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미군범죄로 인한 희생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28일 오후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는 지난 92년 동두천에서 미군 케네스 마클 이병에 의해 처참히 살해된 윤금이씨 8주기를 맞아 `미군범죄희생자 추모 및 SOFA전면개정`을 위한 추모제가 열렸다.

올해로 8회 째를 맞는 이 행사는 윤금이씨 살해사건을 계기로 수면위로 떠오른 미군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SOFA개정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주한미군범죄근절을 위한 운동본부(대표 문대골)가 해마다 열어온 것.

미군피해에 대한 저항과 자주.평화의 염원을 담아 `봉숭아`로 이름 붙인 이번 추모제에서는 노래패 꽃다지, 정태춘씨 등이 출연한 가운데 2시간여동안 미군 희생자들의 이야기와 매향리 폭격장 투쟁을 비롯한 SOFA개정에 대한 요구들을 노래와 춤, 연극과 풍물적 요소가 한데 담긴 노래굿 형식으로 풀어냈다.

해방과 동시에 시작된 미군의 주둔으로 막을 연 첫째마당에서 미군으로 인한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막을 내리는 여섯째 마당에 이르기까지 윤금이씨로 대변되는 기지촌 여성들의 비참한 삶과 노근리 양민학살에서 매향리 폭격, 독극물 한강 무단방류로 이어지는 각 장면들에는 반세기 동안의 미군주둔이 가져온 어두운 면과 이에 따른 SOFA개정의 외침이 절절이 담겨 있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주한미군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데다 남북화해분위기로 미군주둔의 당위성이 점점 더 설득을 잃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미군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함께 미군문제에 대한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며 "미군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사라지는 날까지 SOFA개정을 위한 싸움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200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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