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양 여운형 선생 73주기 추모식이 19일 수유리 몽양 묘소에서 열렸다. [사진제공-신창기]

19일 수유리 몽양 여운형 선생 묘소에서 올해는 코로나19로 유족과 정부, 사회단체 인사들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추모식이 열렸다.

올해로 벌써 가신 지 73주기 되는 해이건만
마치 하늘도 슬퍼하는 듯 새벽녘에 내리는 빗줄기에 행사를 앞두고 걱정이 되었지만
11시 쯤 서서히 비가 멈춰서 또 한 번 하늘조차 몽양 선생님을 기리는 듯했다.

지난 5월 이사장으로 새로 취임하신 강창일 이사장님은 인사말을 통해 “선생께서 온몸을 바쳐 이루려던 남과 북, 좌와 우, 갈등과 대립을 넘어선 하나 된 조국의 모습은 아직도 이루지 못하고 또다시 추모식을 하게 되어 안타깝다”는 소회를 밝혔다.

▲ 인사말을 하고 있는 강창일 몽양 여운형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 [사진제공-신창기]

이어서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은 “우리의 민주역량이 집결되지 않고는 끊임없는 우리 선열들의 희생과 세계인민의 정의의 피가 허사가 되기 쉽다”는 선생님의 유훈(遺訓)을 되새기며 “이제 우리가 그 유훈을 깊이 새겨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정의로운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얼마 전 간도특설대 활동으로 수많은 독립군을 때려잡고, 해방 후 한국전쟁을 통해 민간인을 학살한 백선엽의 죽음과 그의 현충원 안장을 놓고 벌였던 모습을 보며 “선생께서 간절히 염원하던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낙원’은 한반도의 완전한 통일국가 건설이며, 이는 더디더라도 반드시 우리민족 스스로 자주적으로 이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함세웅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장은 “조선일보 광산왕은 자가용으로 납시고, 동아일보 송진우는 인력거로 꺼떡꺼떡, 조선중앙일보 여운형은 걸어서 뚜벅뚜벅”-1936년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조선중앙일보가 폐간된 후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말을 인용하며 지금도 좌우 논쟁으로 옳고 그름을 탓하는 현실이 부끄럽고 죄스럽다 했다.

김영배 성북구갑 국회의원은 “선생이 실천으로 보여줬던 대화와 타협의 정치, 오로지 인민들의 이익을 우선에 두는 민주정치의 회복이 시급”함을 피력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밖에도 정동균 양평군수, 박겸수 강북구청장,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천준호 강북구갑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모두 표현은 달라도 ‘진정한 지도자였던 몽양 여운형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민족화합과 통합의 길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할 때’임을 밝히며 추모의 마음을 바쳤다.

▲ 이날 추모식은 코로나19로 유족과 정부, 사회단체 인사들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열렸다. [사진제공-신창기]

끝으로, 여운형 선생의 종손자인 여인성 본 사업회 이사는 “할아버지의 위대하신 민족 사랑과, 민족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서라면 이념의 좌우도, 땅의 남북도 뛰어넘어 소통하고, 정적도 탄복하게 만들었던, 통합과 융화의 정신을 본받아 국난극복의 지혜를 얻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어느새 빗방울은 그치고 푸르고 푸른 우이동 몽양 선생님 묘소에 하얀 국화꽃 한 송이 올리고 돌아서는데, 방금 전 민중가수 백자 님의 기타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던 ‘담쟁이’ 노랫말이 가슴에 파고드는 듯하다. 아! 이 뭉클함은 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것은 벽 /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중략)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벽을 넘는다/벽을 넘는다/벽을 넘는다
(생략)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