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통일문제를 거론할 때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 옆에 건립돼 있는 김일성 주석의 `친필비`를 빠뜨리지 않는다.

이는 김 주석이 사망하기 하루 전인 94년 7월 7일 통일문제와 관련한 중요한 문건에 명기한 자필 서명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북한 방송들은 통일의 문을 열기 위한 방안과 방침들이 담겨져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북한의 방송매체들이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통일관련 노력을 부각시키고 있는 가운데 평양방송이 30일 이 친필비에 얽힌 뒷얘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방송에 따르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이 친필비 건립은 지시한 것은 김 주석 사망 1주년이 다가오던 95년 5월께.

당시 김 총비서는 이 친필비를 `최상의 수준에서 건립할 것`과 함께 광복 50돌 전으로 완성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계부문 간부들은 `해를 넘겨야 하는 방대한 과제`라고 인식하면서도 김 총비서의 `높은 뜻`에 따라 건설에 주력, 두달여에 걸쳐 완공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이 방송은 소개했다.

김 총비서도 친필비의 조속한 완공을 위해 뛰어난 건설 인력을 투입하고 현대적인 운수 수단과 설비 및 필요한 자재를 최우선으로 지원할 것을 지시한 것은 물론 수차례에 걸쳐 △건립 위치 △천연화강석 채취 후 이를 현지에서 가공해 판문점까지 운반하는 문제 △친필비 도안 △구조물 공사와 도로촵지대 정리 △식수사업 등을 점검했다고 이 방송은 소개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95년 8월 11일 광복 50돌에 즈음해 완공된 친필비는 총길이 9.4m, 비문판 너비 7.7m로, 전면에는 `김일성, 1994.7.7`, 뒷면에는 `민족분렬의 비극을 가시고 조국통일 성업을 이룩하기 위한 력사적인 문건에 생애의 마지막 친필존함을 남기신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의 애국애족의 숭고한 뜻 후손만대에 길이 전해가리`라는 해설문이 새겨져 있다. 또한 김 주석의 나이를 뜻하는 82송이의 북한국화 `목란`꽃이 장식돼 있다.

이 방송은 친필비에 대해 `정녕 가장 투철한 혁명적 수령관과 숭고한 도덕촵의리심을 지니시고 위대한 수령님의 불멸의 통일영도 업적을 만대에 길이 빛내어 나가시는 김정일 장군님의 뜨거운 충성심과 정력적인 영도의 결정체`라고 주장했다. (연합2000/10/31)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