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정치적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일본 적군파 단원 중 한명인 아카기 시로(52)는 24일 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적군파 단원들을 국외추방할 것이라는 소문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방북활동을 취재하기 위해 평양에 온 일본 기자들과의 전화를 통해 북한 당국이 지난 70년 일본항공 여객기를 북한으로 공중납치한 뒤 현재까지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적군파 단원들에게 국외추방에 대해 언급한 적이 결코 없으며 자신들을 예전처럼 대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은 올브라이트 장관과 북한 최고위층 간의 회담 때 북한 거주 적군파 단원 추방문제를 거론키로 결정한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미국은 공중납치범들을 추방하지 않으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북한은 당시 지도자 김일성이 적군파 단원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면서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적군파 단원 9명은 지난 70년 3월31일 일본항공 보잉 727기를 공중납치, 평양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9명 중 3명은 사망했고 2명은 일본 경찰에 체포됐으며 나머지 4명은 아직 국제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채 가족과 함께 북한에서 살고 있다.
아카기는 북한정부가, 주권국가는 정치적 망명을 원하는 사람을 받아들일 권리가 있다는 지난 99년 3월 북한인권보호연맹 명의의 성명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적군파 단원들이 언젠가는 일본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지만 강제귀환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2000/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