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의 전당이 슬퍼져

=옆의 눈치보고 손을 드는 십만의 선량=

자유당 때의 거수기와 꼭 같아

 

○....참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태만과 무위정쟁과 추문으로 존재가치마저 스스로 깎아 내려오던 민의원은 2일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본회의를 열고 저녁 일곱시까지 추가경정예산을 심의하더니 삼일에는 추가예산을 통과시켜 버렸다. 얼핏 보기에 무척 정신을 차려 부지런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국회가 그동안 얼마나 아무것도 함이 없이 놀고먹으면서 정권과 이권다툼에 눈이 어두웠던가를 밝히는 산 증거다. 마치 평소에는 놀기만 하던 학생이 시험 치는 바로 전날에 밤을 새우며 책을 보는 것과 같이...


○....역대의 국회의원들이 거의 그러했던 거와 마차한가지이지만 피로써 이룩된 소위 혁명국회의 의원들도 무위도식과 안일을 좋아 한다. 거기에다가 이들은 정치적 경제적 특권을 더욱 좋아하여 이를 위해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허둥거리며 쫒는다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국회의원들은 그들의 이 같은 생리와 상반되고 이것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는 민의나 법안 같은 것은 적극적으로 무시·저지·억압하려고 한다.

이래서 이룩되는 그들의 별천지가 보장되는 한 그 외의 것에는 거의 기분에 따라 장난하듯 처리하고 당의 명령에 무비판적으로 맹종한다. 이 얄미운 생리들은 2일의 예산심의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제1독회의 질의와 대체토론이 끝날 무렵인 하오 5시반항 의석에는 약 백이십 명의 의원밖에 없었는데 그나마도 대체토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의원은 3분의1정도이고 그 외는 잠을 자든가 멍하니 천장만 쳐다보면서 담배연기를 뿜든가 잡담과 웃음에 여념이 없는가하면 할 일없이 서성거려 의사당 안을 몹시 소란하게 했다.

장총리는 보기에 갑갑할 만큼 손으로 턱을 괴고 토론하는 의원을 괴로운 듯이 쳐다보고 있었고 국무위원들은 지루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6시경 제2독회에 들어서자 의사당 안은 한결 분주하더니 의원수가 백육십여 명으로 늘었다. 제2독회는 표결하는 만큼 손을 들기 위해 모여든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손을 드는데도 무엇을 알고 드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거수기 같은 느낌이다. 여태까지 여러 법안심의에도 그러했듯이 이날도 곽의장이 찬부를 물으면 거수를 해야 할지 모르는 의원이 대다수였다. 옆의 눈치를 보고 손을 드는가 하면 손을 들었다가 옆에서 내리라고 하면 재빠르게 내려버렸다.

그러자 나중에 민주당원내총무 이석기 의원과 부총무 이병하 의원은 직접 일어서 다니면서 민주당소속 의원들에게 손을 들어라 들지 말라고 지시했다.

당원의 행동통일을 기하고자 하는 데는 이해가 갔다. 그러나 당의 태도는 사전에 당원들에게 알려 납득시켜 행동통일을 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표결 바로 전에 거수여부를 지시하는 것도 마치 초등학교 아동과 훈장의 그것이었다.


○....이러고서도 「세비 월50만환정」을 받아 삼키고 그 세비를 많다하는 백성들의 규탄에 핏대를 올려 항의한다. 혈세를 바치는 백성의 아우성과 노호에 귀를 막고 「잡아넣으라...」고 호통치는 전당... 이것이 「민주의 전당」이요. 「입법의 전당」이라면 민주주의가 서럽다고 울지 않을까?

▲ 거울 (3) [민족일보 이미지]

民主의 殿堂이 슬퍼져

=옆의 눈치보고 손을 드는 十萬의 選良=

自由黨때의 擧手機와 꼭같아

 

○....參議院은 말할 것도 없고 怠慢과 無爲政爭과 醜聞으로 存在價値마저 스스로 깍아내려오던 民議院은 二日 日曜日임에도 불구하고 본회의를 열고 저녁 일곱시까지 追加更正豫算을 심의하더니 三日에는 追加豫算을 통과시켜 버렸다. 얼핏 보기에 무척 정신을 차려 부지런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國會가 그동안 얼마나 아무것도 함이 없이 놀고먹으면서 政權과 利權다툼에 눈이 어두웠던가를 밝히는 산 증거다. 마치 평소에는 놀기만 하던 학생이 시험 치는 바로 전날에 밤을 새우며 책을 보는 것과 같이...


○....歷代의 國會議員들이 거의 그러했던 거와 마차한가지이지만 피로써 이룩된 소위 革命國會의 議員들도 無爲徒食과 安逸을 좋아 한다. 거기에다가 이들은 政治的 經濟的 特權을 더욱 좋아하여 이를 위해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허둥거리며 쫒는다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國會議員들은 그들의 이 같은 生理와 相反되고 이것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는 民意나 法案같은 것은 적극적으로 무시·저지·억압하려고 한다.

이래서 이룩되는 그들의 別天地가 보장되는 한 그 외의 것에는 거의 氣分에 따라 장난하듯 처리하고 당의 명령에 무비판적으로 맹종한다. 이 얄미운 생리들은 二일의 예산심의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第一讀會의 質疑와 大體討論이 끝날 무렵인 下午五時半項 議席에는 약 百二十명의 議員밖에 없었는데 그나마도 大體討論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議員은 三分의一정도이고 그 외는 잠을 자든가 멍하니 천장만 쳐다보면서 담배연기를 뿜든가 잡담과 웃음에 여념이 없는가하면 할 일없이 서성거려 議事堂안을 몹시 소란하게 했다.

張總理는 보기에 갑갑할 만큼 손으로 턱을 괴고 討論하는 議員을 괴로운 듯이 쳐다보고 있었고 國務委員들은 지루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六時頃 第二讀會에 들어서자 議事堂안은 한결 분주하더니 議員數가 百六十餘名으로 늘었다. 第二讀會는 表決하는 만큼 손을 들기 위해 모여든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손을 드는데도 무엇을 알고 드는 것이 아니라 完全한 擧手機같은 느낌이다. 여태까지 여러 法案審議에도 그러했듯이 이날도 郭議長이 贊否를 물으면 擧手를 해야 할지 모르는 議員이 대다수였다. 옆의 눈치를 보고 손을 드는가 하면 손을 들었다가 옆에서 내리라고하면 재빠르게 내려버렸다.

그러자 나중에 民主黨院內總務 李錫基議員과 副總務 李炳夏議員은 직접 일어서 다니면서 民主黨소속 議員들에게 손을 들어라 들지말라고 지시했다.

黨員의 行動統一을 期하고자 하는 데는 이해가 갔다. 그러나 黨의 태도는 사전에 黨員들에게 알려 납득시켜 行動統一을 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표결 바로 전에 거수여부를 지시하는 것도 마치 國民學校 兒童과 訓長의 그것이었다.


○....이러고서도 「歲費月五十萬圜整」을 받아 삼키고 그 歲費를 많다하는 백성들의 규탄에 핏대를 올려 항의한다. 血稅를 바치는 백성의 아우성과 怒號에 귀를 막고 「잡아넣으라...」고 호통치는 殿堂... 이것이 「民主의 殿堂」이요. 「立法의 殿堂」이라면 民主主義가 서럽다고 울지 않을까?

<민족일보> 1961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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