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가 지난 7월 중순경 백두대간 남측구간을 완주했다. 2017년 4월 첫 산행을 시작해서 3년여 만에 종주한 것이다. 총 산행거리는 861.88km이며, 이중에서 대간 산행거리는 718.51km이고, 접속구간은 143.37km이다. 총 58회 구간을 연인원 7백여 명이 탔고 완주자는 모두 7명이다. 

3년여 전 백두대간 남측구간을 처음 탈 때 전용정 종주대장은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백두대간 산행 통해 먼저 지리적 통일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남측구간에 이어 북측구간도 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제 남측구간을 다 탔지만 아직 북측구간 산행은 요원하다. 한반도 정세가 막혀있고 남북관계도 장기간 교착상태이기 때문이다. 

전 대장은 이번 집담회에서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상황이 허락한다면 대원들과 함께 일차로 백두산 천지, 장군봉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이번 백두대간 완주로 끝난 건 아니고 북쪽에 가기 전까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남측 명산을 찾아 산행을 하면서 체력과 팀워크를 다지면서 종주대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두대간 북측구간을 완주할 때까지 종주대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종주대는 8월 29일(토) 보고회를 통해 그간 3년여에 걸친 백두대간 남측구간 완주를 평가 정리하고, 향후 산행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집담회는 전용정 대장과 오동진 후미대장, 심주이 총무가 참석한 가운데 이승현 기자의 사회로 지난 7월 20일 통일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편집자 주

 

▲ 지난 7월 중순경 백두대간 남측구간을 완주한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집행부와 함께 진행된 인터뷰. 왼쪽부터 전용정 대장, 심주이 총무, 오동진 후미대장.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3년 3개월 3일에 걸쳐 총 58회 구간을 연인원 7백여 명이 탔고 완주자는 모두 7명 

□ 이승현 통일뉴스 기자: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가 지난 7월 둘째 주 일요일인 12일 남측구간을 완주했다. 완주까지 꽤 시간이 걸린 것 같다.
■ 전용정 대장(이하 전용정): 3년 3개월 3일 걸렸다. 2017년 4월 9일 첫 산행을 시작해서 2020년 7월 12일 백두대간 남측 구간을 최종 완주했다. 333이다. 
■ 오동진 후미대장(이하 오동진): 계산을 해보니 우리가 탄 백두대간 남측구간 산행 총거리는 861.88km이다. 이중에서 대간 산행거리는 718.51km이고, 접속구간은 143.37km이다.

□ 시작부터 끝까지 3년 3개월 3일간 백두대간을 탔다니 오래 걸렸다. 첫 구간과 마지막 구간은 각각 어디인가?
■ 전용정: 원래 백두대간 남측구간에서 북진은 첫 구간이 지리산 천왕봉부터 올라타야 하는데 우리가 처음 타던 2017년 4월은 그때가 지리산 산불방지 기간으로 입산통제여서 어쩔 수 없이 지리산 구간을 지나 고기리-노치마을-수정봉-입망치-여원재에 이르는 구간으로 첫 산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산행구간은 설악산 미시령에서 진부령으로 넘어갔다.

□ 3년 넘는 기간 동안 한번이라도 백두대간 종주에 참여하신 분은 총 몇 명인가?
■ 심주이 총무(이하 심주이): 총 58회 구간을 연인원 741명이 탔다. 처음 시산제에 참여한 인원까지 합하면 759명이 된다. 매회 평균 12.8명이 탔다. 구간별 최대 인원은 26명이고 최소 인원은 6명이다.

□ 그럼 완주자는 몇 명인가?
■ 심주이: 완주자는 모두 7명이다. 
■ 전용정: 완주했다는 점에서는 개근과 정근이 똑같은 것인데 굳이 따지자면 개근은 1명이고 정근은 6명이다. 개근은 제 날짜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산행한 경우를 말하고 정근은 제 날짜에 산에 오르진 못했지만 한두 번 빠져 개인적으로 따로 보충산행을 한 경우를 말한다. 전문용어로는 ‘땜빵산행’이라고 한다.

□ 그럼 개근을 한 분과 정근을 한 분은 누구인가?
■ 전용정: 개근은 이석화 대원이다. 정근은 오늘 집담회에 참석한 우리 세 사람과 이계환 대원, 박명한 대원, 김성국 대원이다.

▲ 지난 7월 12일 종주대는 백두대간 마지막 남측구간인 진부령에 도착했다.  2017년 4월 첫 산행을 시작해서 3년여 만에 백두대간 남측 구간을 최종 완주했다.[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 2017년 4월 백두대간 첫 구간 들머리인 차도 고기리에서 첫 산행을 준비하고 있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 처음 백두대간을 타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3년 3개월이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을 것 같은데, 각자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해 달라.
■ 전용정: 계기라기보다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가 백두대간을 타자고 하면서 북측 구간까지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다시 백두대간을 할 생각은 원래 없었는데 북측 구간 얘기가 나와 귀가 솔깃해진 것도 사실이다. 

□ 그 전에 백두대간을 몇 번 탔나?
■ 전용정: 두 번인데. 한번은 완주했고 다른 한번은 나눠서 탔다.

□ 끝나고 나니까 어떤가?
■ 전용정: 시원하지 뭐. 섭섭한 건 전혀 없고... 아니 약 5%정도(모두 웃음). 난 사실 백두대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제일 처음 백두대간을 맛본 건 2009년이었다. 그때는 장거리로 3구간, 한번에 70km씩 3번을 걸었다. 이번에 우리가 했던 4개 구간을 2박3일에 걸쳐 한 번에 걸어서 3회 정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때는 전 구간을 한 건 아니다. 백두대간을 처음 한 게 2011년인데, 중간에 팀이 깨져서 다른 팀과 완주했다. 어쨌든 너무 오랫동안 백두대간을 하게 된 것이어서 지금은 벗어나고 싶다. 자유롭게... 

□ 심 총무께서도 백두대간 산행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 심주이: 저도 처음엔 이계환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됐다. 2016년 1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광화문 촛불집회 마치고 뒷풀이 자리에서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산행을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하셨다. 저희 집 대표로, 남편과 상의해서 제가 나오게 된 거다.(모두 웃음) 남편은 무릎이 망가져서 산을 못 탄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이렇게 갈 때 아니면 언제 가겠나, 여기는 연령층도 다양하니 이 기회에 따라가야지 하고 시작했다가 완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 심주이 총무 "'그래도 뭐 잘 안 빠지고 열심히 했다'고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완주한 소감은?
■ 심주이: 아직 좀 미완인 것 같은 느낌이다. 뭔가 대단한 걸 이루었다는 큰 성취감은 아직 없는 것 같다. 덤덤하다. 제가 좀 부족하게 해서 그런가 싶다. 스스로 좀 칭찬해줄만한 건 ‘그래도 뭐 잘 안 빠지고 열심히 했다’는 정도. 앞으로 백두대간 북측 구간을 계속 타기 위해 종주대가 해산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하기에, 그 긴 과정에서 한 단계를 마무리했다는 느낌이 든다.
■ 전용정: 나도 그런 느낌이 든다. 우리가 만약 북측 백두대간을 이어서 타겠다는 계획이 애초에 없었으면, 이번으로 진짜 끝나는 거니까 느낌이 다를 거다. 그런데 (북측 구간이 남아 있으니까) 아직 끝나지 않은 미완의 느낌이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성취감이야 왜 없겠는가.  
■ 심주이: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 북측 백두대간을 타는 포부를 듣고 시작을 했기 때문에 여간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다. 산을 타고 시간이 지날수록 팀의 분위기도 굉장히 좋아졌다.

□ 오동진 후미대장은 산행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 오동진: 백두대간 논의가 있었던 그 무렵이었겠다. 한번은 전 대장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백두대간을 타자고 제안을 해 왔다. 그래서 ‘아 좋다’, 백두대간을 한번 해 봐야지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일반 산악회를 따라가기는 좀 그렇고, 혼자 또는 마음 맞는 두세 사람하고 완주해봐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통일뉴스에서 백두대간을 한다고 해서 흔쾌히 마음을 먹었다.

□ 백두대간팀에 합류할 때 느낌은?
■ 오동진: 그런데 첫 번째 가보니까 걱정이 되더라...(모두 웃음) 70세 넘고 80세 넘은 분도 계시고 게다가 초등학교 3학년도 있었다. 아무튼 초기엔 좀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흔쾌히 했다. 후미대장을 맡아달라고 하길래 백두대간을 해보진 않았지만 어차피 뭐 그 정도 산행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맡았다. 지금 끝나고 나니까 너무 시원하다. 왜냐하면 너무 길었어(호탕한 웃음). 처음엔 2년 반 생각했다가 1년이 더 길어지니까... 한 달에 두 번 산행 간다는 게 이게 보통이 아니다.
■ 전용정: 방학이 거의 9개월이었다. 이번 겨울엔 설악산 구간을 타야했는데 설악산이 산불방지 기간이라 방학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 2, 3 4, 5월 해서 6개월이나 쉬었다. 그 전에는 첫해는 방학 없이 했고 두 번째 해는 너무 추워 12, 1, 2월 약 3개월 정도 쉬었다. 그러니까 방학 없이 했으면 3년 3개월에서 9개월을 빼면 30개월, 2년 6개월이다.
 
□ 산행 횟수는 모두 몇 회인가?
■ 전용정: 모두 58회다. 당일 산행, 무박 산행 그리고 1박2일 산행도 했다. 1박2일은 2회로 쳤다.

□ 긴 기간을 타고 또 험한 구간도 많았을 것 같다. 부상자는?
■ 오동진: 우리가 초보자들도 많고 또 오랜 기간에 걸쳐 연인원도 많고 했는데 정말 큰 부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봐야 한다. 제일 큰 부상이 설악산 황철봉 구간을 타다가 6.15합창단 단원이 오셨다가 꼬리뼈 부상을 당해서 4주 진단 나온 거다. 다행히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고 앉을 때 좀 불편하다고 하더라. 그게 제일 큰 부상이었다. 그 다음에 심 총무가 무릎이 안 좋았는데 막판에 장경인대 증후군으로 고생했다. 그 외에도 산행 중에 다리에 쥐가 나거나 넘어지고 가지에 찔리고 하는 부상이 있었으나 사소해서 다행이다.

‘오합지졸’에서 ‘정예부대’로

▲ 오동진 후미대장 "북측 대간을 갈 수 있다는 희망, 기대 이런 것이 강했던 것 같아 완주자가 많이 나왔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연인원 700명이 넘는데 초보자들이 꽤 많았던 것 같다. 나이 드신 분도 있고 초등학생도 있다고 헸다. 그런 백두대간팀은 다른 데선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 전용정: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가령 뭐 등산화도 없던 사람이 있었으니까.
■ 오동진: 완주가 불가능하겠지.
■ 전용정: 대한민국에 워낙 산악회가 많으니까. 동네산악회도 있을 수는 있지만 동네산악회에서 백두대간은 안가잖아요. 없다고 봐야죠.
■ 오동진: 백두대간을 이정도 수준의 사람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했다는 거는 불가능할 거야.
■ 전용정: 백두대간은 대부분 산행을 조금 다니던 사람들이 산의 맛을 알고 등산도 좀 해 본 사람들이 결심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우리는 백두대간이 뭔지, 산에 제대로 다녀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반 정도 됐었으니까.

□ 그런데 앞에서도 나왔지만 완주자가 꽤 많이 나왔다.
■ 전용정: 매번 산행 평균인원이 12~13명 정도인데, 그중에 7명이 완주했으니까 비율상 50%가 넘는 건데 그건 대단한 거다. 일반 산악회에서 50%이상 완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내가 알기로는 3분의 1이 완주하는 것도 드물다.

□ 비결은 뭔가?
■ 오동진: 일단 첫 번째는 전 대장이 우리 회원들 상태를 잘 고려해서 구간을 잘 짰다. 만약 산행구간이 좀 길었다면 중간에 힘들어서 완주자는 좀 줄었을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번에 모인 사람들이 그냥 산만 좋아하는 게 아니고 통일뉴스와 함께 북측 대간을 갈 수 있다는 희망, 기대 이런 것이 강했던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도 그렇고 중간에 남북관계가 길이 열릴 것 같은 좋은 분위기도 있었다. 끝으로, 일반 산악회에는 절대 없는 것. 거기는 그냥 남남이고 자기 아는 사람하고만 다니는데, 여기는 다 서로 격려하고 챙겨주는 분위기가 일반 산악회보다 훨씬 좋아서 완주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
■ 심주이: 우리는 뒤에서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산에 가고 싶지만 힘들어서 못 오신 분들이 뒤에서 후원을 많이 해주셨다. 재정 후원도 해 주시고 중간에 안전기원제, 송년회, 여름캠프 이런 때에는 꼭 산에 같이 가지 않는 분들도 함께 와주고 했는데, 그런 것도 큰 힘이 되었다. 특히 이지련 단장님께선 바쁜 중에도 매 구간마다 산행정보를 올려주셨다. 아주 도움이 많이 됐다.
■ 오동진: 통일뉴스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후원을 통해 재정 지원이 받쳐주니, 아 이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오합지졸’이 ‘정예부대’가 됐다.

□ 산행계획을 했다가도 인원이 너무 없으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겠다. 
■ 오동진: 한때 최소 인원이 6-7명인 적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갔다.
■ 전용정: 토요일에 가기로 했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일요일로 옮긴 일은 있어도 인원이 줄어서 산행일정을 바꾼 적은 없다.

□ 산행대장과 후미대장으로, 또 총무로서 백두대간 산행을 이끌어 오셨는데, 서로 칭찬 한마디씩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 오동진: 일단 전 대장께서 계획도 잘 짰다고 아까 말했는데, 경험도 많았지만 준비도 잘해서 우리가 산행 중 길을 잘못 들어서 등산로가 제대로 나있지 않는 길을 만난다든지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대원들이 너무 지쳐하면 다독이고 또 늘어지면 독려하면서 사람들 상태를 잘 감안해서 시간안배도 해가면서 잘 이끌어 주었다. 비법정 구간 등 정말 어려운 구간을 가야할 경우에는 미리 조사도 많이 하지만 다른 산악회에서 먼저 길을 숙지해서 우리를 이끌었다. 전 대장이 고생을 엄청 했다. 이제 그만 두고 싶어 하는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모두 웃음) 그리고 총무께선 경험도 한번 없다고 하면서도 처음에 자원을 했다. 보통 이런 일은 골치 아파서 안하려고 한다. 그래서 저 사람 누구지 했는데 너무 세심하고 꼼꼼하게 잘하더라.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끝까지 너무 잘해주었다. 김성국 대원이 총무를 도와서 잘해 준 것도 이 기회에 꼭 말해두고 싶다.

▲ 전용정 대장 "백두대간 북측구간을 완주할 때까지 우리 종주대는 유지된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이번엔 전 대장께서 오동진 후미대장과 심주이 총무에 대해 덕담 한마디 한다면.
■ 전용정: 일반 산악회에서 백두대간 끝나고 후미대장에게 하는 흔한 이야기가 ‘후미대장은 죽으면 사리가 한말은 나올 것’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후미대장이 힘들고 자기 맘을 비우고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통 산행을 잘하는 분한테 후미대장을 맡길 수밖에 없다. 왜 그러냐면 부상자가 생기거나 어려운 상황을 뒤에서 맡아주어야 하니까. 게다가 후미대장이 걷는 속도보다 많이 느린 사람들이 대부분 뒤로 처지니까 힘들다. 사실 보통사람들도 자기가 걷는 페이스가 있지 않나. 빨리 가는 것도 힘들지만 그 페이스에 맞지 않게 늦게 가는 것도 힘들다. 후미대장은 자기 페이스를 버리고 가는 것이어서 사실 더 힘들다. 그리고 후미대장은 인내력도 필요하다. 성질도 죽여야 하고. 그런 게 후미대장의 일반적인 어려움이다. 거기에다가 오 대장은 우리 종주대의 분위기를 좋게 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늘 웃으면서 챙겨 ‘스마일 대장’이라 불렀다. 
■ 오동진: 나도 산을 좀 타는 편인데 후미대장을 하다보니까 실력이 저하돼서 페이스도 늦춰지고 해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모두 웃음)
■ 전용정: 우리 총무야 책임감 있게 일을 잘 해주었다. 사실 산행도 많이 해보지 않았는데 백두대간을 탔으니까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거기다 회계, 식당 예약, 결산까지 맡아서 했으니까. 그런데다가 지금 아이가 어리다. 갓난아이 때부터 산행 시작했으니까. 아이가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에 남편도 많이 도와주긴 했겠지만... 백두대간을 타기 위해서는 별도로 운동도 해야 하는데 아마 육아문제가 있어서 운동도 제대로 못했을 거고 그래서 산행도 힘들게 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런 거 생각하면 짠하기도 하다.
■ 오동진: 덧붙여서 애기하면 좀 걱정도 됐다. 왜냐면 아이가 돌 때 시작했으니까 애하고 놀다가 낮에 휴식도 취하고 이렇게 와야 하니까, 쉬질 못하잖아요. 애를 떼어놓고 이렇게 헐레벌떡 오니까... 그래서 그날 밤을 잘 버틸까 걱정도 하고 그랬는데, 어쨌든 뭐 완주까지 하니까 대단하다.

□ 심 총무께서 그 이야기부터 한번 마무리하고 가시죠. 저도 궁금했던 게 애가 어릴 때 산행 하랴 총무로서 역할 하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 심주이: 완주자중에 제가 제일 산행경력이 없고...
■ 전용정: 7명중에 따지면 그렇네.
■ 심주이: 그전에 천왕봉 한번 가본 게 전부였다. 그러니 대간 산행이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8km, 10km씩 구간을 했다. 그때는 멋모르고 했다. 그래도 마지막 설악산 긴 구간을 할 수 있었던 건 그런 과정이 쌓여서 할 수 있게 된 거다. 처음부터 설악산 긴 구간을 타려고 했으면 못했을 것 같다.

□ 후회는 없었나요. 본인은 괜찮아도 애가 아프거나, 다른 일들 때문에 힘들 수 있잖아요.
■ 심주이: 산행 중에 잠깐씩, 걷다가 후회한 적은 있는데 산에 갔다 와서 후회한 적은 없다. 감사하게도 아이가 많이 아픈 적은 없다. 남자 분들은 산에 갔다가 한 이틀 지나면 괜찮다고 하던데 저는 갔다 오면 많이 걸은 날은 근육통이 일주일 넘게 가기도 하고 그랬다. 남편이 수고했다고 마사지를 해주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이 시간만큼 이렇게 산행을 하고 와야 한다고 하면 군말 없이 양해해 주었다.

가장 힘들었고 험한 곳, 설악산 황철봉과 포암산 그리고 한여름 덕유산

□ 산행 중에 즐거웠던 일, 힘들었던 일,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았을 텐데 기록으로 남길만한 일들을 몇 가지씩 소개해 달라.
■ 전용정: 저는 산행 3분의 1쯤 지나서 김천 대덕산 구간 하산길에 초등학생 인성이가 벌에 쏘이는 일이 벌어졌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얼음골에서 물에 발 담그고 나하고 맨 앞에 같이 가다가 폭포 지나서 내려가는 길에 그랬다. 뒤에서 비명 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알았지. 내 바로 뒤에 인성이가 따라 왔는데, “대장님이 벌을 건드려서 내가 쏘였다”고 나를 원망하는 거다. 그때 내가 알레르기 약을 안 갖고 갔다. 산에 갈 때는 항히스타민제라고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생했을 때 쓰는 약이 있다. 늘 갖고 다녀야 하는 건데. 다행히 팔에만 붓고 온몸으로 번지지는 않아서 큰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때 아찔했다. 벌에 쏘이면 잘못될 경우 쇼크사도 오니까.
■ 심주이: 저도 그 상황을 뒤에서 봤는데 벌에 쏘이니까 뒤에 가던 인성이 아빠가 굉장히 힘들 때인데도 초능력을 발휘했다. 애를 번쩍 안고 내리막길을 쏜살같이 뛰어 내려갔다.
■ 전용정: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산에서 제일 위험할 때가 벌에 쏘일 때, 뱀에 물릴 때다. 추락사 이런 건 극히 드문 일이고. 꽃이 피는 봄부터 가을까지 제일 흔하고도 위험한 게 벌에 쏘이는 거다. 뱀도 사실은 드물다. 그리고 웬만해서는 뱀이 먼저 물지도 않고, 도망간다. 그런데 벌은 그렇지 않거든. 스치고 지나가기만 해도 자기를 공격하는 줄 아니까. 그래서 항히스타민제 비상약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

▲ 대간 산행 중 가장 힘들었던 곳 중의 하나인 포암산 정상에서. 지친 모습들이 역력하다.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 총무께서 산행 중 제일 힘들었던 때는?
■ 심주이: 여러 가지 힘든 경험 중에 처음으로 힘든 기억은 지리산 한신계곡 내려올 때였다. 그때도 다리가 아파서 절면서 내려왔다. 하산길만 7km였다. 그전에는 다 짧은 구간이었다. 그전 덕유산은 오히려 덜 힘들었던 것 같다.
■ 전용정: 덕유산은 나리꽃 필 때 한 여름에 갔는데, 대부분 대원들이 날씨도 무덥고 거리도 길고 물도 부족하고 해서 힘들다고 했는데.
■ 심주이: 그리고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도 잊지 못하는 포암산이다. 너무 더워서. 2018년 7월 22일인가. 무박으로 시작했는데 새벽 2시부터 산을 탔는데 산속 기온이 30도였으니까. 시작하면서부터 전부 땀을 줄줄 흘렸다. 고바위를 넘고 넘으면서 그렇게 정상 부근 올라갔는데 하늘에는 은하수가 쫘악 펼쳐져 있는 거다. 굉장히 힘들게 올라갔는데 그 깜깜한 곳에서 광경이 좋아서 잊히지 않는다. 은하수까지 본 적은 많지 않다. 이때 은하수를 사진에 담을 수가 없어서 그림으로 남겨두었다. 
■ 전용정: 새벽 기온이 30도. 게다가 랜턴 불빛을 따라 날벌레들이 엄청 달라붙고. 겨우 정상 부근에 올라와 모두 힘이 빠져 엎어져 뻗었다가 드러누웠는데 그 순간 눈앞에 은하수가 쫘악 펼쳐진 거다. 그걸 우리 심 총무가 그림으로 남겼다.
■ 오동진: 마지막 산행도 힘들지 않았어요?
■ 심주이: 마지막에는 힘들다는 기억이 덜 드는 게, 뭐랄까 마음 자세가 달라서 그런가 보다. 다리가 아플 것으로 예상이 되니까 미리 마음의 준비가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전에 다녀본 곳은 한 군데도 없고 멋모르고 따라 간 거라서 대장님과 선배 대원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대장님이 앞에서 끌어주시고 후미대장님하고 뒤에서 갈 때는 많이 혼났다.(모두 웃음) 저 때문에 뒤에서 가게 된 거니까. 항상 대간을 타는 내내 목표는 민폐를 끼치지 말자는 거였는데, 거의 마지막 구간에 와서 민폐를 좀 끼쳤다.

□ 후미대장은 산행에서 그렇게 어려운 일이 없었을 것 같다.
■ 오동진: 그렇지 않다. 힘들 때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제일 힘들었던 건 2018년 12월 9일, 39구간인 문경 선달산 직전 38구간을 ‘땜방산행’ 할 때였다. 나는 그 전날 토요일에 여유 있게 가려고 계획하고 그 정도는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이민우 대원이 자기도 같이 가자고 하고 또 박명환 대원과 이종규 대원이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4명이 됐다. 앞선 38구간을 놓친 4명의 대원이 고치령에서 늦은목이까지 야간산행에 나선 것이다. 그렇게 해서 갑자기 토요일 밤 12시부터 새벽까지 야간산행을 하게 됐는데, 하필이면 그날이 그해 제일 추웠던 날이다. 바람도 너무 세게 불었다. 이른바 칼바람이었다. 당시 이민우 대원이 쓴 산행기에 “핸드폰의 온도는 영하 17도, 18도 조금씩 다르다. 소백의 겨울 칼바람은 무척 유명하다고 한다. 실제 피부로 느끼는 기온은 영하 30도쯤 될 것이라고 한다”고 적혀 있을 정도다. 고생고생 하며 딱 새벽 5시쯤 생달리에서 늦은목이로 올라온 본대와 만나긴 했는데 그때부터 긴장이 풀려서인지 내가 죽겠더라구. 게다가 그날 청량리역에서 풍기역 가는 기차도 간신히 탔었다. 갑자기 청량리역에서 기차가 고장이 났다며 안가다가 그게 풀리자 뛰어가서 기차를 탔다. 어쨌든 밤새도록 고생을 하고 본대 대원들 만나서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독한 술을 몇 잔 마셨더니 확 올라왔다. 그날 산행 내내 힘들었다.

□ 후미대장도 힘든 때가 있었네요.
■ 오동진: 날씨가 엄청 추워 그때가 개인적으로는 제일 고생을 했다. 대원들하고 같이 갈 때 많이 힘들었던 건 덕유산 구간이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구간은 오히려 초등학생이 없어 덜 힘들었다. 덕유산 구간은 날씨가 무덥고 물이 모자랐다. 물을 아껴서 갔는데도 나중에는 다 떨어졌다. 능선에는 샘이 없으니까. 초등학교 3학년생 민성이는 결국 참지 못하고 나중엔 울더라구. 그래서 한번은 마실 물을 얻어서 줬는데 그것 가지고는 안 되고 결국은 대피소까지 와서야 해결됐다. 
 
□ 일반적으로는 전체 백두대간 구간 중에 어디를 가장 어려운 곳으로 꼽나?
■ 오동진: 설악이지. 남설악에서 북설악. 대원들 전체가 힘든 건 덕유산 구간이었지만 산행 전체가 힘든 건 험하고 길고 암릉이 많은 설악산 구간이다. 

▲ 역시 대간 산행 중 가장 힘들었던 곳 중의 하나인 설악산 황철봉 정상에서. 집채만 한 바위덩어리들을 넘고 정상에 올라왔다.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 그중에서도 제일 힘든 구간은 어디인가?
■ 전용정: 아무래도 황철봉이다.
■ 오동진: 그래도 나는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 전용정: 심 총무는 어디가 제일 힘들었어요?
■ 심주이: 저도 황철봉. 그런데 몸이 괜찮았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너덜구간이 없으니까. 그런데 다리 통증이 있는 와중에 좀 과장해서 말해 집채만 한 바위덩이를 계속 오르고 넘어야 하니까 힘들긴 했다. 공룡능선보다 황철봉이 더 힘들었다.
■ 전용정: 심 총무의 산행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봐야지. 초반보다 거리도 두 배 이상 되고 난이도도 두 배 되고... 이걸 곱하기하면 초반보다 어려움이 4배인데.
■ 오동진: 그렇지. 처음에는 12km만 지나면 막 다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나중엔 16km, 20km, 26km까지 갔으니까 실력이 엄청 늘었지.

가장 아름다운 곳은 설악산 신선봉과 공룡능선, 그리고 점봉산, 소백산, 지리산 연화봉

□ 남쪽 백두대간 구간 중에 가장 아름답게 기억되는 곳은?
■ 심주이: 이번에 갔던 마지막 구간인 미시령-진부령 구간 중에 만난 신선봉이 풍광은 가장 멋있었던 것 같다. 정상에 오르니 사방이 탁 트여서 좋았다. 속초항 바다가 지척이었고, 멀리 앞으로는 우리가 가야할 향로봉과 금강산까지 어렴풋하게나마 볼 수 있었고 뒤로는 우리가 거쳐 온 대청봉과 공룡능선이 펼쳐져 있었다. 그 다음에는 소백산도 좋았다. 가을인데 날씨도 따뜻하고 또 풍광이 아주 예쁠 때 지나갔다.

▲ 가장 아름다웠던 곳 중의 하나인 설악산 신선봉에서. 사위가 탁 트였다.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 오동진: 점봉산이나 신선봉도 다 좋았는데, 지난해 11월에 간 대청봉부터 1박2일 설악 주능선이 제일 좋았다. 소청 산장의 밤 야경도 좋았고 대청도 좋았다. 소청 가기 전 일몰, 공룡능선 탈 때 날씨도 좋았고 너무 좋았다.
■ 전용정: 지리산 중에서도 세석에서부터 천왕봉까지, 그 중간에 연하봉이라는 데가 있다. 그 풍경을 연하선경이라고 하는데, 지리10경 중의 하나로 꼽힌다. 천왕봉을 쳐다보면서 지나가다보면 등산로와 산봉우리가 어우러지는 모습이 언제 봐도 좋다. 세석평전에서 올라가면 촛대봉이고 거기서 보이는 풍경, 그리고 지나서 연하봉, 제석봉은 언제 봐도 좋다. 두 번째는 심 총무와 같은데, 신선봉이라는 곳. 미시령에서 상봉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데 360도 트여있는 곳이라서 바다도 보이고 금강산도 보인다. 남쪽 군사분계선에 있는 향로봉까지 동서남북이 다 보이니까 여길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데 좀 힘들다. 그래서 아무나 가긴 어렵다. (모두 웃음)

□ 3년 넘게 백두대간을 완주한 남다른 소감이 있을 것 같다.
■ 심주이: 뭐랄까. 긴 여행에서의 쉼표라고나 할까. 대륙열차 여행 같은 것 할 때 중간에 멈춰 서는 지점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한 구간 잠깐 멈춘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그건 북에 가게 되면... 가고 싶은 마음이 남아서 그런가... 솔직히 갈 수 있는 기회가 와도 제가 체력적으로 갈 수 있으려나 싶은데, 자신은 없지만 우리 대간팀이 꼭 내가 아니더라도 꾸려져서 가게 될 테니까. 그런 소망이 남아 있어서 뭐가 다 끝났다기보다는 이제 한 단계 넘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있고, 또 산행을 통해서 사람들하고 많은 걸 다져 온 것 같아서 그런 게 가장 많이 남는 것 같다. 혼자서 뭔가를 이뤘다는 성취감보다는 함께여서 참 좋았다는 생각이다.
■ 오동진: 그동안 사람들과 많이 만나는 직업이었는데, 언제부턴가 힘들다, 이제 그만 만나야지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 와서 대간을 타면서 정말 새로운 사람들, 좋은 사람들을 만난 거다. 전 대장과 이계환 대원은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예전에 알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또한 이민우 대원, 김태현 대원과도 같이 했는데,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이제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봐야겠다. 그냥 일반적으로 만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좋은 사람들, 좋았던 사람들이 더 좋아지는 경험이었다. 이지련 단장, 김성국 대원, 장소영 대원, 심 총무 이런 사람들을 새로 만나고 이종규 대원, 박명환 대원도 대간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너무 좋았다. 앞으로 한 달에 한번 산에 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는 드디어 내가 백두대간을 탔다, 나도 백두대간을 탄 사람이라는 거다. 산 다니는 사람은 그게 사실 꿈이다.

□ 후미대장은 싸이클도 타고, 마라톤도 뛰고 또 낚시도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오동진: 제가 취미를 여러 가지를 가졌는데, 고민이 많을 때는 산에도 가고 낚시도 하고 그렇다. 산, 달리기, 사이클 이런 것 할 때마다 목표를 정했다. 자전거는 4대강을 돌고 동해안을 타자는 목표였는데, 동해안 먼저 타고 한강, 낙동강까지는 돌았다. 이번에 금강 타고 영산강을 남겨둔 상태다. 달리기는 동료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함께 시작했지만 욕심이 생겼다. 마라톤 풀코스를 한번 뛰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가 두 번 반 뛰었다. 세 번째 풀코스에서 절반은 뛰고 나머지는 너무 힘들어서 걸어왔으니까. 그런데 완주는 세 번 한 거다. 그런 중에 등산은 제일 하고 싶었던 백두대간 타는 게 꿈이었는데 이번에 이루었으니 제일 좋은 거다.

□ 전 대장은 오합지졸(?)을 이끌고 백두대간을 한 번 더 완주한 소감이 남다르겠다.
■ 전용정: 아쉬움이 남는 건 내가 등산에서 배운 것들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어서다. 예를 들면 최근에 장소영 대원이 내려올 때 보니까 스틱을 쓰질 않았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불편해서 그런다는 거다. 힘도 덜 들고 도움이 될 텐데 어떤 점이 불편하냐고 다시 물어보면서 스틱을 잡아보라고 확인을 해보니 스틱 사용법을 잘 모르고 있었다. 스틱을 어색하게 쓰니까 몸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걸림돌이 된 것이다. 배낭 매는 법, 쥐가 났을 때 스스로 처치하는 법 등 나도 선배들한테 배웠던 것들인데 잘 전해주질 못했고 이제부터라도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산에 갈 거니까. 개인적인 소감은 사실 아직도 시원한 맛이 덜하다. 백두대간 완주 보고회도 해야 하지만 아직 일이 남아있어서 그런 것 같다. 완주를 했어도 끝났다는 느낌이 없다. 모든 행사가 다 마무리됐으면 심리적으로 덜할 텐데. 아직 그런 게 좀 남아 있다.

“대원들과 함께 일차로 백두산 천지, 장군봉에 가고 싶다”

▲ 진부령에서 전용정 대장. 백두대간 남측구간 완주 인증샷.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 진부령에서 심주이 총무. 백두대간 남측구간 완주 인증샷.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 진부령에서 오동진 후미대장. 백두대간 남측구간 완주 인증샷.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 백두대간 완주 보고회는 언제 하나?
■ 전용정: 8월 29일(토) 예정하고 있다. 58회를 하면서 연인원이 7백여 명이 된다. 끝까지 완주는 못했어도 한두 번씩 참가한 분들도 꽤 된다. 통일뉴스에서 후원해 주신 분들도 있어서 그 분들에게 백두대간을 완주했다는 보고를 드리려고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사진이다. 산에 다니면서 찍었던 멋진 풍광도 보여드리고, 완주한 분들에게 완주 기념패도 증정하는 행사, 그리고 통일뉴스에 연재했던 산행기를 책자로 엮어서 그날 나눠 드리려고 한다. 

□ 보고회 할 때 북쪽 백두대간에 대한 계획도 발표하는가?
■ 전용정: 당연히 백두대간 북측구간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확히 이야기하면 북쪽에 갈 계획을 지금 세울 수가 없다. 남북관계 경색이 언제 풀릴지 모르니까 계획을 세울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제든지 갈 준비는 되어있다.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상황이 허락한다면 대원들과 함께 일차로 백두산 천지, 장군봉에 가고 싶다. 그리고 백두산에 갈 수 있다면 그 다음에는 백두대간 봉우리 중에 명산들이 많이 있다. 그런 곳을 가보고 싶다. 대표적으로 백두대간 중에는 금강산과 백두산을 가고 또 개마고원에 있는 2천 미터 넘는 봉우리를 가볼 계획이다. 칠보산은 백두대간 줄기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만약 가게 되면 가봐야 하는 곳이다. 북측에서도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산 중의 하나이니까. 

□ 남쪽 백두대간을 함께 타진 않았지만, 북측 구간에는 가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는데, 같이 갈 수 있는가?
■ 전용정: 당연히 그건 열려있다. 그런데 갈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인원이 제한될 수 있으니까.(모두 웃음)
■ 오동진: 산행 중간에 우리가 어떤 이야길 했냐면, 이번 백두대간 산행 참가자들을 우선으로 확보될 수 있는 비행기 좌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율을 정해서 추가 좌석을 정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다.(웃음)
■ 전용정: 이번 백두대간 완주로 끝난 건 아니고 북쪽에 가기 전까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남측 명산을 찾아 산행을 하면서 체력과 팀워크를 다지면서 종주대를 유지하기로 했다. 백두대간 북측구간을 완주할 때까지 우리 종주대는 유지되는 것이다. 북측 백두대간을 가고 싶은 사람들은 이런 걸 참고해서 우선순위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모두 웃음)

□ 향후 백두대간 북측구간 산행도 이뤄졌으면 좋겠다. 오늘 세 분 함께 얘기해 즐거웠다.
■ 모두: 꼭 북쪽 백두대간을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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