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24일 회담을 갖고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문제를 비롯한 양국의 현안들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3시간에 걸쳐 올브라이트 장관과 회담한 데 이어 이날 오후 3시40분 올브라이트 장관의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로 찾아 회담을 속개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제 우리가 나눈 3시간의 대화가 50년간의 침묵을 깨기에 충분하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하고 `일정을 앞당겨 어제 집단 체조를 본 게 참 잘 됐다. 만악 당초 예정대로 회담과 집단 체조 관람을 오늘 했다면 날씨가 안 좋아 충분히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에 대해 `(날씨가) 어제는 완벽했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또 `원래 외무성은 귀하가 북한에 대해 조금 알게 된 후 북한을 방문하도록 계획했으나 외무성이 귀하의 방문을 앞당기도록 일정을 바꿨으며 이에 대해 국방위원회가 불만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CNN방송의 보도를 봤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미회담을 보도하는 서방 언론의 향방에도 관심을 보인 뒤 `오늘 오전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등 여기서 보고 싶은 사람들을 모두 만났지요`라고 인사하자 올브라이트 장관은 `그 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포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중지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받으려는 반면 북한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끝나는 대로 기자회견을 갖고 방북 성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당초 이날 오후 3시30분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은 오후 6시30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오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백남순 외무상을 예방, 각각 30여분씩 환담한 후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늦은 오후 1시께 국방위원회 봉화리 초대소에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오찬에는 미국측에서 올브라이트 장관과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 헤럴드 고(한국명 고홍주) 인권 담당 차관보, 스탠리 로스 동아태 담당 차관보, 로버트 아인혼 비확산 담당 차관보 등이 참석했고 북한쪽에서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연합200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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