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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들!”
노동운동을 하는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많이 듣던 말이다. 특히 70-80년대에 노동운동을 하였던 선배 노동자들은 더욱 그러하였다. 분단은 온 겨레에게 엄청난 고통과 멍에로 작용하였지만 노동운동에는 너무나도 큰 족쇄가 되었었다. 분단 이데올로기는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제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실질적인 방편으로 사용되었다. 수많은 노동운동가들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속되고 현장에서 쫓겨나는 탄압을 받았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분단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노동자들의 통일을 향한 오랫동안의 염원은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1999년 8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지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간 정권의 정치적인 필요에 의해 남북간의 일정한 교류가 있었으나 정권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통일을 활용하였을 뿐 진정한 통일을 위한 노력은 거의 없었으며, 문익환 목사를 비롯한 많은 통일운동가들이 온몸을 던져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정권의 탄압으로 지속적인 운동으로 발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노동자들은 이제 조국통일을 향한 민간통일운동의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을 요구 받고 있다. 남북노동자 축구대회에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민간차원의 남북통일운동을 힘차게 전개하여야 하는 과제를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다. 이제 노동자들의 통일운동은 남북노동자축구대회 등의 교류사업을 한층 확대 발전시켜 남북노동자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노동자 통일운동의 저변을 확장시켜야 함은 물론 국가보안법철폐 등 반통일적 억압기구에 대한 투쟁을 조직하여 반세기 동안 우리를 억압하여왔던 억압적 제도와 관행을 타파하여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남북간의 관계진전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에서 일어나고있는 빠른 변화는 남북당국자에 위해서 추진되고 있다. 특히 경제분야의 변화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인 것 같다. 제주에서 열린 제3차 장관급회담에서는 ‘경제협력문제를 총괄할 협의실천기구’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협실천기구인 이 기구에서는 투자보장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상사분쟁제도 등이 다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남북 경제교류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남북관계의 진전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질서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과의 관계에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최근 조명록 특사의 방미와 북미 고위급 회담은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의 북한 진출은 진출기업과 북한 노동자간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이는 북한 노동자와 남한노동자간에 직간접적인 관계가 형성 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라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적지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우리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다.
노동자들을 비롯한 대중은 현재 당국자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진전에서 완전히 소외되어있다. 노동자들은 남북통일을 위해 적지 않은 역할을 하였음에도 남북관계의 진행에서 완전히 소외되어있다. 그리고 우리는 노동자와 민중을 배제한 채 진행되는 남북관계는 자칫 노동배제적인 통일로 갈 가능성이 있음을 우려한다. 우리는 북한 노동당 행사 초청의 경우에서 민간부문 교류에 대한 정부당국자의 태도를 확인하였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들은 민족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남북통일 과정에서 당당히 자기 주장을 하여야 한다. 노동배제적인 자본중심의 통일논의를 차단하고 민중이 참여하는 통일논의가 되도록 노동자들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약 력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1984)
교보생명 노조위원장(1987)
전국사무금융노련 부위원장(1987)
서울지역노동조합협의회(서노협) 부의장(1988)
전국노동법개정투쟁본부 집행위원장(1988)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회계감사(1990)
서울지역해고노동자협의회 의장(1992)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1998-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