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완화로 이끄는 외교로 갈 것인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인지 선택하라.”
“만약 미국이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한다면 양국관계는 완전히 단절될 것이다.”

미국 백악관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전한 30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전화통화의 요지다. 새해 국제정세를 좌우하게 될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두 정상의 기 싸움이 이어진 것.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두 가지 경로를 제시했다. 하나는 긴장 완화로 이끌어가는 외교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심각한 비용과 대가를 치르는 경로이다. 후자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략 조정·증강,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타스통신]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보좌관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반응을 전했다. 

“우리 대통령은 즉각 반박했다. 만약 서방이 위에서 언급한 전례 없는 제재를 도입한다면 우리나라와의 완전한 관계 단절로 이어질 것이며 가장 심각한 피해가 러시아와 관계 전반에 미칠 것이라고.”

이날 50분간 전화협의에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대화 자체는 의미 있었다고 양측 당국자들이 평가했다.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대화의 톤은 진지하고 실질적이었고 그들은 이미 알려진 입장에 따랐다”고 했다. 동시에, 두 정상이 내년 1월 제네바에서 미·러 ‘전략적 안정 대화’(1.10), 러-NATO 대화(1.12), 러-OSCE 대화(1.13) 개최를 확인하고, “실용적이고 결과 지향적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두 정상은 합의가 불가능한 분야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질 분야도 있을 것 같으며 이번 회담이 각 범주의 윤곽을 보다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며 “이것이 외교이고 이것이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우샤코프 보좌관도 “대화가 솔직하고 의미 있고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대체로 만족스럽다. 이번 대화가 꽤 건설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 측 우려의 논리와 본질을 이해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엇이 타협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급한 안전보장이지 타협이 아니다”고 말했다.

[CNN]은 미국 대표단에는 국무부와 국방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관들이 참석하며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이끌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측 단장은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교부 차관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NATO 불가입, 즉 NATO의 동진 중단을 문서로 확약하라고 요구 중이다. 미국과 NATO 등은 문서 확약에는 난색을 표하면서도 외교를 통한 긴장 완화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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