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기자(hjpark@tongilnews.com)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기간동안 `미사일문제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룩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의사를 내비쳤다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24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저녁 김 위원장과 회담 직후 이틀간의 방북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에서 23일 집단체조 참관시 대포동 미사일 형상이 연출됐을때 그(김정일 위원장)가 즉각 나를 쳐다보며 이것이 첫번째 위성발사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에 관한 북한 최고위층의 견해로 읽힐 수 있는 의미있는 발언이 알려지기는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이후 지난 12일 북미 공동코뮈니케 발표까지 모두 세 번에 걸쳐 미사일 발사 유예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99년 9월 24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조미 사이의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고위급회담을 진행하게 될 것이며 회담에 더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이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에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라며 고위급 회담 기간동안 미사일 발사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또한 2000년 6월 2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워싱톤 고위급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만큼 우리가 취한 발사 림시중지조치는 의연히 유효하다` 하다며 미사일 발사 유예에 관한 재확인 발표했다.

마지막으로는 2000년 10월 12일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측은 새로운 관계구축을 위한 또 하나의 노력으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모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미국측에 통보하였다` 고 밝힌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24일자 보도에 의하면 현재 미국측의 북한 미사일에 관한 입장은 미국이 3억달러 정도의 경제지원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이 미사일개발을 동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2000년 7월 13일 제5차 북-미 콸라룸푸르 미사일회담(7.10∼12) 이후 장창천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이 밝힌 북한측의 입장은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는 경우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미국이 연간 10억 달러를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사일에 관한 북한측의 정확한 입장은 무엇인지 앞뒤 정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00년 8월 12일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의 면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로켓 한발에 2~3억달러가 들어가는데 미국이 우리 위성을 대신 쏴주면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 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7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시 김정일 위원장은 `외국의 로켓추진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오직 평화적인 우주개발 연구에만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고 말함으로써 인공위성의 평화적 개발과 연구는 보장하며 제3국에서의 위성발사를 지원하되 대신 미사일 개발 포기 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4월 23일자 <평양방송> 보도에 의하면 김 위원장은 `광명성 1호` 발사에 `수억달러`가 소요됐다고 말하며 `나는 우리 인민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남들처럼 잘 살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운명을 지켜내고 내일의 부강조국을 위해 자금을 그 부문으로 돌리는 것을 허락했다`고 소개했다.

이 방송은 김 위원장이 `그 돈을 인민생활에 돌렸으면 얼마나 좋겠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는 군사적 대치상태에 놓인 북한의 처지에서 과도한 국방비가 경제에 주는 부담에 대한 일면의 심경토로로 보여진다.

따라서 북미간 적대관계해소를 주된 입장으로 놓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인민생활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미사일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북한측의 실용적 태도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 부분에서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강성대국을 건설한다는 북한측의 강한 입장이 미사일 포기 대가로 인공위성 기술 연구와 지원을 보장할 것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겠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98년 8월 31일 `광명성 1호` 발사 목적은 △인공위성의 정확한 궤도진입 △다단계 운반로켓의 구조공학적 설계와 조종기술 완비 △우주공간 환경을 연구하고 우주공간 환경 속에서 전자장치들이 정확히 동작하는지를 검증 △운반로켓과 위성의 관측체계를 완성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광명성 1호`가 `우주 공간의 물리적 상태를 알아내기 위한 것`이며 `앞으로 실용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었다.

또 지난 92년에 이미 `광명성 1호` 발사 준비를 마친 뒤부터 `실용위성 연구사업에 큰 힘을 넣어 높은 성과를 이룩했다`면서 통신위성, 방송위성, 기상위성, 자원탐사위성, 항행위성, 측지위성, 전리층 관측위성 등 구체적 용도별로 실용위성 종류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제 적대관계 해소를 전제로 한 북미간 미사일문제는 미사일 포기 대가로 미국이 얼마만큼 과학기술연구를 보장, 지원할 수 있는지의 여부문제, 또 이제까지의 북한 과학기술의 성과가 무기개발과 수출로 경제에 쓰여졌다면 이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이 얼마만큼 보상 가능한가의 문제로 좁혀졌다.

북한과 미국은 다음주에 미사일 관련 전문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11월 중 클린턴 방북을 앞두고 최종 입장확인 절차로 보인다.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클린턴 대통령이 동북아 평화사절로 남길 원한다면 이제 김정일 위원장의 위와 같은 견해에 대해 최종결론을 내려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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