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군부대 재배치가 예고된 남북관계 중대 위기 상황을 맞아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17일 일제히 입장을 발표해 깊은 우려와 대책을 제시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갈구하는 단체들은 사태의 원인과 문제를 보는 인식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지금의 위기를 '남북공동선언과 각종 합의 실천'을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데는 같은 목소리였다.
지금의 상황은 결국 우리 정부가 미국의 개입과 간섭을 용인하면서 남북공동선언과 합의 이행에 소극적이고 안일했던 정책 실패의 결과라는 따가운 질책이 적지 않았다.
민족자주의 원칙에 따라 한미워킹그룹을 거부하고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되었고, 북측의 연락사무소 폭파 방식에 대한 충격과 부정적 여론에 대한 지적과 우려도 있었다.
아무튼 더 이상의 파국은 막아야 하며, 남과 북이 합의한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서를 이행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절박한 다짐이 뜨겁다.
아래는 한국진보연대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의 성명,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입장,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을 비롯한 17일 기자회견 단체들의 기자회견문,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성명, 경실련 입장 전문.
[한국진보연대 성명] (전문) 판문점선언은 판문점선언정신 실천으로만 지킬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으로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 판문점선언 1조 1항이다.
6월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었다. 판문점선언의 상징이 무너져내렸다. 그런데 판문점선언은 폭파와 함께 무너져 내린 것이 아니라 이미 사문화되어 있었다. 남측정부는 지난 2년 동안 미국이 반대할 때마다 합의를 어기는 길을 택했고 그 결과 판문점 선언 이행율은 “0%”에 가깝다. 심지어 의지만 분명하다면 막을 수 있는 대북전단살포 조차도 방치 하였다.
북측이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꾼것도, 한미관계를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무려 2년을 기다려 왔다. 2019년 1월 1일 김정은위원장이 직접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조건 없는 재개를 제안했는데 문재인정부는 그 조차도 결단하지 못했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6월 15일 남북이 길을 찾자면서도 다시 미국의 승인을 청했다. 이 마당에도 지난 2년간 그래왔듯이 말만 있을 뿐 실천하지 않는 길을 택했다. 북측이 대북특사 요청을 일언 지하에 거절한 이유이다.
남측정부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 철저하게 동참해왔다. 나아가 한미연합군사연습과 미국산전략무기도입 등 미국의 요구를 너무 쉽게 수용하였다. 또 북한점령을 목표로하는 작전계획에 따른 전작권 전환을 명분으로 역대급 군비증강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자청하였다. 남북합의 불이행을 넘어 대북적대정책을 지속하여 온 것이다.
8천만겨레 그 누구도 되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파국을 막는 길은 오직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으로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한다>는 판문점선언 정신을 실천하는 길이다. 현 상황을 관리해보려는 얕은수로는 파국을 막을 길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선언 정신을 전면적으로 실천하라.
이 순간 웃고 있는 자는 미국이다. 북에는 대북제재로 남에는 내정간섭으로 판문점선언 이행을 철저하고 가로막고 파괴시켜 온 자는 미국이다. 우리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미국을 이대로 두고서 우리의 미래는 없다. 미국이 우리의 운명을 파괴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고, 능력도 의지도 없는 문재인정부에게 맡길 이유도 없다. 우리 손으로 미국의 내정간섭을 폭파시키고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자!
2020년 6월 17일 한국진보연대 |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긴급성명]
현 한반도 위기국면의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 6월 16일, 우리는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참담한 장면을 목도하였다. 6.15공동선언 발표 20돌에 즈음한 시기에 우리는 가장 최악의 남북관계를 맞이했다. 이제 북측의 인민군은 다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진출할 것이며, 청와대는 이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에 돌입하였다. 자칫 군사적 충돌까지 일어날 수 있는 중대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 한반도 위기 국면의 책임은 모두 미국에게 있다. 2년전 채택된 6.12 조미공동성명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미국은 대북적대정책과 대북제재를 강화하여 파탄나게 하였으며, 한미워킹그룹을 만들어 사사건건 간섭과 전횡을 부리며 남북관계 개선을 막아왔다. 최근 사태를 촉발시킨 탈북자단체의 삐라 살포 또한 미국의 지원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리고 한미군사연습, 무기증강, 사드와 생화학실험실 배치 등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대결책동을 벌이며 북을 압박하였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을 내세워 이남 정부에게 사대와 굴종을 강요하면서 남북관계의 어떤 것도 자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도록, 치욕적인 예속의 올가미를 오랫동안 씌워온 것도 바로 미국이다. 그 후과가 오늘의 사태를 만든 것이다. 우리는 미국에게 요구한다. 트럼프는 강건너 불구경처럼 먼 나라 일이라고 팔짱만 끼고 지켜보지 마라. 다음 과녁은 바로 미국을 향하게 될 것이며, 중대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결국 미국이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갈 것이다. 미국은 대북제재와 대북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다시금 6.12 조미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여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와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에게도 경고한다.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북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북에 대해 ‘강력경고’와 ‘보복조치’를 운운하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며, 돌아오는 후과의 모든 책임은 문재인 정부가 져야 할 것이다. 또한 사대와 굴종을 강요하는 한미동맹을 스스로 파기하고, 주한미군의 철수를 미국에게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미군주둔비, 사드, 생화학실험실 등의 문제가 근원적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반미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거족적인 반미투쟁을 벌여야 한다. 70여년 동안 사생결단으로 싸워온 우리 민족 대 미국과의 대결을 이제는 종지부를 찍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과 자주통일을 맞이하기 위해 전국 경향 각지에서 강력하고 대중적인 반미투쟁을 벌여야 한다. 이제 70년 사대굴종의 오욕의 역사, 친미사대분단체제를 해체하는 반미투쟁의 길에 모두 함께 나서자!
2020년 6월 17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입장 (전문) 지금은 더 나은 남북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6.15공동선언은 남북이 함께 이루는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담은 합의임을 믿습니다. 6.15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이때, 안타깝게도 북한은 공동선언과 각종 합의가 시행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연이어 강경대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6월 16일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고, 개성과 금강산에 군부대를 다시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금강산과 개성은 어렵게 일군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라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남북 관계의 발전에는 국제 관계와 국내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납득하면서도,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금강산과 개성을 넘어서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음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알고 자책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는 북한에게도 부담이지만 우리에게도 마찬가지 부담임을 이번 사건은 잘 말해줍니다. 우리는 북한의 강경대처 이면에 자리한 답답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분명하고 확실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연락사무소 폭파, 군부대 재배치와 같은 방법이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불필요한 강 대 강 대응은 문제해결에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오히려 지금이 금강산, 개성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공간을 더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 지구적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남과 북이 힘을 모을 때입니다. 초발심으로 돌아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으고 행동합시다. 위기일수록 만나서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일의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갈 길이 험난해도 남과 북이 함께라면 능히 돌파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남북이 이번 일을 전화위복 삼아 공동선언과 각종 합의를 실천하는데 노력함으로 더 큰 하나가 되는 날이 곧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도 발원 합니다. 2020년 6월 17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불 교 원 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즈음한 판문점‧평양선언이행 촉구 기자회견문 (전문)
북한 당국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말라!
아니다! ‘새로운 평화시대’는 계속되어야 한다. 일상 속에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 다시 극단적인 군사적 대결로 돌아갈 수는 없다. 민족의 명운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판문점/평양 선언과 남북 군사합의서는 반드시 이행되어야만 한다. 이는 8천만 겨레와 세계평화애호민에 대한 준엄한 약속으로 남북 당국이나, 미국의 이해에 따라 그 구현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그 끝이 극단적인 군사적 대결과 전쟁일 수밖에 없는 모든 정치군사적 조치들을 즉각 중단하고 판문점/평양 선언, 남북 군사합의서 이행을 위한 전향적 조치를 전면적으로 취해 나갈 것을 남북 당국에 엄중히 요구한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평양 선언을 즉각 전면 이행하라! 이번 남북대결의 발단이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남한 수구세력의 눈치를 보며 대북 전단 살포를 방치한 데 있다는 것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대북 전단 살포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를 약속한 판문점 선언 2조 1항 위반이다. 그동안 대북 전단 살포는 확성기 방송과 함께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어 왔다. 2014년 10월, 박근혜 정부 하에에도 대북 전단 살포 때문에 남북 간 총격전이 벌어지고 전쟁 위기를 맞은 바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 당국의 수많은 경고에도 대북 전단 살포를 방치했다. 대북 전단 살포 방치가 남북관계의 파탄으로 이어지리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는 무능의 극치요 알고도 방치했다면 무책임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대북 적대적 입장을 취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도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을 근거로 11차례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은 바 있다. 주민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대북 전단 살포 중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도 정작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노래한 문재인 정부는 이를 막지 않았다. 이 모순을, 이 무책임을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6·15 공동선언 20주년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조치들도 사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방안은 하나도 없이 추상적인 내용뿐이다. 해결 방안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고 너무나 자명하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철도 연결 등 판문점/평양선언의 즉각, 전면 이행에 그 길이 있다.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단절되지 않고 뿌리 내릴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이다. 북한 당국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마라!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폭파한 비무장지대 감시초소를 재건하며 대남 전단 살포 의사를 밝히고 있다. 대남 군사적 대결 강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런 대응 또한 모순이다. 남한의 대북 전단 살포 방치에 대한 북한의 일련의 대남 극한 대응이 남한의 판문점/평양선언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 재군사화는 남한 당국의 판문점/평양선언 이행의 길을 전면 차단하는 것이며, 이로써 북한 스스로가 판문점/평양선언을 파탄낸 것으로 되기 때문이다. 폭파 방식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기는 이미 남한 국민들에게 씻기 어려운 큰 충격을 주었다. 여기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 군사화 조치까지 더해지면 ‘새로운 평화시대’에 대한 북한 당국의 진정성은 남한 국민들로부터 근본적으로 의심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향후 남북관계를 다시 회복시키는 데서도 넘기 어려운 장벽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런 결과야말로 교각살우의 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에 우리는 북한 당국에 더 이상 남북관계를 악화시키지 말고 오로지 대화와 협상으로 현 상황을 타개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남북은 민족을 수차례나 공멸시킬 수 있는 가공할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의 대결과 위기 국면이 자칫 국지전과 전면전으로 치닫는다면 핵전쟁의 참화 속에서 민족의 내일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재래식 군축을 천명한 판문점/평양선언이 소중하며 우리 민족의 생명줄인 것이다. 그래서 민족의 모든 지혜와 힘을 모아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판문점/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이행에 나서야 한다. 지금 이행하지 않으면 우리 민족에게 내일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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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입장 2020.6.17-북한은 강경 대응을 중단해야 한다(전문) 정부는 안일한 낙관론 대신 실질적 변화를 이끌 정책을 제시하라 북한은 강경대응을 암시하는 담화를 발표한데 이어 어제(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는 남북관계가 과거로 회기 하는 것으로, 남북 합의 위반이다. 경실련은 대화가 아닌 극단적 조치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의지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음을 밝히며, 북한은 무력시위를 포함한 강경대응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
[전국농민회총연맹 성명서] (전문) "청와대는 제발 정신차려라!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의 책임은 어디에 있나?" 남북정상이 만나 약속한 것 중 남측에서 지켜진 사안이 있는가? 북을 찬양하고 북에 동의한다고 국가보안법을 들이댈 수도 있지만 입이 있기에 분명하게 말하고 넘어가자. 이번에 북측이 더 이상 참지 않고 남북 관계를 적대적 관계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정부와 남측의 대북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북이 내부 문제 때문에 남에 화풀이 하는 정도로 치부했다. 좀 견디면 정상화될 것이라는 망측한 이야기만 하더니 결국 오늘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청와대는 제발 정신 차려라! 말로만 가져올 평화와 통일이었으면 진작에 이뤄냈다. 민족간, 남북간의 문제조차도 미국의 눈치 보느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것이 북측의 주장이고 종국에는 남북관계를 이제는 적대적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것 아닌가? 북측 입장에서 개성공단, 금강산은 군사적 전략요충지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북은 그런 군사적 요충지를 남에 양보하며 조상했던 2곳의 남북합작 지역에 다시 군대를 주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 또한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적대적 관계”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간곡히 호소한다. “제발 입으로 말만 뱉지 말고 뱉은 말은 반드시 행동하라!” 2020년 6월 16일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성명](전문) 정부는 이제라도 미국 눈치보기를 중단하고 다시 민족의 손을 잡아야 한다! 6.15공동선언발표 20주년을 하루 지난 오늘, 개성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었다는 소식은 파탄난 남북관계의 현실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제재니 승인이니 하는 미국의 방해 핑계만 대다가 결국 이 사단이 나고 말았다. 오늘의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의 책임은 누가 뭐래도 남북이 합의한 내용들을 지키지 못한 우리 정부에게 있음을 뼈아프게 인정해야 한다. 이는 8천만 겨레 앞에 사죄해야 할 일이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상봉은 유엔제재 대상이 아니니 미국과 논의 없이도 시행하라는 전문가들의 충고와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다. 촛불정부라고 자임하면서 왜 국민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계속 미국 눈치만 보고 있었는가. 남북관계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도 하지 않는 이런 미국을 믿고 탈북자단체는 보기에도 역겨운 전단지를 살포하며 평화를 방해하는데 이를 제지하지 않고 손 놓고 있었던 것도 통탄할 노릇이다. 계속되는 북측 당국자들의 담화문과 북측인민들의 분노를 보고도 안일하게 내 놓은 통일부의 2줄 입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6.15 20주년 연설문은 실망 그 자체였다. 차라리 미국의 방해로 인해 남북관계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사과하고 처음부터 다시 차근차근 시작하자고 솔직하게 말했어야 한다. 많이 늦었지만 더 심각해지기 전에 당장 북측과 대화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평화와 통일을 방해하는 미국과 적폐세력의 방해에서 벗어나 오로지 민족의 이익만을 위해 자주적인 태세를 갖춰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다시금 강조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 과오를 먼저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미국 눈치보기를 중단하고 민족의 손을 잡아야 한다. 2020년 6월 16일 |
(수정-18일 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