농구단도 있고, 안양한라 아이스하키단도 있다. 스포츠를 통해서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향후에 문화예술, 교육이라든지 여러 가지 많더라. 그래서 가장 경쟁력이 있고 또 그 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걸 상호 교감을 통해서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는 도시를 선정하면 좋지 않을까 이런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 지자체간 협력과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와의 협력관계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 남북교류협력 사업과 관련하여 각 지자체 특성에 맞게 구상해 놓은 다양한 사업들이 있을 것이다. 협의회에서는 지자체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다양한 사업안들의 구체화 및 실현가능성 등을 검토할 것이다.

또한 지자체 간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기회의뿐만 아니라 필요시 임시회의, 회장단 회의 등을 수시로 개최하고, 대면 및 다양한 채널과 창구를 활용한 비대면 회의 등을 통해 활발하게 의견교류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단 간담회를 개최했고, 이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관계가 지속성 있게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할 것을 논의했다.

□ 협의회 외에도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 상호 관계와 협력 여부도 소개해달라.

■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외에도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 추진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로서 ‘전국 남북교류협력 지방정부협의회’가 있고, 안양시도 운영위원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두 협의회 모두 ‘한반도 평화’라는 동일한 방향성을 지니고 있으며, 안양시가 두 협의회에 모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뜻을 같이해 상호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

“경문협과의 업무협약도 계획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6·15 공동선언실천 경기중부본부'로부터 지자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6.15 평화통일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 - 안양시장실]
최대호 안양시장은 '6·15 공동선언실천 경기중부본부'로부터 지자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6.15 평화통일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 - 안양시장실]

□ 무엇보다 북측의 반응이나 호응이 중요할 텐데 북측 파트너는 어느 기관이고 접촉은 있었는지?

■ 현재는 협의회 출범 초기단계로서, 일단 협의회의 사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사무국을 구성하여 각 지자체에서 제안한 사업안 중 실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사업을 확정, 추진하게 될 것이다.

추진 시에는 북측과의 유효한 합의서를 가지고 대북지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제3자와의 MOU체결로 안정적인 협력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안양시는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이사장으로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과의 업무협약도 계획하고 있다.

경문협은 지자체와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북측 도시 1개를 선정하여 지자체와의 항구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교류창구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현재까지 20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업무협약 일정이 다소 지연지고 있지만, 경문협과 업무협약을 조속히 진행해 안양시의 특색에 맞는 북측 도시를 선정하여 교류협력이 활발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평소 관내 단체들과 ‘평화통일 기원 걷기대회’, ‘남북철도 잇기 평화대행진’ 등을 통해 남북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힘써 왔다. [사진제공 - 안양시장실]
최대호 안양시장은 평소 관내 단체들과 ‘평화통일 기원 걷기대회’, ‘남북철도 잇기 평화대행진’ 등을 통해 남북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힘써 왔다. [사진제공 - 안양시장실]

□ 최근 지자체장 최초로 ‘6.15평화통일상’을 수상했는데 평소 평화통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 시민참여형 평화통일 운동단체인 '6·15 공동선언실천 경기중부본부'로부터 지자체장 처음으로 ‘6.15 평화통일상’을 수상했다. 경기 중부권이라고 하는데, 6.15 경기중부본부가 참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곳이 안양시다. 평화 통일을 위해 어느 도시보다 더 앞장서 가는 도시가 아닌가 생각한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과 남북 간 활발한 대화가 지속되기를 기대하였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현재까지도 지속되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 2019년부터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안양시협의회 및 관내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하며 ‘평화통일 기원 걷기대회’와 ‘남북철도 잇기 평화대행진’ 등 남북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통일정책과 남북관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제2기 평화통일 리더십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했고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평화통일 확산에 주력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교착상태에 있지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간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교류 협력사업 방안을 모색하겠다.

□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작년 8월 15일 같은 경우가 그렇다. 중앙공원에 한반도기를 게양했는데 보수 쪽에서 어떻게나 시끄럽게 했든지, 저를 마타도어 형식으로 그냥 비난하고 시위를 하고 그랬다.

저 사람들이 과연 국가와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우리들끼리만 잘 먹고 잘 살자는 생각인지 너무나 안타깝더라. 지역에 있는 다선 정치인이 주도해서 그렇게 매도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한반도기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남북 공동 입장할 때 등장해서 상징적인 행사에는 한반도기를 게양을 했었다. 그런데 마치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또 안양시장이 독자적으로 한 것처럼 문제삼았다. 자유총연맹이니 새마을단체니 바르게살기니 이런 관변단체와 합동으로 해서 한반도기를 태극기 옆에 걸었다. 그게 얼마나 좋은 거냐.

그걸 보면서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라 남남 간의, 보수 진보의 갈등이 더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남북 협력이나 앞으로 통일에 대한 문제를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리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통일이나 남북관계 문제는 여야나 진보 보수가 따로 없어야 되는데 자꾸 이 프레임 때문에 진정성이나 순진한 마음들이 왜곡되다 보니까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안양安養, 극락과 파라다이스

여느 지자체장과 마찬가지로 최대호 안양시장도 재개발 재건축과 주거환경 개선 사업으로 몸살을 앓아야 했지만 ‘소통 시장’을 표방하며 열린 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 - 조천현]
여느 지자체장과 마찬가지로 최대호 안양시장도 재개발 재건축과 주거환경 개선 사업으로 몸살을 앓아야 했지만 ‘소통 시장’을 표방하며 열린 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 - 조천현]

□ ‘안양’(安養)이 원래 불교용어고 안양사(安養寺)에서 나왔다고 하더라.

■ 안양이라는 지명은 굉장히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안양은 불교로 봤을 때 극락이라는 얘기고 또 기독교로서는 파라다이스, 천국이라는 의미다. 영주 부석사에 들어가면 안양지문(安養之門)이라고 써져 있는데, 예전에는 몰랐는데, 그게 극락에 들어가는 문이라는 얘기다.

편안할 안(安) 자도 갓머리에 여자 녀 자로 돼 있다. 여자가 편안해야 만 가정이 편안하고 살기 좋은 동네가 된다는 표현인데, 굉장히 유구한 역사의 지명을 가지고 있다.

안양이 앞으로도 그렇게 돼야 되는데 지금 조금 어려운 문제가 기업들이 떠나고 또 수도권에 붙어 있다 보니까 집값이 너무 비싸다. 어려운 사람들하고 청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이제 부모의 유산이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집 장만은 물론이고 전세 구하기도 어려운 형편이 됐다.

□ 열심히 일하고 진보적인 성향의 지자체장들도 결과적으로 개발론적 입장을 취하다 보니까 비판도 많이 받고 철거민 문제나 이런 것들로 시달리더라.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과연 이런 방식의 성장 위주의 경제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의문도 좀 들고 있다. 시정을 해오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 어려움이 많다. 가장 어려운 문제가 주택의 경우 재개발 재건축 문제 또 주거환경 개선 문제다.

2010년 김문수 도지사가 뉴타운을 하겠다고 뉴타운 지구를 한 군데 지정하고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두 군데 지정했다. 그때 참 안타까웠다. 기존에 살고 있는 사람은 계속 그곳에 살고 싶지 떠나고 싶지 않지 않나. 그런데 재정착이 쉽지 않아 재정착률이 10~20% 수준이다.

그러면 잘 살고 있는 사람 전부 쫓겨나고 뉴 패밀리가 새로 들어와야 하는데, 이것은 자족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해서 제가 그때 뉴타운을 취소를 했었다. 그런데 취소하는 과정 속에서도 찬반이 너무나 강렬했다. 각종 이권이 이미 이렇게 저렇게 전부 다 개입이 돼 있고 연계돼 있기 때문에.

정말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행정을 한다면 동네 깨끗하게 만들어 가지고 해결된다. “아, 이거 누가 잘 해놨느냐” 이런 소리 들을 수 있다.

또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라고 냉천지구가 있었고 새마을 지구가 있었는데 새마을지구나 냉천지구가 사업성이 너무 없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것도 포기를 했다.

그런데 2014년 다음 시장이 들어와서 GH(경기주택도시공사)하고 협약을 맺어서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고 다 손 떼버렸다. GH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되는 사업에 손대는 곳이지 정말로 공공의 기능을 충실히 하는 그런 기관이 아니라는 걸 그때 느꼈다.

구도심에 있는 냉천지구는 안양시가 일부 보존을 해주는 방향으로 해서 협약을 맺고 LH가 하게 되는데 분위기가 좋아졌다. 사업성이 너무 좋아져버린 거다. 이런 참 아이러니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 현재도 안양시가 재개발 재건축이 아주 많다. 만안구라는 구도심이 있는데, 주민들은 늘 평촌 신도시를 열망하고 있다. 교통이나 여러 가지 환경이나 주거권이 너무나 쾌적하고 좋지 않나. 우리도 그렇게 해달라는 거다. 그러나 반대 쪽의 비대위 분들은 “왜 내 재산을 이렇게 당신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느냐” 해가지고 이해조정 문제 때문에 어려운 문제가 많다.

뭐 시장실도 몇 번 점령을 당했다. 다른 관공서나 정부청사도 청사 방호원들이 다 앞에서 지키고 있지 않나. 연락도 잘 안 되고. 우리는 누구든지 다 들어올 수 있다. 시장실은 몇 번 뚫리다 보니까 거기만 지금 세워놓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는 분들은 “시민과 함께 한다고 그러더니, 이게 무슨 열린 시장이냐”라고 말한다. 이게 너무나 이해관계 문제 때문에 어렵다. 안 되는 민원은 다 시장한테 오지 않나.

112개 공약, 이행률 100%를 향해 뛴다

5기 민선시장 당시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은 최대호 안양시장은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세워 이행률 100%를 추구하고 있다. [사진 - 조천현]
5기 민선시장 당시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은 최대호 안양시장은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세워 이행률 100%를 추구하고 있다. [사진 - 조천현]

□ 안양시 민선 7기 시장으로서 공약이행 현황은 어떤지? 특별한 성과로 꼽는 것이 있다면?

■ 제가 민선 5기(2010-2014)에 시장을 했었다. 그때는 거대 담론의 공약을 몇 가지 했다. 예를 들면 국철 1호선 지화화, 안양교도소 이전을 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하지 않고서는 지방자치단체장 역량 가지고는 할 수 없는 공약이었다.

그 공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한계점을 많이 느꼈고 부담을 많이 느꼈다. 2014년 시장 떨어지고 2018년 지방선거 준비하면서 ‘실현 가능한 공약만 준비하자’고 생각해 국철 1호선 지화화와 안양교도소 이전을 공약에서 뺐다.

그리고 실현 가능한 것만 골라서 공약 112개를 만들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92개 공약을 완료했고 약 20개 공약 정도는 진행 중이다. 그래서 농담 삼아서 “전국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으로서 공약 이행률 100%인 최초의 시장이 되지 않겠느냐” 이런 농담도 하고 있다.

시민들이 많이 협조해 주시고 성원해 주시고 또 공직자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서 어려움 속에서 잘 가꿔 나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를 꼽자면 지난 6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GTX-C 노선 인덕원역 정차를 안양시민의 간절한 염원과 안양시의 적극 행정을 통해 확정한 것이다. 그리고 월곶-판교 복선전철과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사업으로 우리시 7개역 신설도 확정됐다.

인덕원역은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4호선을 포함해 향후 인덕원∼동탄선과 월곶∼판교선 그리고 이번 GTX-C노선까지 4개 노선이 교차하게 되어 어느 곳으로 가든지 환승이 용이하게 된다. 앞으로는 인덕원에서 GTX-C노선을 타고 서울 강남 삼성동까지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게 되며, 월곳∼판교선을 이용해서는 90분 만에 강릉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여 원스탑(one-stop) 교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명실공히 인덕원은 수도권남부 최대 교통허브로 부상할 것이다. 이 같은 지리적 공간적 이점과 편리한 환승체계는 안양시민뿐 아니라 인덕원을 거치는 4개 철도노선을 이용하는 모든 이들에게 편리함을 안겨줄 것이다.

□ 오는 12일 출판기념회도 여는 것으로 안다.

■ 오미크론 때문에 준비해 온 출판 기념회를 안 하려고 몇 번 생각했었는데, 모든 역사는 기록의 역사인데, 책 한 권의 기록을 통해서 더 많은 시민들이 공유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정리하면서 보니까 정말 일을 많이 했다. 다양한 시민도 만났고 현장도 많이 찾아다녔다.

이 책은 좀 더 많은 시민들이 꼼꼼이 읽어보거나 챙겨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워킹 스루(Walking through)’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 사람들 모아놓고 행사하지 말고 그냥 와서 저자가 사인해준 책 하나 사가지고 가는, 이렇게 부담 없이 가볍게 해보려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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