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락 선생 35주기 추모제는 27일 오전 마석모란공원에서 유가족과 동지들을 비롯하여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창훈 통신원]

지난해 2019년 6월 25일 경기도 마석모란공원으로 이장한 이형락 선생 묘소에서 27일 오전 11시 첫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열린 이형락 선생 35주기 추모제는 유가족과 동지들을 비롯하여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되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하여 참가자들은 발열검사와 연락처 기입을 모두 마친 채 간소하게 진행되었다. 사회는 고인의 셋째 딸이자 형명재단 상임이사인 이단아 씨가 진행했다.

▲ 대구에서 온 범민련 김병길 남측본부 선생은 추도사에서 “여기 계신 이형락 선생은 대구 민중운동의 중심이고 핵심인물이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창훈 통신원]

먼저, 가족들의 제례가 있은 다음 대구에서 온 범민련 남측본부 김병길 선생이 추모사를 하였다.

김 선생은 “이곳은 나라의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이 안장된 곳이다. 이렇게 뜻깊은 곳에서 선생의 추모제를 지내니 감개가 무량하다”라고 소감을 밝힌 뒤 “나라가 분단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열사의 뜻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 계신 이형락 선생은 대구 민중운동의 중심이고 핵심인물이었다고 자부한다”고 고인의 삶을 평한 뒤 “우리는 오직 열사의 유지를 이어 자주·민주·통일을 위해 열심히 싸워 우리 대에 반드시 통일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유가협 장남수 회장은 “고인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전해 듣고 참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창훈 통신원]

이어, 유가협 장남수 회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장 회장은 “고인을 마석으로 모시기 전까지 잘 몰랐다. 고인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전해 듣고 참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후대들이 고인의 삶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유가협이 나서서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 회장의 추도사가 끝나자, 사회자 이단아 상임이사는 유가협이 1998년 422일간의 농성을 통해 쟁취한 의문사진상규명법을 거론하며 “만약 유가협 부모님들의 이런 노력이 없었더라면 저희 아버지가 46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유가협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형락 선생은 1968년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10년 형을 살고 1978년 출옥하였으나, 고문후유증으로 1985년 사망하였다.

이후 남은 이들의 노력으로 2013년에는 민주화운동보상심의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받았으며, 2009년에 서울고법에 재심을 신청하여 2014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했다.

▲ 비정규직노동자 쉼터 ‘꿀잠’ 김소연 운영위원장은 “이토록 훌륭한 분의 추모제가 이제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큰 아픔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창훈 통신원]

다음으로, 장 회장의 추도사에 이어 비정규직노동자 쉼터 ‘꿀잠’ 김소연 운영위원장의 추도사가 진행되었다.

김 운영위원장은 “오늘이 첫 공식 추모제인 줄 몰랐다”며 “이토록 훌륭한 분의 추모제가 이제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큰 아픔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이 조국의 통일을 위해 노동자들을 조직하여 통일 일꾼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꿀잠이 함께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통일운동에 함께 나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누구보다도 힘들 삶을 이어가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과 빈민들의 아픔을 극복하는 일에도 함께 나서자”고 덧붙였다.

▲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이제 우리도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현재의 어려운 남북관계를 극복하는 일에 적극 동참하자”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창훈 통신원]

마지막으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권 명예회장은 고인의 부인 한기명 여사와의 인연을 먼저 이야기하고, “고인의 뜻을 이루는 것은 우리 민족끼리 조국을 통일하는 것이며, 그 일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이 땅에서 미국놈들을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고 말하고, “최근 남북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남과 북에는 평화통일을 원하는 백성들이 전쟁을 하려는 세력보다 월등히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도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현재의 어려운 남북관계를 극복하는 일에 적극 동참하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추도사를 한 권오헌 명예회장, 김병길 선생, 장남수 회장을 비롯하여 장기수 양원진 선생, 범민련 이규재 의장, 추모연대 박중기 이사장, 범민련 김영옥 선생, 민자통 김준기 의장 등 사회원로들이 함께하였다.

유족인사로 사위 류현진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렵고 바쁘실 텐데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며 “35년 만에 이렇게 여러 어르신을 모시고 추모제를 지내니 가슴이 벅차다. 또한 그동안 가슴 한편에 쌓여 있던 한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형락 선생의 유가족들은 무죄를 확정 받고 국가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모두 모아 2018년에 부모님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형명재단’이라는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었다.

형명재단은 매년 ‘평등평화세상’을 위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의 자녀들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이 힘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2018년도부터 올 2020년까지 33명의 장학생들에게 5천만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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