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미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역량 보유를 판단했다고 지적한 견해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가능성을 지적한 최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와 관련해, 미국은 이미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5일 보도했다.

앞서 최근 국제사회 대북 제재를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중간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는데, 이 보고서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탄두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화된 핵무기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VOA에 따르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4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당국자들은 이미 적어도 2015년부터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할 역량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그동안 미국 정부가 이미 판단하고 있던 내용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이 탄두를 큰 규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MB)에만 실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더 작은 스커드 미사일이나 노동 미사일에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2014년부터 평가해 왔다고 말했다. 

브루스 벡톨 미 안젤로주립대 교수 역시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에 보도된 전문가패널 보고서 내용은 북한이 노동 미사일이나 화성-14호, 화성-15호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작은 핵무기 탄두를 개발했다는 미국의 평가에 몇몇 유엔 회원국들이 동의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벡톨 교수는 북한이 그런 기술을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란과 같은 다른 나라와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탄두 소형화 기술 획득에는 외부의 기술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봤는데, 북한이 적어도 러시아 과학자들, 그리고 아마도 파키스탄이나 중국 같은 다른 곳의 과학자들로부터 일부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베넷 연구원은 이 같은 지원이 이미 2011년과 2012년에 있었을 것이라면서, 2013년의 세 번째 핵 실험 이후 어느 정도의 소형화를 달성한 북한이 2017년 6번째 핵 실험을 감행하면서 그 완성도를 높여갔다는 것이다.

특히 2017년 9월 6번째 핵 실험 당시 핵 출력을 봤을 때 수소폭탄 종류의 핵융합 요소가 있는 소형화 무기를 사용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소형화 외에 대기권 재진입 기술, 그리고 정확도, 즉 표적 타격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이 재진입 기술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급인 화성-15형 성공을 두고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실현’이라면서, 성명을 통해 “화성-15형 무기체계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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