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오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적으로 폭파한 가운데, 외신들은 이를 단행한 북한의 의도에 초점을 맞췄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각) 분석기사에서 북측이 폭파 이유로 내세운 ‘대북 전단 살포’의 주체가 남측 당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광범위한 긴장의 결과”라고 봤다.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주고받는 북미협상이 교착된 상태에서, 남측을 때려서 미국에 압력을 가하는 전술일 수 있다는 것.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2018년 이후 지속된 ‘데탕트’를 깨려고 숙고하는 기류이기는 했으나, “보다 더 공격적인 태세”로 돌아섰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북미정상회담 전망은 극히 희박하다며, “향후 북미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북한의 태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때 ‘화해의 전령’이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번 조치들을 주도하고 있다며 “그녀가 온건세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회의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해설 기사를 통해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실패한 북미대화를 중재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메시지였으나, “워싱턴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측의 연락사무소 폭파로 지난 2년간 지속된 남북 간 ‘데탕트’는 깨졌다고 봤다. 나아가 1953년 7월 정전협정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는 기술적으로 여전히 전쟁상태라는 엄연한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경멸이 깊어진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좌절감이 있고 16일 연락사무소 폭파는 서울만큼이나 워싱턴에도 신호를 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봤다. ‘코로나19 팬데믹-경제붕괴-대규모 인종차별 항의시위’ 3중고로 재선 전망이 불투명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공세에 화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AP통신>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스티븐 비건 부장관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외교담당)과 만나기 위해 16일 하와이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비건 부장관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겸하고 있다. 양측은 17일 히캄 공군기지에서 만난다. 

(추가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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