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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보고싶은 것'이 가장 급한 인도주의 문제"종교·시민사회,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등 인도주의 문제해결 촉구(전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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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31  19: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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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1일 통일부 앞에서'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보고싶은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더한 인도주의 문제 해결이 어디 있겠는가?"

지난 해에만 세 분이 돌아가시고 지금도 88세의 강담 선생은 폐암말기로, 박종린 선생은 직장암으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이것은 2차 송환을 희망하는 비전향장기수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고 무엇보다 절실한 인도주의적 '송환'에 관한 요구이다.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모임(민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TF'와 '북 해외식당 종업원 문제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회의', '평양시민 김련희 송환촉구모임' 등은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14명의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희망자와 평양시민 김련희씨의 즉각 송환을 촉구했다.

'먹는 것, 아픈 것, 죽기전에 보고싶은 것'. 최근 이인영 신임 통일부장관이 교착상태의 남북관계를 타개할 '인도주의적 협력'을 언급하면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 표현에 빗대어 가장 시급한 인도주의 문제는 '죽기전에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족의 비극, 분단의 상징인 비전향장기수들의 송환이 너무 절박하다"며, "오랜 형기를 마친 이들은 고령의 나이에 오매불망 두고 온 북녘땅 혈육의 품에서 생을 마감하고파 송환을 희망하고 있다"고 거듭 인도주의 문제 해결 차원에서 '송환'을 촉구했다.

더불어 "민족분단과 대결시대의 필연적 산물인 장기구금 양심수, 평양시민 김련희, 그리고 북 해외식당 종업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의 실현과 더불어 비극적인 민족적 아픔을 치유하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주의 문제 해결은 고착된 남북문제 해결의 열쇠이며, 이들의 즉각 송환은 통일부장관으로써 마땅이 해야 할 책무"라고 역설했다.

   
▲ 왼쪽부터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김동한 6.15학술본부 공동대표, 평양시민 김련희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단법인 정의와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통일부장관이 말했던 '죽기전에 만나는 것' 이것보다 중요한 인도주의 문제해결은 없다. 반드시 이것을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색국면인 남북관계를 뚫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의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며, 남과 북이 합의한 인도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평화번영으로 가는 철도, 금강산, 개성공단 등 여러가지 길을 차례차례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한 6.15남측위원회 학술본부 공동대표는 "남북이 2차송환 문제를 합의했지만 2005년 성사 일보직전에서 좌절하면서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수천 수만번의 외침이 있었으나 오불관언(吾不關焉, 남의 일에 무관심하거나 간여하지 않으려는 태도)하는 당국의 작태는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것"이라고 송환을 결단하지 못하는 당국의 각성을 촉구했다.

평양으로 송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 김련희씨는 "9년간 가족과 헤어져 있는 중에 연로하신 어머니는 2년전 실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 천륜이지만 이 나라는 천륜을 끊고 부모에게서 자식을, 자식에게서 사랑하는 엄마를 빼앗아 놓고도 아무런 가책이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뒤에서는 공화국 공민을 강제로 붙잡아 놓고 앞에서는 웃는 낯으로 북과 대화하자고 하면 그 진정성을 누가 믿을 수 있겠나"라며 "나도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처럼 할머니가 될때까지 잡아 놓을텐가"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권오헌 명예회장을 비롯한 대표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통일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으나 불발되었고 이에 다시 '비전향장기수 송환 촉구 서한'을 첨부해 장관면담을 신청했다.

   
▲ 왼쪽부터 이정태 양심수후원회 사무처장과 권오헌 명예회장 ,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이 비전향 장기수 송환 촉구서한을 전달하며 통일부장관 면담을 신청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지난 2000년 9월 2일 6.15공동선언 합의에 따라 63명의 비전향장기수 1차 송환이 이루어졌지만 그 뒤 20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2차 송환 희망자 33명은 가족이 있는 신념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중 많은 분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지금은 80~90대 노령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14명의 생존자가 남아 있을 뿐이다.

1차 송환 당시 미처 신청하지 못했던 일부 장기수, 공안당국에 의해 강제전향 당해 자격문제가 제기됐던 장기수, 그리고 정전협정 이후 반드시 송환되었어야 할 전쟁포로였지만 국군포로와 남북자 송환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른바 상호주의 논리에 제동이 걸려 수십년 감옥살이를 한 전쟁포로 출신들이 제외되었다.

잔혹한 고문으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전향을 당한 장기구금 양심수들은 '전향 무효선언'과 함께 2001년 2차 송환을 요구했으며, 2004년 대통령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강제전향은 전향이 아니'라고 규정한데 이어 2005년 통일부로부터 송환을 위한 신변정리 통보가 진행되기도 했으나 갑작스러운 상황악화로 송환이 불발되기도 했다.

탈북 브로커에 속아 평양에 가족을 두고 남쪽으로 오게 된 평양시민 김련희씨는 사경을 헤매는 늙은 부모를 그리워하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9년째 애타게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 역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낯선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비전향장기수2차송환’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전문)

“‘14명의 비전향장기수 2차송환희망자’와 평양시민 김련희를 즉각 송환하고, 북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사건 즉각 해결하라!”

남북사이 경색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통일부장관 등 남북사이 대화의 끈을 이으려는 담대한 뜻을 가진 각료 개편에 큰 희망을 갖게 되었다. 특히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꼽고, 그중에서도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을 실천하겠다는데 더욱 기대가 컸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를 명시함에 따라 63명의 비전향 장기수 1차송환이 이루어진 지 20년이 되었다. 당시 조국 땅, 가족이 있는 신념의 고향으로 송환되었어야 할 일부 장기구금양심수들은 미처 신청하지 못했던 분들, 공안 당국에 의해 강제전향 당했던 분들, 정전협정 이후 반드시 송환되었어야 할 전쟁포로였지만 전쟁포로에 관한 제네바협정에 반하여 오히려 수십년 감옥을 살렸던 전쟁포로 출신들이 제외되었다.

인간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는 이념갈등을 넘어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 당시 잔혹한 고문 등으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전향 당한 장기구금 양심수들은 ‘전향 무효 선언’과 함께 2001년 2차송환을 요구하였다. 

마침 2004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강제 전향은 전향이 아니다’라고 규정하였다. 2000년 1차 송환 이후, 2차 송환을 주장했던 33명 중 현재는 14명이 생존해 있을 뿐이다.

작년에만도 3명의 장기수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현재 88세의 강담 선생은 폐암말기로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으며, 외동딸과의 재회를 꿈꾸며 송환을 희망하는 박종린 선생 또한 직장암이라는 병마와 싸우고 있다. 

이들은 잔혹한 고문 등 수십 년 치른 옥고의 후유증과 고령의 몸으로 각종 질환을 앓고 있어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80대 후반에서 90대를 훌쩍 넘긴 이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신념의 고향으로, 가족 품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평양시민 김련희씨와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남쪽으로 오게 된 사람들이다. 

탈북 브로커에 속아 남쪽으로 오게 돼 9년이 넘도록 억류당하고 있는 김련희 씨는 사경을 헤매고 있는 늙은 부모님, 어머니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며 애타게 기다리는 딸과 그리운 남편이 있음을 호소하며 송환을 줄기차게 요구해오고 있고,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은 한 방송사를 통해 ‘국가정보원’이 기획하고 주도한 ‘유인납치사건’의 피해자임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며 “북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한 인간을 갑작스럽게 가족들과 생이별시켜 천륜을 강제로 끊게 하였으니 이것이야말로 반인권, 반인륜 범죄라 칭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들이 요구하는 마땅한 권리를 존중하고, 이념 갈등으로 좌절된 저들의 존엄과 인권이 하루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함께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대한민국이 정말로 보편적 인권이 실현되고 있는 국가라고 한다면 한결같이 자기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송환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날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권의 보편성이 강조되는 21세기 문명 시대이다. 

1948년 12월 10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에서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자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에서든지 떠날 수 있고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13조 2항)라고도 했다. 한국은 이 같은 국제인권협약에 가입한 나라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분단의 상징이던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여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이 채택되었다. 4.27 판문점 선언에는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한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족분단과 대결 시대의 필연적 산물인 장기구금 양심수, 평양시민 김련희 그리고 북 해외식당 종업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의 실현과 더불어 비극적인 민족적 아픔을 치유하는 데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인도주의 실천은 우리 민족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행되었던 분단과 대결 시대를 끝장내고, 남북의 화해와 번영을 남북관계 발전과 4.27 판문점 선언 이행에 큰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민족분단으로 인한 인도주의 문제가 더 이상 미루어져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2017년 취임하며 ‘촛불정권임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가 민족의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난 3년여 동안 한 것은 몇 번의 보여주기식 기획행사뿐이었고, 전임 통일부장관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음을 자책하며 스스로 물러났다. 

7월 27일. 동족상잔의 비극을 끝낸 정전협정일에 이인영 신임 통일부장관이 취임해 남북관계 개선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과거 민족의 자주, 평화, 통일을 외치던 이인영 장관이 ‘민족의 통일과 대번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역사에 큰 업적을 쌓을 것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리보전을 꾀할 것인지를 묻는다. ‘보고 싶은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더 인도주의 문제 해결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악질 탈북브로커에 속아 9년째 강제 억류 중인 평양시민 김련희, 총선용으로 납치돼 어언 4년째 사회와 격리돼 있는 12명 북 해외식당 종업원,그리고 무엇보다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하는 민족의 비극, 분단의 상징인 비전향 장기수들의 송환이 너무 절박하다. 

오랜 형기를 마친 이들은 연로해서 오매불망 두고 온 북녘땅 혈육의 품에서 생을 마감하고파 송환을 희망하고 있다.

인도주의 문제 해결은 고착된 남북문제 해결의 열쇠이며, 통일부장관으로써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다. 이들을 즉각 송환하라!

 
2020년 7월 31일


(추가-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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