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2021년 첫 수요시위가 6일 낮 12시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렸다. 지난 1992년 1월 8일 처음 시작된 이래 29년째를 맞는 수요시위는 이날로 제1473차를 기록했다. 이나영 이사장이 기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2021년 첫 수요시위가 6일 낮 12시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렸다.

제1473차로 기록된 이날 수요시위는 지난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게이찌 전 일본 총리 방한을 계기로 시작된 수요시위 29주년에 즈음한 뜻깊은 시기에 열렸으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기자회견 형식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리는 29년 동안 그랬듯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꿋꿋이 이 자리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손잡고 일본정부에 더욱 큰 목소리로 외칠 것"이라며, 일본정부를 향해 △전쟁범죄 인정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진실 규명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 역사왜곡 중단과 올바른 역사 교육 실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 활동에 대한 부당한 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또 일본정부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도록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을 한국정부에 주문했다. 

정의연은 가해국인 일본정부가 "일본군성노예제 범죄라는 진실을 부정하고 2015 한일합의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는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고 주장하며 여전히 반성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에는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비(평화의소녀상)에 대한 철거 압력을 자행하며 역사를 지우기 위한 야욕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일본정부를 상대로 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 판결을 앞두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가 승소하면 한일관계가 파탄난다'는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한일관계 파탄의 원인은 피해자들의 요구에 따라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을 하지 않는 가해국 일본정부이지 피해자들이 아니"라고 하면서 "일본정부는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점령지 모든 지역에 걸쳐 있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과 세계 시민들의 요구, 국제기구의 권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제법에 따라 가해국으로서의 법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국정부에 대해서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는 정치적, 외교적 판단에 따라 희생되고 유보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못박고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는 8일과 13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한국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1심 결론이 나오는데 대해 "일본군성노예제 진실을 밝히고 일본정부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법적 투쟁에 대해 진실과 정의를 기반으로 한 한국 사법부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며 "무자비한 국가 폭력에 희생된 개인도 정의로운 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음을 역사에 기록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표시했다.

제1473차 수요집회가 열린 주한일본 대사관 앞 평화로 '평화의 소녀상'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제1473차 수요집회가 열린 주한일본 대사관 앞 평화로 '평화의 소녀상'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나영 이사장은 수요시위 29주년 기념 발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2013년 8월 13일과 2016년 12월 28일 일본국을 상대로 2건의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했고 각각 1월 8일과 13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가 국제인권법을 위반한 중대한 인권침해라는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고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한민국 법정에서나마 정의로운 판결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연은)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젠더 부정의에 용기있게 맞서 싸웠던 그 정신과 의미를 앞으로도 꿋꿋하게 지켜내고 확산시킬 것을 약속한다"며, 시민들의 연대와 지지를 당부했다.

한경희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시민 김현석씨와 박승배 고등학생, 미국 사회정의교육재단, 캐나다 BC알파, 기지촌 여성인권연대, 평화나비네트워크의 연대발언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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