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원(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이 글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정세동향자료집 2002년 7호에 실렸던 글을 약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필자주)


임동원 특사가 4월 3일부터 3박4일간 방북을 마치고 돌아와 6일 오전 11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 사무국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방북결과를 설명하는 중이었다. 임동원 특사가 기조설명을 하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던 중 한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아리랑, 월드컵 때 고위급 교차 방문 등 이야기는 없었나?"
이에 대한 임 특사의 답변은 "많은 언론이 예측 보도를 했다고 하던데 저는 아리랑이나 월드컵 얘기는 들어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였다.

임동원 특사가 돌아온 후인 4월 1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렸던 "통일을 염원하는 2002 새해맞이 공동행사 준비위원회"에서 북측 민화협의 허혁필 부위원장 등 대표단은 북측 민화협이 "<아리랑> 행사 관련기관이 아니"라며 "이야기하지 말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심지어 북측 관계자는 "이번에는 남측 동포들을 초청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까지 말해 커다란 기대를 가지고 실무회담에 참석하였던 남측 대표단은 의아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였고, 실무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후 통일연대에서는 지금까지 진행하던 아리랑 관람단 모집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남측 동포들을 초청할 계획이 없다"는 말의 진의는 무엇이며, 액면 그대로 남측 동포들은 <아리랑>을 관람하지 못하게 될 것인가? 또한 그리하여 지금까지 남측에서 커다란 반향 속에 이루어지고 있던 아리랑 관람단 모집 사업은 중단해야만 하는 것인가?

1. 특사 방문과 금강산 실무접촉 결과로 빚어진 <아리랑>과 관련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임동원 특사가 전했던 <아리랑>에 관한 입장과 금강산 실무접촉에서 나타났던 북측 관계자의 발언으로 인해 남측 민간통일운동단체들에서는 의아해하면서 나아가 그동안 진행하고 있던 <아리랑>관람단 모집 사업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앞서도 언급했다. 작금의 상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먼저, 임동원 특사 방북 결과와 관련하여 이야기해 보자.

임동원 특사는 방북 직후 기자들의 "<아리랑>과 월드컵의 연계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저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이상하리만큼 유난히 냉정하게 답변을 하였다. 또한 그는 12일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하여 "정부는 북한에서 열리는 <아리랑축전>과 한-일 월드컵을 연계시켜 협력한다는 방안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남북은 각기 두 행사가 안전하게 개최되도록 말없이 서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통일뉴스>의 홍민 기자는 "남북은 각각 두 행사가 안전하게 개최하도록 말없이 서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는 임동원 특보의 발언에서 무언가 확고함이 묻어나고 있으며, 남북간의 모종의 교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주1)

홍민 기자는 `모종의 교감`을 다음과 같이 추측하였다. 첫째, <아리랑>축전의 남측 참가로 모처럼 만에 `원상회복`의 기회를 맞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과 같은, 작년 통일대축전 때의 이른바 "만경대파문"과 같은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아리랑>공연의 내용이 민족적 정서에 호소하는 내용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이른바 "체제선전적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 점 역시 첫째와 마찬가지로  남측 정부에서는 반통일수구세력의 비난과 공세를 부담스러워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남측 정부당국의 입장을 북측이 고려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북측 인사로부터 "이번에는 남측 동포들을 초청할 계획이 없다"는 표현이 나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일면적 인식에 기초한 분석이다.

당국자들이 만나 먼저 대화를 하고 길을 닦아 놓으면 민간급 교류가 그 길과 틀을 통해 남북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이 남북관계가 발전해나가는 일반적 경로이다. 특히 <아리랑> 축전이 갖는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과정에서의 의의에 비추어 보았을 때, 남북관계가 원상회복된다면 당연히 광범위한 남측 국민들의 <아리랑>관람 허용은 당연한 수순으로 될 것이다.

다만, 미국 부시행정부의 대북강경책 및 한반도 긴장고조 행위와 그를 단호하게 거부하지 못하였던 남측 정부의 태도로 인해 남북관계에 일정기간 냉각기가 있었다. 또 여전히 6·15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했던 사항 및 각종 당국자간 회담에서 합의되었던 것들 중에는 이행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조건에 있다. 그러므로 이번 특사 방문에서는 가장 중요하게는 6·15남북공동선언의 기본정신인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에 대한 재확인에 기초하여 남북관계의 원상회복과 발전을 위한 더 중요하고 포괄적인 의제가 논의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남북간의 합의들이 실천·이행된다면 <아리랑>관람은 특별히 논의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레 해결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번 특사 방문에서 <아리랑>관람이 논의되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추론해 볼 수 있겠다.(반통일세력들의 공세와 관련된 문제는 뒤에서 자세히 논하도록 하겠다)

다음으로는, 금강산에서 했던 북측 인사의 발언에 대해 살펴보자.

금강산에서 열린 민간급 실무접촉에서 한 북측 민화협 허혁필 부위원장의 "민화협은 <아리랑>축전의 주무기관이 아니다"라는 발언은 그 자체로 특별한 말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지난 3월 월간지『민족21』과의 대담에서 "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나가는 운동기간`과 <아리랑> 공연이 겹치기는 하지만 주관이 다르다"며  "<아리랑> 공연은 예술 체육 분야에서 주관하며 대상도 남쪽만이 아니라, 외국인 해외동포들을 모두 포괄한다"고 이미 못박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민화협도 앞으로 어떤 방조 요청 받으면 함께 해나갈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금강산 실무접촉 직후 발표되었던 <남북단체 공동성명>에서 남과 북이 더욱 힘을 합쳐 통일운동을 활성화할 것에 대한 내용, 계급, 계층별 만남을 할 것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리랑>축전 관람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될 만하다.

이렇게 볼 때 이번 금강산에서 허혁필 부위원장이 한 발언은 아직 북측에서 남측 동포들을 맞이할 충분한 준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 말은 충분히 준비된 이후에 초청하겠다는 말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아니라면 "남측 동포들을 초청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발언은 『민족21』3월호 대담 기사에서 허혁필 부위원장의 "통일운동에서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과 결부시켜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작년 민족통일대축전에서도 그랬고 이번 새해맞이 행사 예비접촉에서도 그랬지만 여전히 남북관계의 발전을 바라지 않는 미국과 남측내부 수구반통일세력의 입김이 민간통일단체들의 대북접촉에 장애가 되고있는 조건에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나가는 운동기간` 행사와 <아리랑>관람을 분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리랑>공연이 내용적으로는 그 자체로 미국의 대북강경책과 대테러전쟁 확대라는 전쟁몰이에 맞서는 국제적인 규모의 평화공세에다가 온 민족이 하나됨을 함께 느껴보자고 준비했던 민족단합의 축제이다. 하지만 형식적으로는 "관광" 차원으로 접근하여 그 누구를 특별히 초청하거나 하지 않고 순수하게 남측 동포들의 자발적 관람의지가 모아지면 그것을 남측 당국이 허용하고, 북측은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무리 없이 최대한 많은 동포들이 관람하게 하려는 뜻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허혁필 부위원장의 발언은 민간통일운동단체들과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나가는 운동기간` 행사들을 함께 협의하여 치러내긴 하겠지만 특별히 공식적으로 <아리랑>관람에 초청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현재, "수만명이 통제불능의 상태에서 방북하게 되어 반통일세력들에게 조직적 저항의 빌미를 주었던 전례 때문에 부담을 느꼈던 남북 양 당국이 서로 타협을 하여 남측 동포들의 <아리랑>관람 계획을 취소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또한 "모처럼 만에 원상회복되는 남북관계의 진척을 위해 북측에서 이번 <아리랑>축전의 관람을 북측과 해외동포만을 위한 행사로 방향을 잡았다"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견해들이 일면 일리가 있지만,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것은 첫째, 반통일세력들의 조직적 저항을 돌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더욱 공세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척시켜나가는 것이다. 지난 해 통일대축전 때의 "파문"이 최소화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급격하게 성숙된 국민들의 대북관점과 함께 곧 이어 재개되었던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잘 웅변해주고 있다.

둘째, 수만명 규모의 일반 국민들이 "관광"을 위해 방북하게 될 <아리랑>축전 관람의 경우가 통일대축전 때처럼 통일운동단체 대표들 수백명 규모가 방북했을 때보다 오히려 반통일세력 공세를 할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 통일운동단체 대표들이기 때문에 "막걸리 보안법"수준으로라도 "빨갱이"로 몰아 넣을 수 있었지만, 일반 국민들을 그 수준에서 "빨갱이"로 몰 수는 없지 않겠는가? 혹여 그런 일을 감행하기라도 한다면 그 때는 정말 제 무덤을 파는 일이 될 것이다.

2. 남녘 동포들도 함께 관람하기 위해 준비되었던 <아리랑>축전
 : 정말 북측의 남녘 동포들의 "초청"계획은 취소되었을까?

먼저, 이번 <아리랑>축전은 "첫 태양의 노래"라는 제목의 김일성 주석 탄생 90돌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 준비되던 것이었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녘 동포들 뿐만 아니라 우리 온 민족이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바꾸라고 지시하여 지금의 <아리랑>으로 되었다고 한다. 이는 애초에 북녘 동포들뿐만 아니라 남측과 해외 동포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민족적 색채의 행사로 준비되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범민련임시공동의장단회의 결의문>에 따르면 "2. <우리 민족끼리 조국을 통일하자>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 민족공조로 7천만 겨레의 대단결을 실현하자"라는 제목 아래 "6·15공동선언 발표 2주년을 계기로 민족통일대축전을 성대히 진행하고, 이 기회에 내외의 커다란 관심과 기대 속에서 북녘 동포들이 준비하고 있는 대집단체조와 <아리랑>을 관람하면서 우리 민족의 단일심과 역사와 문화전통의 유구성을 가슴 깊이 간직하는 계기가 되게 하자"라는 문장이 있다. 남측, 북측, 해외 동포들의 3자 연대 조직인 범민련의 이번 결의문은 2월 18일에 발표된 것이다. 이것을 <범민련>이라는 조직에서 발표되었다는 측면과 발표시기와 관련된 측면 두 가지 나누어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범민련이라는 조직은 91년에 결성된 이래 반통일독재정권의 모진 탄압 속에서도 남측 통일운동을 가장 앞장서서 이끌어온 중심조직이며, 북측,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북측 범민련 역시 민간 조직이긴 하지만 정부·당국과 민간이 하나인 사회이므로 <범민련 결의문>에서 밝혀진 입장이라면 그것은 곧 북측 정부·당국과 보조를 같이 하는 입장이라고 보면 된다.

게다가 남과 북 해외 동포들이 한 해의 조국통일운동을 벌여나가는 지침서와 같은 <범민련 결의문>에 들어있는 "6월 15일 민족통일대축전과 함께 아리랑 행사를 관람하자"는 문장은 그 무게를 그 어느 개별인사의 발언과 비교할 수 없다.

다음으로 발표시기와 관련한 문제를 살펴보자.

올해 조국통일운동의 방향을 담고 있는 <결의문>의 특정한 내용이 폐기되거나 수정될만한 대사건이 2월 18일 이후 두 달 남짓한 기간동안 일어났었는가 하는 점이다. 특기할 만한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임동원 특사의 방북이었고 이는 남과 북이 6·15남북공동선언의 기본정신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원상회복하자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므로 앞으로 남북관계가 발전하는 일만 남았으며 그 길은 남측 동포들의 <아리랑>관람에 유리한 조건이 되었으면 되었지, "폐기"나 "수정"이 필요한 악조건으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결의문>이 발표되었던 2월 18일이라면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 발언을 한 후 한국 방문을 앞두고 한창 한반도 긴장 분위기가 극도로 고조되었던 시기라는 점이다. 그동안 북측이 "엄혹한 정세"를, 어정쩡한 타협과 후퇴가 아니라 공세적이고 전격적인 방식으로 돌파했던 점들을 돌이켜보더라도 연초에 있었던 <아리랑>과 관련되었던 언급을 더군다나 정세가 좋아지려고 하는 시점에서 "철회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셋째, 북측 언론과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등에서는 남측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리랑>관람단 모집 사업을 최근까지도 보도하였다.

임동원 특사가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6일과 금강산에서 민간급 실무회담이 열렸던 10일 사이인 4월 7일 평양방송에서는 남측의 여러 사회단체들에서는 오는 4월 말부터 시작되는 <아리랑>공연 참관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주2)

한편, 일본에서 발행되는 <조선신보>에서는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활성화된다면 남측 동포들도 대집단체조<아리랑>을 참관하게 될 것이라고 지난 10일 인터넷 판에서 전했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정황은 북측에서 남녘 동포들을 <아리랑> 관람에 `초청`할 계획이 어떠한 형태로든 있음을 보여주기 충분하지 않은가?

3. <아리랑> 공연, 처음 그 감동으로 돌아가 관람단 모집사업을 더욱 힘있게 벌여야

<아리랑>을 관람하고자하는 남측 국민들의 열망과 민심은 이미 막을 수 없는 대세로 굳어져나가고 있다. 실제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한민족아리랑연합회, 민주노총 등을 통해 <아리랑> 관람을 신청한 사람들만 해도 천명에 가까우며, 11일 통일부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국민의 과반수(58.1%)가 <아리랑>공연이 허용될 경우, 관람할 의향이 있다고 나타났다.(주3)

또한 그동안 통일운동에 일정하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많은 수의 전국노점상연합 소속 회원들의 경우에도 "통일운동에는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더라도 <아리랑>축전만은 꼭 구경가겠다"라는 의지를 밝히고 있고, 전국농민총연맹 회원들도 "빚을 일이백 만원 더 지는 한이 있어도 꼭 보러 가겠다"고 하고 있으며 청년학생들의 경우는 학교 당국과 협의하여 교수·교직원·학생 관람단을 조직하는 예들도 많이 있다.

북측 당국의 공식입장을 분명하게 확인하지도 않은 채  국민들의 열망을 저버릴 수는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앞으로 계속하여 진척될 남북관계의 개선은 <아리랑>축전 관람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며, 한편 남측에서 진행해왔던 <아리랑>축전 관람단 모집 사업은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리랑>관람단 모집 사업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북녘 동포들의 `대집단체조`와 `대규모 공연`은 북에서 광고하고 있는 그대로 그 자체가 `한 번 못보면 평생후회할만큼`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대작이다.

북녘에서 진행되었던 제20차 `4월의 봄 친선예술 축전` 참가차 평양을 방문한 가수 김연자 씨는 9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일부 장면을 참관한 뒤 놀라움과 함께 "이런 공연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나의 공연을 보고 축하해 준다고 생각하니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편 <아리랑>공연 연습을 관람했던 외국 기자들 속에서는 저마다 경탄의 목소리가 울려나오고 있다고 한다.(주4)
 
외세의 침략 속에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이 `한의 역사`를 살아왔던 우리 민족의 한이 담긴 노래 <아리랑>이 20세기의 고난과 시련을 뚫고 21세기 `승리의 아리랑`을 10만의 힘으로 부르고자하는 북녘 동포들의 모습 속에는 이제 `한의 아리랑`이 아닌 `통일 아리랑`, 그래서 `기쁨의 아리랑`을 부르자는 절절한 호소가 담겨 있다. <아리랑>으로 우리가 단일민족임을 재삼 가슴 깊이 새기자는 민족의 부름인 것이다.

이러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같은 민족의 입장에서 고귀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가슴을 울리고, 핏줄이 당기고 있다.

북녘 동포들이 <아리랑>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내용으로 준비되고 있는지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의 감동은 어땠는지를 돌이켜보며, 미세한 상황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그 때 그 벅찬 가슴으로 다시금 <아리랑>을 대해야 하지 않을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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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기자논평> `아리랑` 함구한 북한의 의도와 남북교감』, 통일뉴스 4월13일

(2) 방송은 남한의 사회단체들이 이 공연을 ` 7천만겨레의 공동의 대축전으로  성대히 진행함으로써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촉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도록  할것을 주장하면서 이(참관)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 대표적인 예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활동을 들었다.

이 단체에서는 `아리랑`공연 참관을 위해 `공연관람추진단`을 구성하고  인터넷 등에 모집광고를 내는 한편 3월29일 현재까지 모집된 아리랑관람단 참가자명단을 통일부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또 민주노총은 산하의 조직들에 ` 아리랑공연관람민주노총참가단 조직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으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도 이 공연 참관단모집 및 연대회의를 구성키 위한 준비를 다그치고 있다`고 평양방송은 주장했다. (『북, `아리랑` 참관 이해 남한 단체들 노력 중』, 연합뉴스 4월8일)

(3) 통일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 과반수(58.1%)가 `아리랑공연` 관람이 허용될 경우, 관람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주목을 끈다.

11일, 통일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4. 8∼4. 10일까지 전국의 만20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특사방북 성과 및 대북정책 추진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국민 과반수, 北 아리랑 `관람 의향 있다` 』통일뉴스 4월11일)

통일부가 이와 같은 여론조사결과를 4월 11일 발표했다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이 시기는 임동원 특사가 돌아온 지 얼마 안된 때이며 금강산에서 민간급 실무 접촉이 있던 무렵이다. <아리랑>축전 참가 의향을 포함하여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긍정적인 결과를 담고 있는 여론 조사 결과를 이 무렵에 발표했다는 것은 이른바 "남북사이의 교감"이라는 것이 "막을 수 없는 남측 국민들의 <아리랑>관람 열망을 막지 말자"는 쪽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하게 할만 하다.

(4) 북한의 중앙텔레비전은 30일 대집단체조 `아리랑`총연습을 관람한 외국 취재진의 반응을 소개했다.

위성중계된 조선중앙TV는 이날 `아리랑` 연습장면을 지켜본 외국 시찰단과 취재진이 놀라고 있다면서 일부 외국 취재진의 반응을 인터뷰 형식으로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의 기자는 `아리랑`의 일부 장면을 관람한 뒤 "황홀하고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웅장한 공연임을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제2TV의 촬영기자는 "무엇보다 `아리랑` 공연장인 5월1일 경기장을 보고 놀랐다"면서 공연장이나 출연자들의 연기력이 "모두 완전무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 제2TV의 또다른 기자는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많은 집단체조와  대공연을 구경했지만 `아리랑`처럼 빈틈없고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움직이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이 공연이 "민족적이면서도 국제적인 축전으로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에서 듣던 것과는 다른 북한의 모습을 보게 됐다"면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아리랑`공연을 보고 조선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연합뉴스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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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경력 및 약력>

2001년 2월 서울대학교 석사 졸업
2001년 1월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으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활동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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