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수의 탈을 쓴 양공세력을 엄계하자

= 우익의 28「데모」와 시민의 표정=


대한민국 판도 안에서는 우익이라고 내세우면 반드시 반공하는 세력인양 취급되고, 또 반공이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애국 애족하는 듯이 간주되는 매우 후진적인 사고방식이 판을 쳐왔고, 제2공화국이 수립된 오늘날에 있어서도 역시 이러한 후진성이 올바르게 비판되지 못하고 있음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건전한 보수정객들이 해야 할 책무의 하나는 상기한 바와 같은 고루한 시대착오적 사고를 하루빨리 청산하는데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지 못한다면 한국의 우익정치세력은 보수의 탈을 쓴 양공세력으로 전락한 채 영영 구제될 길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현실정치는 사정없이 가혹한 것이며, 한국정치인만이 민주정치의 초보적 강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제정세와 보조를 맞춰 나가야할 피치 못할 숙명을 지닌 현실정치인들은 그의 위치가 보수에 있건 혁신에 있건 간에 항상 진취적인 사고와 공산주의의 세기적인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세기적인 공산주의 도전에 대응한다는 것은 이승만식의 반공수법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과는 전연 그 각도를 달리하는 것이다. 이승만식 반공수법은 북진통일 정책과 완전히 일치된 「때려라 부숴라 공산당!」이란 폭력행사였다.

3차대전의 발발이 불가피하다는 전망하에 이승만은 대공책을 무력일변도로선에 귀일시키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승만식 수법은 모든 정적을 공산당을 몰아 「때려라 부숴라 공산당!」의 국시 = 폭력으로 반대당의 존립을 철저하게 봉쇄하려했었다. 지금 집권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승만식 수법이 얼마나 악독하였다고 하는 저간의 사정을 몸소 경험한 체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북진통일 정책을 배격하고 평화통일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며, 동당의 반공정책이 「때려라 부숴라 공산당!」이라고 하는 유물을 내세워야 할 하등의 이론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만일 입으로만 평화통일을 부르짖고 실제행동에 있어서는 「때려라 부숴라 공산당!」의 수법을 쓸 생각이라면 공산정권이 매일같이 평화통일을 선전하면서 간첩을 대량으로 남파하는 파괴행동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고 단정해야겠다.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28일에 거행된 소위 우익단체총연합이라고 하는 양공세력에 의한 「데모」는 건전한 혁신세력뿐만 아니라 건전한 보수세력에 의해서도 꼭 같이 비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상기 「데모」 대원들은 혁신세력을 무조건 용공세력이라고 단정했을 뿐만 아니라 「때려라 부숴라 공산당!」식의 구호를 고창하여 시민들로 하여금 피비린내 나는 좌·우폭력 대결의 전주곡을 듣는 듯한 악인상을 갖게끔 했던 것이다. 

공산주의의 도전은 무력통일이나 「때려라 부숴라」의 수법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함은 상식이하의 정리려니와 부지런히 그리고 성실하게 승공태세를 갖춰야할 이 마당에서 휘발유를 남비하면서 노부녀를 「트럭」에다 싣고 다니는 「데모」는 오히려 양공의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함을 거듭 말해둔다.

▲ 사설/보수의 탈을 쓴 양공세력을 엄계하자 [민족일보 이미지]

社說

保守의 탈을 쓴 養共勢力을 嚴戒하자
= 右翼의 二八「데모」와 市民의 表情 =

 
大韓民國版圖안에서는 右翼이라고 내세우면 반드시 反共하는 勢力인양 取扱되고 또 反共이라고 하면 自動的으로 愛國愛族하는듯이 看做되는 매우 後進的인 思考方式이 판을 쳐왔고, 第二共和國이 樹立된 오늘날에 있어서도 역시 이러한 後進性이 올바르게 批判되지 못하고 있음은 大端히 遺憾스러운 일이다.

健全한 保守政客들이 해야 할 責務의 하나는 上記한 바와 같은 고루한 時代錯誤的 思考를 하루빨리 淸算하는데 있을 것이다. 萬一 그렇지 못한다면 韓國의 右翼政治勢力은 保守의 탈을 쓴 養共勢力으로 轉落한채 영영 救濟될 길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現實政治는 事情없이 苛酷한 것이며, 韓國政治人만이 民主政治의 初步的 講義를 반복하고 있는 것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國際情勢와 步調를 맞춰 나가야할 避치 못할 宿命을 지닌 現實政治人들은 그의 位置가 保守에 있건 革新에 있건 間에 恒常 進取的인 思考와 共産主義의 世紀的인 挑戰에 對應할 수 있는  勇氣와 自信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世紀的인 共産主義 挑戰에 對應한다는 것은 李承晩式의 反共手法을 그대로 踏襲한다는 것과는 全然 그 角度를 달리하는 것이다. 李承晩式 反共手法은 北進統一 政策과 完全히 一致된 「때려라 부숴라 共産黨!」이란 暴力行使였다.

三次大戰의 勃發이 不可避하다는 展望下에 李承晩은 對共策을 武力一邊倒路線에 歸一시키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李承晩式 手法은 모든 政敵을 共産黨을 몰아 「때려라 부숴라 共産黨!」의 國是=暴力으로 反對黨의 存立을 徹底하게 封鎖하려했었다. 지금 執權하고 있는 民主黨은 李承晩式 手法이 얼마나 惡毒하였다고 하는 這間의 事情을 몸소 經驗한 體驗을 通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民主黨은 北進統一 政策을 排擊하고 平和統一 政策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며, 同黨의 反共政策이 「때려라 부숴라 共産黨!」이라고 하는 遺物을 내세워야 할 何等의 理論的 根據가 없는 것이다.

萬一 입으로만 平和統一을 부르짖고 實際行動에 있어서는 「때려라 부숴라 共産黨!」의 手法을 쓸 생각이라면 共産政權이 每日같이 平和統一을 宣傳하면서 間諜을 大量으로 南派하는 破壞行動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何等 다를 것이 없다고 斷定해야겠다.

이러한 見地에서 우리는 二十八日에 擧行된 所謂 右翼團體總聯合이라고 하는 養共勢力에 依한 「데모」는 健全한 革新勢力뿐만 아니라 健全한 保守勢力에 依해서도 꼭 같이 批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理由는 簡單하다.

上記 「데모」 隊員들은 革新勢力을 無條件 容共勢力이라고 斷定했을 뿐만 아니라 「때려라 부숴라 共産黨!」式의 口號를 高唱하여 市民들로 하여금 피비린내 나는 左·右暴力對決의 前奏曲을 듣는 듯한 惡印象을 갖게끔 했던 것이다. 

共産主義의 挑戰은 武力統一이나 「때려라 부숴라」의 手法으로 解決될 수 없다고 함은 常識以下의 定理려니와 부지런히 그리고 誠實하게 勝共態勢를 갖춰야할 이 마당에서 揮發油를 濫費하면서 老婦女를 「트럭」에다 싣고 다니는 「데모」는 오히려 養共의 結果를 가져올 뿐이라고 함을 거듭 말해둔다.

<민족일보> 1961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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