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혁기자(bhsuh@tongilnews.com)


북-미간 공동성명이 12일 발표되자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이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문들은 공동성명이 전격 발표된 배경에 대해 중동 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외교업적을 과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남북관계 개선이 그 저변에서 큰 역할을 하였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북-미 고위급회담의 의미가 "구체적인 회담 의제보다 회담개최 자체"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신문은 특히 "조명록 차수가 군복차림으로 클린턴 대통령과 만난 의미는 북한의 강력한 정치집단인 군부가 북미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하는 점을 처음으로 부각시키고자 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프랑스의 <르 몽드>지도 12일 "북·미가 아직 국제법상 준전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번 조명록 차수의 방미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조명록 특사의 이번 방미 배경에 관해서 언급하면서 "그의 방미는 남북정상회담이래 촉진되고 있는 해빙에 의해고무 되었다"고 지적하였다. 또 신문은 북·미 관계 개선이 한국정부가 바라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고 말하였다.

<아사히신문>도 12일 북·미 공동성명을 도출한 "조명록 차수 방미는 북·미가 서로 보통국가로 인정하고 대화를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역사적 출발점"이라고 평가하였다. 한편 신문은 조명록 차수의 군복착용에 대한 해석과 관련, "미정부측은 북한을 움직이는 군수뇌부가 북·미관계개선의 주역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고 보도하였다.

<요미우리신문>도 미국당국이 조명록 차수를 국빈대우로 예우하는 우호적 태도를 보인 것은 "국교수립조차 없는 적대국 관계라고는 도저히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12일 보도하였다. 그 배경에 대해 신문은 임기 3개월을 앞둔 클린턴 대통령의 `손쉬운 외교실적 만들기` 의도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신문은 또 여기에 클린턴 임기중에 가능한 많은 미국의 양보와 타협을 도출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도 작용하였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조명록 차수의 방미는 "북·미관계가 얼마나 극적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12일 보도하였다. 이 신문은 양국이 공동성명에 전격 합의한 것은 중동평화협상 중재에 실패하고 있는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는 외교업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논평하였다.

반면,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북·미간 반테러선언 등 테러문제에 대한 깊은 논의는 "미국이 단순히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하고자 하는 외교전략 차원의 일이 아니라, 최근 클린턴 정권의 테러정책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12일 논평하였다. 신문은 이같은 배경에 대해 "종래 미국의 테러지원국 봉쇄정책이 `무거운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보다 기동적인 테러대책을 새로 구상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아사히신문>은 또 조명록 차수의 방미에 맞추어 실시한 CNN의 여론조사를 소개하면서, 응답자의 80%이상이 북·미 국교수립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응답은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혐오감이 미묘하게 변화해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논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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