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기자(hjpark@tongilnews.com)


북한과 유엔사령부가 지난 28일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군정위 비서장급 접촉을 가진데 이어 이 자리에서 유엔사측은 북한에 비서장급 이상의 군사 당국자간 핫라인 설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11시 22분께 미군 전투기 2대는 독수리연습 훈련 중 MDL을 월경, 개성시 판문군 일대 영공을 비행하다가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경고 무선 신호를 받고 즉각 MDL 이남 지역으로 귀환하는 사건이 있었다.

30일 군 당국 및 주한미군에 따르면 유엔사는 지난 28일 북한군 대표와 미군 전투기 2대의 서부전선 DMZ 월경 사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존 설치된 군정위 일직장교간 직통전화 2회선 대신 비서장급 이상의 군사 당국자간 핫라인 설치를 제의한 것으로 전했다.

북한도 28일 평양방송을 통해 지난 26일 미군전투기 2대의 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월경과 관련해 북한군과 유엔사령부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군정위 비서장급 접촉을 가진 사실을 전했다.

또한 평양방송은 이날 접촉에서 북한군측은 `미군측이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적인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벌여놓고 백주에 공공연히 전투기를 침입시킨 것은 정전협정 제16항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북남관계와 조미사이의 관계정상화를 파탄시키려는 극히 엄중한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고 전하며 `재발장비 대책을 취할 것` 촉구한 것으로 전했다.

이에 미군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가 완료되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한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따라서 재발방지대책 중 하나로 유엔사는 북한측에 기존 설치된 군정위 일직장교간 직통전화 2회선 대신 비서장급 이상의 군사 당국자간 핫라인 설치를 제의한 것으로 짐작된다.

주한미군측은 `최근 북한군의 잦은 DMZ 월경을 비롯해 이번 미군 전투기의 `우발적` 사고 등 양측간 예상되는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이같은 제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사가 일직장교간 직통전화를 대신해 고위급 군사 당국자간 핫라인 설치를 제안한 것은 주한미군이 실질적으로 유엔사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미 군사 당국자간 직접 채널` 구축 의사 타진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유엔사가 제의한 핫라인은 국방부가 오는 11월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북측에 제의할 군사직통전화와 성격을 달리한 것으로, 일단 북측은 유엔사의 제의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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