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소프트웨어산업은 현재 어떤 수준일까.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김효석(金孝錫.민주당) 의원은 2일 한국소프트웨어 진흥원 국감에서 북한이 개발한 각종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시연해 보이면서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북한은 자본이 많이 드는 하드웨어보다 인간의 두뇌와 창조력만 있으면 훌륭한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 쪽을 택해 기술개발에 주력해 왔다.

북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지 않고 프로그램용 자체 언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구체적인 성과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의 프로그램 연구기관들은 `남들이 만든 도구를 이용하면 그 도구가 가진 기능 이상을 초월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용 언어 제작에 힘을 쏟아 왔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도 지난 91년 10월, 96년 11월, 98년 3월 등 수차례에 걸쳐 컴퓨터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기관들에 대해 `우리식의 도구(소프트웨어 개발용 언어)를 꼭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는 김 의원이 시연해 보인 3차원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 `황룡 2.0`, 자동 지문인식 프로그램, `체질분류 및 진단체계` 등을 비롯한 `음성인식 프로그램` 등이 꼽힌다.

현재 `자동 지문인식프로그램`과 `체질분류 및 진단체계` 등은 남한의 정보통신 업체들이 기술을 수입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가장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는 인식시스템 관련 분야이다.

실제로 지난 6월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찾았던 수행원들이 조선컴퓨터센터를 돌아볼때 이곳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 말을 하면 글자가 모니터에 정확하게 표시되는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선보여 남측 방문객들을 놀라게 했다.

북한이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개별 업체가 담당하고 있는 남한과 달리 국가적 차원에서 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메카인 조선컴퓨터센터와 평양프로그램센터를 비롯해 과학원, 은별컴퓨터센터, 김일성종합대학 소속 컴퓨터과학대학 등 각 대학의 연구기관들이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김 총비서도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해 `내가 직접 컴퓨터 기술을 연구하면서 이 부문 과학연구사업을 지도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허운나(許雲那.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0일 국정감사 정책자료로 내놓은 `남북 정보통신교류 활성화방안 연구`에서 `북한은 국가는 가난하지만 우수한 정보통신인력이 풍부하다`면서 정보통신인력을 중심으로 한 남북한간의 교류를 강조했다. (연합2000/11/03)

관련자료

<허운나> 남북 정보통신 정보통신분야의 남북교류방향낮?활성화방안에 관한 연구 (신착자료실 29번)

<박찬모> 정보통신분야의 남북교류방향 (신착자료실 1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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