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쳐사진 - 통일뉴스]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이 15일째인 13일 오전 동대구역에서 ‘대구경북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칠성시장으로 향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대구·경북지역의 38개 노동조합/단체의 뜻을 모아 꾸린 대구·경북행진단은 경산역~신매역~만촌역을 이어 오늘 동대구역에서부터 본격적인 대구 시내 행진에 들어갑니다.”

기차가 남북을 가로지르는 한반도 조형물을 앞세우고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이 15일째인 13일 오전 10시 동대구역에서 ‘대구경북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칠성시장으로 향했다.

판문점선언이 나왔던 4.27부터 정전협정일인 7.27까지 부산역에서 임진각까지 550km를 구간별로 도보로 행진하는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이 15일째로 대구 시내 구간에 접어든 것.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5월 26일 김천역까지 행진하는 동안 대백 앞 남북철도 잇기 시민 한마당(5.13), 현대공원 4.9통일열사 묘역 남북철도잇기 성공 다짐대회(5.16), 왜관철교 앞 평화기원제(5.19) 등 시·도민과 함께 호흡하겠다”면서 “평화와 통일에 대한 대구·경북인들의 뜨거운 열망이 터져나오도록 힘써 반드시 남북철도 잇기의 디딤돌을 놓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대북 제재를 면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 북미대화 재개와 성공을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남북철도 연결을 국내외에 선포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제공 - 대행진단]
한반도 조형물을 앞세우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행진단]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11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는 국제노동자교류센터(ICLS)의 연대 성명도 발표됐다. 성명은 “ICLS 11개 회원국의 운송 노동자들은 한국 노동자들과 한국과 북한의 두 철도 노선의 재 연결을 요구하는 ‘남북철도 잇기 평화대행진’을 연대하며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ICLS의 운송 노동자들은 철도의 재 연결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이 4월에 시작된 웅장한 목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두 개의 레일을 하나로 만드는 첫 번째 단계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연대를 표했다.

곽병인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대구에서는 사실 이런 행사를 하기 쉽지 않은데 이번에 평화철도에서 이렇게 준비를 해줘서 저희들이 이런 행사에 참여하게 돼서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행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시민들에게 철도 잇는 것이 앞으로 통일운동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알려내는 활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산에서 온 이양진 전 민주일반연맹 노조위원장은 “집에서 대구역까지 두 시간 밖에 안 걸렸다. 참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북철도가 이어져서 남과 북이 왕래하면 북측이 얼마나 가까운 나라인가 다시 한 번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 - 대행진단]
동대구역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대구 칠성시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행진단]

대행진 첫 날부터 함께하고 있는 정성희 평화철도 집행위원장은 “예상외로 상당한 의미를 느끼고 있다”며 “시민들 누구나도 남북철도 연결을 지지하고 일부 시민들은 ‘좋지만 그게 되겠느냐’고 질문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갈수록 대오가 늘고 있고 오늘 동대구역은 100여 명이 참가했다”며 “경북구간에서는 농민들이 통일 쌀포대, 통일 트랙터를 끌고 행진하는 것을 검토 중이고, 도로공사가 있는 김천에서는 공공노련 통일위원회 주최로 남북도로 연결을 주창하고, 경기도에서는 교사학생대행진을, 기아자동차 공장에서는 기아자동차의 대륙진출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집행위원장은 “하루 평균 8km 정도 행진하는데 아주 적당하다”며 “다리에 근육이 붙고 몸무게가 오히려 2kg이 늘었다”고 말하고 “조형물을 6명 정도가 끌고 가는데 바퀴가 잘 굴러서 오르막길도 별 문제 없이 행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 대구경북행진 선포 기자회견문(전문)

대구·경북 시도민의 마음속에 평화·통일 열차의 노반을 깔겠습니다!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4월 27일, 부산역에서 출발한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은 수영역~동래역~구포역~양산역~마산역~창원역~밀양역을 거쳐 5월 9일 경산역에 도착했습니다. 대구·경북지역의 38개 노동조합/단체의 뜻을 모아 꾸린 대구·경북행진단은 경산역~신매역~만촌역을 이어 오늘 동대구역에서부터 본격적인 대구 시내 행진에 들어갑니다.

돌이켜보면 남북분단도, 남북철도의 단절도 외세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1945년 9월 11일, 남북철도의 최초 운행 중단은 8월 24일 소련군 평양 진주와 9월 8일 미군 인천 상륙 및 군정 실시와 때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초고강도 대북 제재로 남북철도 잇기라는 민족의 숙원 사업은 질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외세의 호의에 기대어 남북철도를 연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외세가 남북철도의 연결을 가로막는다면 우리 민족이 직접 나서서 연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미국의 간섭과 방해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거나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맙시다. 우리가 주인이 되어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에 나섭시다.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대북 제재를 면제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최근 검토가 끝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토대하고 단계적, 동시적 방식을 모색함으로써 북미대화 재개와 성공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제재 면제만을 기다린다면 판문점/평양 선언 이행과 남북철도 잇기는 끝내 사장되고 말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 북미대화 재개와 성공을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남북철도 연결을 국내외에 선포해야만 합니다. 바로 지금 당장 미국에 맞서 당당하게 남북철도 잇기에 나섬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하나로 잇고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공동번영,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기는 탄탄한 철길을 놓아야 합니다.

남북철도 잇기를 우리 스스로 결정하자는 뜻을 모아 철도·궤도 노동자들이 앞장서고 각계각층이 함께 시작한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은 ‘9월 총파업’과 '10월 항쟁'의 정신과 잇닿아있습니다.

10월 항쟁은 친일 관리를 고용하고 토지개혁을 지연하며 식량 공출을 강압적으로 시행하는 미군정, 그리고 독립 국가 수립이 지연되는 현실에 대한 민중들의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한 사건이었습니다. 철도 노조의 파업으로 시작된 9월 총파업과 연이어은 10월 항쟁은 자주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외세가 아닌 우리 자신이 주체가 되어야 함을 국민 스스로 자각하게 한 계기였습니다.

그때처럼 (철도·궤도) 노동자들이 앞장서겠습니다. 농민, 여성, 종교인, 지식인, 청년·학생 등이 함께하겠습니다. 5월 26일 김천역까지 행진하는 동안 대백 앞 남북철도 잇기 시민 한마당(5.13), 현대공원 4.9통일열사 묘역 남북철도잇기 성공 다짐대회(5.16), 왜관철교 앞 평화기원제(5.19) 등 시·도민과 함께 호흡하겠습니다. 시·도민 한분 한분의 마음속에 평화열차, 통일 열차의 노반을 깔겠습니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대구·경북인들의 뜨거운 열망이 터져나오도록 힘써 반드시 남북철도 잇기의 디딤돌을 놓겠습니다.

이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제재를 해제시키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당장 미국에 맞서 남북철도 잇기에 나서도록 촉구하겠습니다. 나아가 평화, 통일 열차가 남북을 오가며 유라시아로 달려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8천만 겨레의 힘줄과 핏줄이 되고 평화와 통일의 생명줄, 번영의 젖줄이 되게 하겠습니다. 이로써 남북 정상이 민족 앞에 엄숙히 선언한 지난 70년간의 남북 적대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고, 우리 민족이 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역동의 자주통일 조국이 성큼 다가오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5월 13일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 대구·경북행진단  

 

한국의 두 철도 노선의 재 연결을 요구하는 ICLS의 성명(전문)

ICLS 11개 회원국의 운송 노동자들은 한국 노동자들과 한국과 북한의 두 철도 노선의 재 연결을 요구하는 ‘남북철도 잇기 평화대행진’을 연대하며 지지합니다.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한국은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되었습니다. 통일 된 국가에서 제국주의 국가의 지시에 따라 두 개로 나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익을 위해 3년 동안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 슬픈 역사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채 휴전이라는 이름으로 76년 동안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ICLS 노동자들은 남북한 두 정상이 만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때 희망을 보았고, 두 나라의 철도도 다시 연결하겠다는 약속도 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로 어떤 발전도 볼 수 없었습니다.

ICLS의 운송 노동자들은 철도의 재 연결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4월에 시작된 웅장한 목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두 개의 레일을 하나로 만드는 첫 번째 단계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1. 5. 13.

함께 연대를
국제노동자교류센터(ICLS)의장 에드가 빌라이언
몽골 철도노조(FMRWTU), 몽골 광산교통노조, 일본 전국철도노동조합총연합회(JRU), 한국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KRMU), 필리핀 운수노조연맹(UTWO), 필리핀 노동자연대(BMP), 필리핀 철도노조(BKM-PNR), 태국 철도노조(SRUT), 동부지역노조연합(EASTERN UNION), 대만 철도노조(TRLU), 호주 레일 트램 버스노조(RTBU), 뉴질랜드 철도 해원노조(RMTU), 미얀마 선원노조연합(MMTUF), 미얀마선원노조(MMWF), 양곤지역운수노조(YDTWU), 양곤지역 미얀마철도노조(YDMRWU), 인도네시아 철도노동조합(SPKA), 말레이시아 철도노동조합(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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