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 북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3일 만난 것으로 보도된 재(在)러시아 교포 정일심씨의 남편 고(故) 안동수는 한국전쟁 때 인민군 탱크부대에서 활약한 부사단장 출신의 `공화국영웅`이다.

2001년 발행된 북한 `조선대백과서전`과 탈북자들에 따르면, 1920년 생인 안동수는 일제 식민통치가 시작되자 어린 나이에 부모와 함께 소련으로 건너간 뒤 군사교육을 받고 소련군에서도 활동한 인물이다.

광복과 더불어 가족을 두고 북한으로 간 안동수는 1947년 7월 북한의 첫 군관(장교) 양성기관인 중앙보안간부학교 교원, 인민군신문사 주필 등을 지냈고, 1948년에는 김일성 주석의 절친한 항일빨치산 동료였던 고 류경수 사단장과 함께 북한군의 첫 탱크사단인 105탱크사단 창설에 크게 기여, 이 부대의 문화부사단장(정치담당)으로 활동했다.

그는 특히 한국전쟁 폭발 직후 인민군의 서울 점령 당일 310호탱크를 타고 맨처음 서울 시내에 진입해 서울 중앙방송국을 즉각 장악한 후 방송실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인민군의 `서울해방`을 공포했던 인물이다.

안동수는 1950년 7월초 인민군의 남진 중 오산전선에서 미군의 한 선발부대와 접전 중 30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조선대백과서전`은 안동수가 당시 전투에서 700여명의 미군을 사살했다고 기술했다. 북한 당국은 같은해 7월말 그에게 `공화국영웅` 칭호를 수여하고 그의 시신을 국립묘지격인 신미리애국열사릉에 안장했다.

북한 당국은 80년대 중반께부터 김 주석과 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에 사는 안동수의 아내 정씨와 자녀를 해마다 초청해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 총비서가 이번에 정씨를 만난 것도 인민군 창설에 크게 기여한 안동수와 그 유족을 각별하게 배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안동수 가족 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등에 살고 있는 김 주석의 항일투쟁시기 동료나 친구 가족들을 북한으로 자주 불러들여 관광을 시키고 선물도 안겨주는 등 각별하게 예우하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 총비서가 안동수의 아내를 만난 것은 `나라를 위해 싸운 영웅의 삶은 영원하며 국가는 그러한 영웅의 가족에 대해 그 어디에서 살건 끝까지 보살핀다는 이른바 혁명적 의리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김 총비서가 선군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군 창설에 크게 기여한 안동수 가족을 만남으로써 `선군정치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주민들의 `충정`을 적극 이끌어 내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 같다`고 이 전문가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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