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21일 '광복75주년, 새로운 한반도 건설을 위한 역학과 과제' 주제의 평화통일포럼에서 새로운 한반도 건설을 위해 대미 공공외교, 분단기득권세력 관리, 대통령의 의지 등을 제안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북측에는)이러 이러한 것을 미국에 설득하려고 하는데 잘 안들어 준다고 그걸 솔직하게 밝히고, 같은 논리로 미국 조야를 설득하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퍼블릭 디플로머시(Public Diplomacy, 공공외교)를 해야 한다."

'광복 75주년, 새로운 한반도 건설을 위한 역할과 과제' 주제의 평화통일포럼이 열린 2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통일연구원 유투브 채널로 생중계된 이날 포럼에서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앞으로)한국과 미국사이의 협의에서 외교부가 우물쭈물하면서 비공개로 설득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일종의 장외 압박전술을 제안했다.

해방후 75년 중 40여년을 '친미, 반공, 종속'이 체질화된 기득권 세력이 내부에서 발목을 잡는 것을 방지하고, 대미관계를 잘 조율해 나가면서 앞으로 나가야 하지만 동시에 뒤에서 잡아당기는 이 세력을 약화시키려면, 그리고 화해 협력과 평화 번영을 바라는 국민들이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태도로는 안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는 꾸준히 뭘 해볼려고 하고 이인영 장관이 들어서면서 워킹그룹에 구애되지 않고 인도적 사업은 적극 추진하려고 하는데, 미국은 워킹그룹으로 한국정부의 대북관계를 발목 잡으려고 하고 있다. 그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이익을 미국에 종속시킬 수 없다는 당연한 입장을 가지고 따지면 그걸 '반미', '동맹을 깨자는 것', '친북이자 곧 공산화'라는 프레임에 묶어서 정부의 화해협력, 평화번영 정책을 발목 잡으려는 세력이 적어도 20~30%는 넘는다고 지적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나란히 가야 한다', '북핵문제 해결전에 남북관계만 앞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게 금과옥조로 여기는 한미워킹그룹의 운영원칙인데, 이는 원론적인 것도 아니고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헤게모니를 유지해 나가는 한 방법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사자인 우리로서는 죽고 사는 문제이고, 미국과 다른 국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데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국민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정 부의장은 지난 1977년 통일원에서 근무한 이래 여러 정부를 경험해 오면서 40년간 몸에 벤 대미종속이 하루 아침에 쉽게 바뀌지는 않아도 대통령의 의지가 현실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를 들어 "대통령이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으면 미국도 달래서 갈 수 있다"고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워킹그룹 운영 재조정을 추진하는 이인영 통일부장관에게도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이에 대한 대내적 저항, 발목잡는 목소리도 낮아지고, 장관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라는 확인이 되며, 국민여론도 뒷받침된다고 했다.

▲ 왼쪽부터 안병욱 한국중앙연구원장, 김상근 KBS이사장, 정세현 수석부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하고 거기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계기별 대통령 연설 작성 과정에서부터 각 부처별 이행계획이 준비되도록 시스템이 정비되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대통령 기념사에 국정철학이 담겨있는 것인데, 부처에서 이행계획을 가지고 언론이나 국민들속으로 들어가서 설명하는 일이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니까 대통령의 연설이 수사로 끝난다. 유관부처의 공무원들이 액션플랜을 연설문 작성과정에서부터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담은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사회로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지낸 김상근 KBS이사장과 정 수석부의장 사이에 진행됐다.

평화를 위한 남북관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2세션에는 박명규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백학순 세종연구소장이 대담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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