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부분 유력 언론들은 24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브레먀 MN은 `북한에서 김정일(金正日)에 관한 어떠한 공상소설같은 역사가 만들어져 있더라도 그에게서 떼어낼 수 없는 한가지 특성은 그가 세계를 놀라게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불과 1년 전 만해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과 츠하오톈(遲浩田) 중국 국방부장이 북한 지도부의 초청으로 동시에 평양을 방문하게될 것을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엄격한 공산주의 비판가인 올브라이트 장관과 중국 공산당의 빼어난 활동가인 츠하오톈 부장의 평양 방문은 비범한 외교사건이며 이는 미국이 얼마 전 만해도 이른바 불량국가로 분류했던 나라가 현재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주요한 연주자가 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올브라이트 장관이 북한 방문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계획 포기 및 미사일 수출 중단, 그리고 테러수출 중단 의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이제 더이상 이상향이라 할 수 없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북한의 통일방안 등을 탐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특히 올브라이트 장관이 받게될 답변이 워싱턴을 만족시킨다면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성사될 것이며, 이럴 경우,클린턴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접촉을 금지하고 있는 북한 지도부의 결심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못지않게 무너뜨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측근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로 인해 미국에 우호적이며 선진화된 한국이 언젠가 북한을 흡수하게될 것이며 이런 사태전개는 중국을 만족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바로 이 때문에 중국은 현재 김정일에게 자신의 도움없이는 북한체제가 개방정책을 펼 수 없을 것임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어쨌든 물밑조류는 남북한간의 전후(戰後) 대치상황을 씻어내리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들이 러시아 국경을 직접 맞대고 있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레먀 노보스테이지(紙)는 `어제 올브라이트 장관이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함으로써 북한이 올 외교시즌에 세계적인 히트작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일성 주석 묘소를 참배하고 김일성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한 것은 김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이은 센세이션이며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려는 이런 움직임의 정점은 클린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클린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미국이 북한을 더 이상 불량국가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의미하게될 것이며 이는 곧바로 북한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적인 지원의 문호가 열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메르산트 데일리와 시보드냐, 이즈베스티야는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대통령 및 푸틴 대통령과는 달리 공항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부상의 영접을 받는 등 `검소한` 영접을 받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시보드냐는 특히, `올브라이트 장관과 거의 동시에 츠하오톈 중국 국방부장이 평양을 방문했다`면서 `중국이 현재 동맹국인 북한의 최근 잇단 접촉을 시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메르산트 데일리는 `미국 민주당 정권이 중동외교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승리를 찾아야할 형편이며 러시아는 물론 미국으로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으로 이 곳에서의 성공은 (미국이) 서둘지만 않는다면 거의 보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북이후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연합200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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