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인수(주한미군철수국민운동본부 공동의장)


미국 시간으로 29일, 백악관 원숭이 <부시>는 국정연설에서 이북을 포함한 이른바 `불량국가` 들을 가리켜 `악의 축` 이라는 극언을 내뱉었다. 이에 대해 북을 비롯한 관련 당사국들은 강력한 반발과 함께 미국을 맹 비난하고 나섰다.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미국의 충견인 일본조차도 부시의 이런 발언에 우려하고 있는 판이다.

`악의 축` 발언은 부시의 `성동격서?`

백악관 원숭이 <부시>는 이미 미국판 YS라고 불린 정도로 외교관례나 기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오만하고 무례한 자로 드러나 있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그의 발언은 북에 대한 생트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긴 원래 원숭이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눈앞에 과자든 사람만 있으면 자기에게 던져주는 줄 알고 마구 날뛴다. 안 던져 주면 막 짜증을 내고 트집을 잡는다. 그러다 진짜 무서운 `아저씨`한테 걸려 된통 혼이 나면 냅다 천장이고 어디고 마구 기어다니며 도망을 친다.

우리 속담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말이 있다. 비무장 민간항공기에도 맥없이 무너진 `원숭이 제국` 미국이, `자라보고는 놀라고 솥뚜껑 보고는 안 놀라는 척`하지만 내심으로는 우리 속담과 같은 심정일 것이다.

하긴 그보다 더 엄청난 일을 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이야 앞으로도 북에 대해 지금처럼 막말을 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북은 아프간이나 이라크가 아니다. 북은 언제 어느 때든 백악관 원숭이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그 천백배에 달하는 보복을 가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부시>가 아무리 머리가 나쁜 원숭이라 할지라도 본능적으로 이런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북에 대해 제아무리 큰 소리 쳐봐야 실은 즉은, 흰색동물원(백악관)에 갇힌 원숭이인 자신들은, 우리 민족의 자주 역량에 당할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놈의 못된 백악관 원숭이 <부시>가 무슨 속셈으로 북을 일러 `악의 한 축` 이니 뭐니 헛소리를 해대며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상태를 몰고 오려 하는가. 필자가 짐작하기로는, 그것은 다름 아닌 한국 정부에 미 보잉사의 썩어빠진 F15K 전투기를 강매하기 위한 노림수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백악관의 원숭이 <부시>는 오는 19∼20일 방한을 한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지난 26일자 보도에서 미 당국자의 말을 빌어, 부시가 한국을 방문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F15K 전투기를 구매해 줄 것을 직접 요청할 거라는 보도를 내 보낸 바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 시기 <부시>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보잉사의 F15K 전투기를 한국에 강매하기 위해 어떤 짓을 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려진 대로 미국은 작년 11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 회담 도중 김동신 국방장관에게 불쑥 보잉사의 F15K 전투기를 구매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주한미군사령관은 조성태 국방장관과 크리스토퍼 본드 미국 상원의원의 만남을 주선하였는데, 이 자리에서 본드 의원은 미국 보잉(Boeing)사의 F-15K 전투기 구매를 권고했다.(2001년 3월 5일자 한겨레신문)

그리고 비슷한 시기인 2001년 3월에는 부시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지지하는 대가로 100억 달러 어치의 미국제 무기를 구입하라는 압력을 한국 측에 가하고 있다는 설이 워싱턴과 서울에서 나돌고 있다고 미국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폭로"하기도 했다.

이 민간단체의 이름은 `미국 친우봉사위원회(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이며, 이러한 주장을 한 사람은 이 단체의 동아시아 담당 공동대표인 카린 리(Karin Lee)씨와 존 페퍼(John Feffer)씨이다. 이들은 동년 3월 21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공동기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작년 11월 20일에는 미 태평양사령부의 고위 관계자가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기종으로 미국 보잉사의 F-15K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혀 국내에 또 한번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4조 3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국방경비가 소요되는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주력기종 수주를 에워싸고 미국 보잉사는 <부시> 행정부 인맥을 거의 다 동원하여 한국에 로비, 아니 압박을 가했던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다른 의외의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작년 12월 6일자로 한국의 항공안전 등급을 1등급으로 다시 회복한다고 통보해 왔다는 사실이다(미국이라는 나라의 한 기관이 남의 나라 항공안전 등급까지 마음대로 조정해도 되는지의 논란을 떠나).

이에 앞서 미국 FAA는 작년 8월 17일 항공관련 법규 미비, 조종사 재교육 프로그램 부재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를 방글라데시, 우루과이 등 중남미, 아프리카 후진국과 같은 항공안전위험국(2등급)으로 분류한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했었다.

보통의 경우 항공안전등급을 원래 등급으로 회복하려면 최소 1년은 걸린다고 하는 데, 불과 3개월 동안의 개선조치로 한국의 항공안전 전반이 개선됐다고 인정하는 미국은 의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틀림없이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나는 자국의 테러사태로 항공안전이 가장 취약한 것에 대한 `쪽팔림`의 반작용이었던지, 아니면 어째든 한국을 도와주는 척 하며 F15K전투기를 팔아먹기 위한 술책이랄 수밖에.

하여간 이번 백악관 원숭이 <부시>의 방한과, 그가 엊그제 국정연설에서 내뱉었던 명언(?)인 `악의 축` 발언은 이런 모든 문제와 연결시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덧붙인다면, 지난 1월 15일자「프레시안」의 손봉석 기자는 "부시 정부의 대북 강경책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는 현시점에서 차세대 전투기가 한반도 긴장분위기 완화를 위한 속죄양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내기도 했다.

잘 나가다가(?) 뒤통수 후려친 미국

그러면 여기서 화제를 돌려, 백악관 원숭이 <부시>가 방한을 한다고 발표한 후의 북-미간 대화 재개와 관련하여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어떤 발언이 나왔는지를 살펴보자.

연합뉴스 1월29일자 보도를 보면 `워싱턴의 정통한 고위 외교 소식통`은 28일, 부시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하여 "한미 양국은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어떠한 형태로든 미-북 대화 채널이 복원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보도는 또한 "워싱턴의 믿을 만한 이 외교 소식통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2월 하순 한국 방문을 앞두고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 언급하고" "부시 행정부는 언제, 어디서든 전제 조건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 이라며 "북한이 원하지 않는다면 재래식 무기를 의제로 하는 논의를 뒤로 미룰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또 같은 날 연합뉴스, "미국의 대화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클린턴 전 행정부처럼 대화 자체를 유도하기 위해 당근 정책을 쓸 수는 없다"고 덧붙이면서 어쨌든 "이 같은 전망은 특히 부시 대통령의 다음 달 첫 방한을 앞두고 미-북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돌파구란, 2003년을 앞두고 북-미간에 `진지한` 대화가 시작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1월 25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는 이런 언론 발표문이 보도되었다.

"최근 우리측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미국 측은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고 경의선 연결, 이산가족 상봉 등 우리측이 추진중인 5대 대북 과제의 조기실현에 대해서도 미국 측은 "빨리 추진되는 것이 한반도 평화,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처럼 백악관 원숭이들은, 순진한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나름대로는 북한과 대화를 제의하는 등 성의(?)를 보여온 것으로 비쳐진다.

이렇게 잘나가다가(?) 느닷없이 원숭이 <부시>가 29일 국정연설에서 북한 등을 일러 `악의 축` 이라는 `돌출 발언`을 내뱉어 한순간에 한반도를 군사적 긴장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것이다. 이해가 잘 안 되는 대목이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북한에 대한 미국의 언동으로 볼 때 `악의 축` 같은 `돌출 발언`이 나올 만한 `새삼스럽고` `특별한` 그 무엇은 분명히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원숭이 <부시>가 굳이 이런 망동은 한 것은,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구매 사업에 미제 전투기를 들이밀고자 김대중 정권에게 강요하는 고도의 압박용이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프간 전쟁으로 간뎅이가 부은 <부시>지만 사실은 테러와의 전쟁―북에 대한 선제 공격―을 염두에 두고 북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오히려 그렇게 되면 한국 정부에 미제 전투기를 팔아먹는 것이 정말로 물 건너가게 된다.

왜? 불행한 가정이지만 역설적으로 말자하면 이렇다. 미국이 일으킨 전쟁이니 미국이 알아서 해야 하는 싸움이고,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미제 전투기를 살 필요가 없으며, 또한 전쟁이 나면 우리 민족의 자주역량에 의해 미국의 거대한 무기 시장 `식민지 한국`은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므로.

변명으로 드러나는 미국의 속내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러한 발언의 의미를 당사자인 <부시>는 자꾸 확대하고(실제로 원숭이 <부시>는 2월1일에도 29일자의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있고, 그의 참모들은 `별것 아닌` 것으로 자꾸만 해명 내지는 변명을 하러든다는 점이다. 뭐 병주고 약주는 격이랄까.

다음은 연합뉴스 1월 31일자 기사 제목과 내용이다. ``美, 3개국 경고 파장 진화 부심` LAT` "미국 행정부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 북한, 이란, 이라크 경고 발언 파장을 진화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웹사이트가 31일자로 보도했다."

2월 1일자 인터넷 한겨레를 보자. `미,“북미대화 재개노력"`이라는 제목 아래 "미국은 1일 대북 강경 언급을 담은 부시 대통령의 연두 국정연설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북미대화 재개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우리 정부에 거듭 전달했다. 에번스 리비어 주한 미국공사는 이날 오전 외교부를 방문, 유명환 외교장관 특보에게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도 불구하고 북미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여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지금 이들은 서로 잘 짠 고스톱 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두목 원숭이 <부시>는 북에 대해 연일 공갈을 치고 있고, 졸개 원숭이들은 그게 아니라고 어루고 달래는 시늉을 하니 말이다.

필자가 보기엔, 지금 백악관 원숭이 <부시>가 가장 급해 하는 것은 북과의 싸움이 아니라, 한국에 미제 전투기 등 무기를 팔아먹는 일이다. 북에 대해 `악의 축` 발언을 한 것을 쉽게 해석해 보면 뭐 이런 것이 아닐까.

`김대중 너 우리 전투기 사주지 않으면 남북관계 개판 칠거야` 라는 우회적인 메시지 말이다.

올 해 한국에는 월드컵, 지방선거, 아시안 게임,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큰 행사를 잘 치러 내기 위해서는 분위기를 잘 잡아야 하는데, 그러자니 김대중은 미국에 밉보이면 안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미국의 백악관 원숭이들은 이것을 아주 `악랄하게` 이용하고 있고.

반복되지만 정리를 하면 이렇다. 백악관 원숭이 <부시>는 북을 일러 `악의 축`이라고 규정은 했지만, 이는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정작 5년 동안 아무런 소득을 내지 못해 실패한 정권이란 불명예를 얻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김대중 정권을 협박해, 미제 전투기 등 무기를 팔아먹으려는 속셈이다.

깡패 원숭이 <부시>의 요구를 김대중 정권은 거절할 수 없다. 이제 공은 우리 `민족민주운동진영`(민민진영)에 넘어왔다.

우리 민민진영이 `결사`의 정신으로 백악관 원숭이떼들의 기도를 파탄내고 그들의 침략군 주한미군을 몰아내는 일에 더 가열차게 투쟁해야 할 일만 남은 것이다.

결국 미국이 주한미군을 통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으니 항상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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