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를 비롯한 8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2일 오전 국방부 앞에서 한미SCM에 즈음하여 전작권 환수, 군비증강 대산 평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평화행동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를 비롯한 8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2일 오전 국방부 앞에서 한미SCM에 즈음하여 전작권 환수, 군비증강 대산 평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평화행동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ecurity Consultative Meeting, SCM)가 열리는 2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정문 앞.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를 비롯한 8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주권은 조건이 아니다. 전작권을 환수하라! 군비증강 대신 평화를 선택하라!'를 주제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교착되고 한미 군사당국의 공격적 군비확장이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이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이 될 이번 한미SCM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중 마지막 SCM이다. 여기서조차 한미동맹으로 방향을 잃어버린다면 말그대로 총알받이에 다름없는 정권으로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조건없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사드철거 및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 참여 반대 △2022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중국견제를 위한 미국 인도·태평양전략에 동참 반대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한국방워킹그룹 신설 반대 △미국무기 증강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민족의 대단결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며, "민족자주대단결의 길로 갈 것이냐, 대북적대 대중국 견제의 총알받이로 살 것이냐의 기로에 서 촛불시민을 믿고 올바른 길 선택하시라"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은 조건없이 환수하고, 한미연합사(CFC)는 해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군사주권을 온전히 행사해야 한반도 평화와 군축을 위한 독립적인 전략 수립과 안보 정책에 대한 민주적 통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이 본격 논의된 2007년부터 14년이나 지났지만 전작권은 여전히 주한미군 사령관이 겸하는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있다고 하면서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 자체가 모호하고 안보환경은 언제든 변할 수 있어 오히려 환수를 무기한 연기하는 구실만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건들은 충족할 수도 없고 충족할 필요도 없는 것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또 내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전향적으로 결정하여 대화 재개의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대화의 걸림돌이 되어온 것은 유사시 북한 점령, 선제공격이나 참수작전 등 훈련의 공격적 성격때문.

훈련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 한 대화와 군사훈련이 결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반중국 전선에 한국군을 동원하려는 것에 다름 아닌 한미일 군사협력을 비롯한 군사패권,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신남방정책을 연계하기 위한 한미국방워킹그룹 신설 논의 등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반도 유사시'로 되어 있는 연합위기관리 범위를 '미국의 유사시'로 확대하자고 요구해왔고, 지난해 SCM에서 '2016 위기관리 합의각서'를 올해 연말까지 최신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또 '임시배치'라고 해놓고는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정식배치'수순을 밟고 있는 불법적인 사드기지 공사도 즉각 중단하고 완전히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박수규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대변인과 최현정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부위원장은 "사드는 중국 견제를 위한 첨예한 전략무기이다. 물리치지 않으면 소성리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는 요원하다"며 사드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5년간 법적 근거도 없이 수백차례 사드공사가 자행되었고 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불법을 방조하는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쟁을 방불케 하는 소성리 상황을 알렸다.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전날 저녁 한미 국방장관 일행 등이 진행한 '한미동맹의 밤' 행사장 기습시위에 대해 '일제 주구를 향해 폭탄을 투척한 독립군의 심정'에 비유하며, "군사주권·자주권은 누구에게 구걸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미국산 무기를 구입해서 중국과 북한을 위협하는 일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작권 환수는 '미션 임파서블'"이라고 하면서, "애초부터 조건을 달지 말라고 요구했어야 한다"고 했다.

"전작권을 환수하지 않고서는 독립적인 군사전략을 가질 수 없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다면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의 문제로서 전작권 환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와통일열여는사람들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전작권 즉각 환수 등을 외치는 평화행동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앞서 같은 자리에서 평화행동을 벌이고 국방부 민원실 방향으로 이동하여 기자회견을 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는 한미 SCM에 대한 요구를 담은 랩 구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작전통제권은 군사주권/미국승인 필요해? 헛소리/능력검증 필요해? 헛소리/조건돼야 환수해? 헛소리/작전통제권은 군사주권/전시작전권 즉각 환수/전시작전권 전면 환수/연합사는 해체하라/유엔사도 해체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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