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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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
‎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
‎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
‎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
‎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
‎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
‎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이 최고의 선(善)이라는 것은 분명 옳다.〔......〕행복은 온 생애를 통한 것이어야만 한다. 한 마리의 제비가 날아온다고 봄이 오지는 않는 것처럼, 인간의 행복은 짧은 시일에 달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행복은 덕 있는 영혼의 활동이다. 반면, 나머지 좋은 것들은 행복의 필요조건이거나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30대의 이준석 거대 야당 대표. 세상의 변화를 바라는 뜨거운 염원이 야당의 젊은 대표로 나타났을 것이다.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그건 이 땅에 사는 우리가 어떤 결단을 내리고 어떤 방향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리의 뜨거운 염원이 아무리 좋아도 그 결과가 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독일의 히틀러는 변화를 바라는 국민 대다수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집권했지만 국민의 염원과는 반대로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가지 않았는가?

‘인간은 정치적 동물(아리스토텔레스)’이다. 정치를 ‘종합 예술’이라고 한다. 정치는 실질적으로 우리의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 우리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시간에 서로 연대하여 세상을 바꿔가야 한다.

유럽에서는 20대의 대학생이 국회의원이 되고, 20대의 조교가 대학 총장도 된다고 한다. 국회의원, 총장은 그야말로 대표이기에 대학생, 대학 구성원 중의 하나가 대표가 되는 게 당연하다.

왜 강남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를까? 강남에 집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나라도 가난한 대학생, 집 없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정치권력을 갖는다면 강남의 집값은 조만간 잡힐 것이다.

부자, 고학력자는 우리 국민의 극소수다. 그런데 그들이 모든 부문에서 힘을 갖고 있지 않는가? 국민의 대다수는 흙수저다. 그러면 정치권력의 대표는 당연히 흙수저에서 다수가 나와야 한다.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최고의 가치라 돈을 얼마큼 가졌느냐에 따라 계층이 나눠진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은 당연히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을 대변한다. 돈을 별로 갖지 못한 계층에서 정치권력을 가질 때 우리 사회는 좋은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권력을 번갈아 나눠 갖는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둘 다 국민의 상층을 대표한다. 그러니 국민이 바라는 변화가 오지 않는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 민주당에게 압승을 이루게 했지만 국민의 염원을 제대로 이룬 게 없다. 그들은 대다수가 상층에 속해있기에 개혁에는 한계가 있다.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수구 기득권 세력의 대표라는 건 조금만 눈 여겨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서 국민이 바라는 개혁의 힘은 나오기 힘들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앞으로 굴러가는 것은 촛불의 빛과 힘일 것이다. 하지만 촛불의 빛과 힘이 정치권력을 갖는 빛과 힘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이 땅의 변화는 점점 요원해질 것이다.

우리 국민 중에 촛불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국민은 최소한 10여%는 될 것이다. 이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진출한다면 우리는 이들과 함께 역사의 수레바퀴를 앞으로 굴려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잘난 사람’이 우리를 대표해주리라는 미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우리 같은 흙수저만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다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흙수저 국회의원이 부족한 게 있다면 금수저를 보좌관, 비서로 뽑으면 된다.

금수저들은 흙수저들을 국민의 대표로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이 누려왔던 기득권을 내놓아야 하기에. 그들은 언론인, 학자들을 통해 흙수저들의 소망 인 공정, 정의를 어떻게든 막아내려 전력을 다할 것이다.

옛날 군사독재 시절 같으면 총칼로 우리를 위협하겠지만, 우리의 역량은 민주주의를 할 만큼 성장했기에 교육, 언론 같은 부드러운 기구들을 동원해 우리의 정신세계를 계속 지배하려 할 것이다. 물론 길들여지지 않은 영혼들은 사법기관을 동원해 가차 없이 단죄한다.

우리의 정치세력화의 앞길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위대한 대장정에서 지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는 아름다운 삶의 철학을 갖고 멋지게 살면서 기득권 세력과 맞서 싸워야 한다.

그리스의 철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행복이 최고의 선(善)이다. 행복은 덕 있는 영혼의 활동이다. 반면, 나머지 좋은 것들은 행복의 필요조건이거나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선(善)은 좋은 것이다. 선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좋은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은 행복이고, 이 최고의 선을 달성하게 하는 것은 덕(德)이다.

우리는 돈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돈은 좋은 것이 아니다. 돈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돈을 가장 좋은 것이라고 착각해 돈의 노예가 되고 돈 때문에 패가망신한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건강이 최고야!” 하지만 건강한 사람 중에 행복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덕을 갖추지 않은 돈과 건강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 가지 않는다. 덕이란 도(道), 이치(理致)에 따르는 삶을 말한다. 이 세상의 이치는 상생(相生)이다. 이 세상의 이치에 맞지 않게 살아가면 돈과 건강은 재앙이 된다.

덕을 갖춘 삶을 향해 나아가는 촛불의 빛과 힘. 그동안 진보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기득권과 싸우면서 기득권과 닮아져 갔기 때문일 것이다. 기득권과 똑같이 돈과 특권을 소중히 하면서 어떻게 역사의 수레바퀴를 앞으로 굴러가게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바라는 좋은 세상의 가치는 지금 여기에서 바로 실현해야 한다. 사람을 돈보다 소중히 하고 다른 사람과 아픔을 나누어야 한다. 여러 부문, 지역에서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는 여러 형태의 모임, 조직, 네트워크들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씨앗이 될 것이다.

마르틴 니묄러 시인은 이웃에 대한 ‘침묵의 대가’가 얼마나 무서운 지를 보여준다.

 

그 다음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 마르틴 니묄러, 《침묵의 대가》 부분

 

IMF 사태가 일어나고 옆 자리의 동료들이 명퇴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침묵했다. 수구 보수 세력이 집권하여 비정규직을 양산할 때 우리는 침묵했다. 새로운 경영기법이라며 다단계 하청업체가 무수히 생겨날 때 우리는 침묵했다.

그 결과 우리는 모두 혼자가 되었다. 우리는 외롭게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

 

 

고석근 시인 약력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나 철도고등학교 운전과를 졸업한 후 기관조사로 근무하다 충북대학교 사회교육과에 진학했습니다.

졸업 후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잠시 전교조 활동을 했습니다. 교직을 떠난 후 빈민단체(주거연합)에서 활동하다 한길문학예술연구원에서 시 창작을 공부했습니다. ‘리얼리스트 100’에서 주는 제6회 민들레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부천에서 살며 글을 쓰고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나무’ 산문집 ‘명시 인문학’ 에세이집 ‘숲’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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