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치닫는 남북관계 위기 극복과 이행되지 않는 남북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강력한 행동전이 준비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 6.15남측위)와 민중공동행동은 1일 서울 종로구 6.15남측위 사무실에서 각계 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전국 지역과 부문에 걸쳐 풀뿌리 조직 등 2,000여 단체를 망라한 '8.15민족자주대회 추진위원회'(8.15추진위)를 결성했다.
8.15추진위는 이날 발표한 대표자 공동선언문에서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평화, 번영, 통일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으며,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요구로 민족의 자주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오늘날 한반도는 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위기는 북미, 남북공동선언이 지켜지지 않은 결과이며,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회와 정부의 민족자주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워킹그룹 해체를 첫걸음으로 대북전단살포 엄단, 8월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선제적 중단 등 북미·남북 합의를 실현하는 핵심적인 조치를 취하고 외교안보책임자의 전면 교체를 통해 정책 쇄신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정부에는 사실상 주한미군 주둔비인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강요하지 말 것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와 세균전 부대 등 전쟁 무기와 시설을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8.15추진위는 1일부터 전국 각지, 각계각층 2,000여개 단체가 나서 '남북관계 위기극복 남북합의 이행 촉구 비상시국선언'을 릴레이 기자회견과 연명 시국선언 형식으로 병행하고 청와대와 미대사관 등에서 '위기의 남북관계, 비상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제로 대표자 연속 시국연설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단체별, 지역별 실천단 활동을 통해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위한 현수막 걸기, 언론기고, SNS 활동 등 여론 결집을 위한 기획·홍보활동을 벌이고 7월 25일 전국 광역시도별로 동시 개최하는 1차 집중행동, 8월 15일 서울시내 중심에서 민족자주대회와 행진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지금까지 미국을 고마운 존재로만 생각한 경우가 많았는데 해방 이후 지금까지 75년동안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일에는 대단히 인색하고 기여한 바가 없었다. 동맹국이라면 8천만 민족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도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하면서 "우리는 주변국가들과 함께 우리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주적 입장에 서고자 한다. 8천만 민족이 똘똘 뭉쳐서 함께 나갈 때 힘이 있고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만규 흥사단 이사장은 "주한미군 주둔비, 한미워킹그룹, 사드배치, 세균전 실험실 운영 등의 문제들은 우리 민족이 간절히 원한 민족자주라는 빛나는 가치와는 거리가 먼 현실"이라며 "오는 8.15를 계기로 민족자주대회를 추진하고자 한다. 전국 모든 단체가 힘을 모으고 국민 여론을 모아 평화롭고 자주가 확보된 길로 나아가는데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주둔비 인상, 사드배치, 군산 미군기지에 공격 드론 배치 등 여러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본질적인 방안은 미국의 전지작전권 전환과 철수에 있다"며, "그럴때 남북이 함께 자주와 통일, 100년대계를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는 만큼 이번 8.15대회에서 두루 다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이번에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모습을 보면서 재작년 북미, 남북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서 지금은 완전히 무효화된 것 같은 끔찍한 위기의식이 든다"고 하면서 "이번 8.15민족자주대회를 통해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종전, 번영은 우리민족끼리의 합의에 의해서, 신뢰에 의해서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권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계기에 더 이상 여건에 좌우되지 않고 외세에 흔들리지 않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언급을 상기시키고는 "자주의 원칙아래 무너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재건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번 8.15민족자주대회를 계기로 6.15공동선언, 10.4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이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다짐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는 여전하다며, 8.15민족자주대회를 계기로 한미소파,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불평등한 요소를 정식으로 문제제기하여 평등한 한미관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광복75주년 8.15민족자주대회 서울추진위원회는 서울시청 앞에서 한미워킹그룹 해체, 남북합의 실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8.15민족자주대회 추진위원회 > 대표자 공동선언문 (전문)
그러나 오늘날 한반도는 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약속 불이행이 낳은 결과입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남북관계에 대한 방해와 간섭을 넘어서겠다는 결단이 없이는 어려운 한반도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없습니다. 총선마저도 승리한 지금, 정부가 아직도 미국과 보수세력 때문에 행동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그는 변명에 불과합니다. 남북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민족자주의 입장아래 정책을 전환해야 합니다. 체제경쟁이 아닌 상호 존중과 협력의 방향에서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한반도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원입니다. 관련국들은 긴장 완화와 평화 실현, 전쟁 종식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요구를 안고, 전국 각지, 각계각층에서 비상행동을 이어가려 합니다. 남북관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남북공동선언의 실현을 향한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7월 25일에는 전국 동시다발 범국민 행동의 날을, 다가오는 8월 15일에는 미국과 우리 정부를 향한 강력한 행동으로서 8.15민족자주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국민 여러분. 2020년 7월 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