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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시평> 용산기지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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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12.14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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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군사전문가)


국방 차관이 당한 수모

문민정부 시절에 이런 일이 있었다. 국방부 차관이 공무로 한미연합사령부 영내를 방문하기 위해 용산 미군기지 정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경비를 하던 미군 초병이 이를 제지했다. 차관은 신분을 밝히며 출입을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고 결국 국방부로 차를 돌렸다. 사전에 출입 통보가 안되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일은 두고두고 국방부 장교들의 입방아를 오르내렸다.
 
우리 국방부는 서울 땅에 헬기장이 없다. 유일한 군용 헬기장은 국방부 코 앞에 있는 미군부대에 있다. 이 때문에 전방 위문을 가려는 여야 정당의 총재나 국회의원, 고위관료들도 전부 미군 헬기장을 이용한다. 그런데 그 절차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며칠 전부터 헬기 탑승자 신상을 자세히 기록한 신청서를 보내야하며 허가 절차를 기다려야 한다. 그 절차를 밟다보면 속에서 뭐가 올라오는 듯한 기분이다.
 
이런 미군부대를 드나들 수 있는 몇 안되는 출입증을 소지한 자들이 있다.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성역과 같은 미군부대를 드나들 수 있다면 대단한 자랑거리다. 이 때문에 미군 부대 영내 레스토랑에서 맛없는 맥주 몇 잔을 먹은 사실을 갖고 외부에는 곱절은 부풀려 자랑을 한다. 이 출입증은 대부분 청탁에 의해 선심 쓰듯 발급된다. 한국전쟁 때 미 군사고문단을 모태로 하여 아직도 업무를 하고 있는 주한미 군사업무지원단(JUSMAC-K)이 그 이권을 갖고 있다. 여기에 부탁을 하면 출입증을 발급받기 용이하다.
 
천문학적 이전 비용
 
한.미 양국이 12일 미군의 용산기지 이전을 협의하기 위한 상설 협의체를 가동키로 전격 합의함에 따라 용산기지 이전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원래 이 문제는 1989년에 한미 양국이 기지 이전을 합의하고 1996년까지 오산, 또는 평택 등지로 용산기지를 이전하기로 1990년에 합의각서를 체결했던 것이다.
 
그러나 90년 퇴행적인 여야 3당 합당 이후 갑자기 이상한 기류가 생겨났다. 최초 예상된 기지 이전비용 17억 달러가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종국에는 95억 달러로 이전비용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이전비용은 태반이 한국측 부담이다. 결국 당시 민자당의 김종필 최고위원은 막대한 이전비용을 이유로 기지이전은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게 되는데, 이 때가 3당 합당을 한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다.
 
그러면 이 95억 달러라는 막대한 비용의 실체는 무엇인가. 기지이전에 대한 비용 문제는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실사를 통해 산출된 수치가 아니라 미국 측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금액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검증한 바 없다. 현재 모든 언론이나 국방부가 이 95억 달러라는 숫자에 갇혀 기지이전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 수치가 어떤 근거로 산출된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것은 주한미군의 총 주둔경비가 정확히 얼마인지 한국 측은 어떤 근거자료 없이 미국 측의 주장만을 근거로 주둔경비의 1/3을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의 경우와 똑같다.
 
애초 용산기지 이전문제나 방위비분담금 문제를 미국 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는 한미 공동으로 비용을 실사하기로 한 것이지만 어느 경우에도 이러한 룰은 지켜진 바 없다. 한국민의 국민감정을 고려해 `아름답게` 합의를 해 놓고 그 이후 집행단계에 합의가 변질되고 굴절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쇼`를 질리도록 봐 왔다. 지금 국방부가 다시 협의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문제 해결은 간단하다. 1989년 최초 합의 당시로 되돌아가면 그만이다. 그 이상 무슨 논의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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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반핵평화운동연합 정책위원
평화연구소 연구원
14,15,16대 국회 국방위, 정보위의원 보좌관
15대 대통령직 인수위 국방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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