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노 / 워싱턴 시민학교 이사

 

몇 주일 동안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가 없자, 약삭빠른 <Daily NK>가 가장 먼저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국내 보수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미 CNN까지 이를 퍼 날랐다. 또 다시 김 위원장이 세계적 관심 인물이 됐다. 날고 긴다는 논객들이 이 소식을 퍼 날랐다. 실각, 내부동요, 권력투쟁, 중국개입, 중병, 사망설 등 상상을 초월하는 엉터리 뉴스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특히, 미 CIA 산하 NED 및 여러 NGO 자금지원을 받는 친미반공 인권단체들이 더 극성스럽게 엉터리 소설을 만들어냈다.

한편, 청와대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비롯 정세현 평통 수석부의장과 문정인 특보도 김 위원장은 평상시와 같이 집무하고, 또 북녘엔 어떤 특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했다. 웬걸, 지난 5월 1일, 건강한 모습의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 준공식에서 테이프를 끊는 공개활동 모습이 일약 전 세계에 특종 뉴스로 타전됐다. 가짜뉴스를 쏟아내며 우쭐대던 논객들이 쥐구멍 찾기에 분주하게 됐다. 그런데 가장 악랄한 가짜뉴스를 퍼 돌린 탈북자들은 전혀 과오를 반성 않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게 공통된 특징이다.

희대의 가짜뉴스로 세인의 주목을 독차지한 인물이 탈북자 의원 당선자 신분인 태영호와 지성호다. 의원 신분의 탈북자라는 특이한 배경 때문에 해내외 언론 매체들이 이들의 발언을 더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들은 의원 신분을 망각하고 과거에 해오던 버릇대로 막말뉴스를 거침없이 내쏟았다. 금세 자기 발언이 모조리 가짜로 들통 났는데도 위풍당당하게 변명을 해댄다.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 사과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들통 나기 사흘 전 태영호는 CNN과 인터뷰를 했다. 김 위원장은 “혼자 일어설 수도,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는 점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확신에 넘치는 발언을 했다. 또, 지성호는 “김 위원장 사망 99%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이건 내가 갖고 있는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자기가 북녘에 대단한 정보망을 갖고 있는 것처럼 꾸며낸 수작의 일면이 엿보인다.

반북 선전선동 전문가인 탈북 강철환과 강명도는 자기 유튜브 TV를 통해 제철을 만난 듯 유고설을 복창하면서 북한의 붕괴가 멀지 않았다고 외쳤다. 또 강명도는 지난달,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장에 갔다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이 두 탈북자들도 태영호 지성호 못지않게 엉터리 거짓말을 마구 능청스럽게 해댔다. 이제 이들의 발언이 백일하에 모조리 거짓으로 들통 났지만, 아무도 뉘우치는 기색조차 보이질 않는다.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뻔뻔하기 짝이 없다.

명색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가짜 뉴스로 국민을 속이고 불안케 한 행위는 의원으로서의 자격미달이다. 국민을 모욕한 처사일 뿐 아니라 국회 명예를 실추시켰다. 무엇보다 나라의 위신을 크게 손상시켰다. 남북 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은 반민족, 반통일 행위는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당사자에게 국한될 게 아니라 통합당에 더 큰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민주당은 통합당에 사과를 촉구했지만, 통합당은 취약한 북한리스크가 문제라며 정부 책임으로 돌리고 빈손을 턴다. 그 당에 그 탈북 의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만 열면 CNN을 가짜뉴스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CNN뉴스 보도가 완전히 가짜로 드러났다. CNN은 가짜뉴스가 아니라는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CNN은 정정보도나 사과를 하기는커녕 여러 영상에 나온 김 위원장의 얼굴이 실물인지 조작된 건지 알 길이 없다면서 도리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공영방송의 자세가 아니다. 아주 비겁한 행위다. 이제는 트럼프가 CNN을 가짜뉴스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반북 극우 호전광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도 “김정은 유고가 확실하다”고 거들었다. 큰소리 치더니 여태 실수했다거나 사과를 않고 있다. 한편, 트럼프와 국무성은 가짜뉴스 소동에 편승하지 않고 신중하게 발언한 건 참 다행이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재개 모습을 트럼프는 반색했다. 좋은 징조다. 북미 대화의 끈을 붙잡고 있겠다는 신호로 보인다.

여기서 이번 일련의 소동이 벌어진 배경과 태영호와 지성호의 국회 진출 이유를 살펴보는 게 아주 유익할 것 같다. 미일은 보수우익에 의한 한국의 정권 교체가 공동 목표일 것이다. 그런데 보수의 전멸로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부서졌다. 거기에 더해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뭔가로 남북 관계를 비틀 구실이 필요했다. 이상적 조건인 적정수준의 한반도 군사적 긴장과 위기 상태 유지를 위해서 미 네오콘이나 군산복합체가 조작해낼 릴 수 있는 수단은 많다.

크게 봐서 이번 가짜뉴스 소동과 두 탈북 의원의 탄생은 남북 관계를 완전 파탄내려는 공작의 일환으로 보면 맞을 것 같다. 태영호는 공금횡령, 미성년 강간 전과범이고 지성호도 국가재산 절도범이다. 이들이 후일 문제꺼리가 된다는 걸 알면서 의원을 만들었다. 물론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건 뻔하다. 이들의 국회입성은 문 정권을 흔들고 북을 자극해 도발을 유도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판단된 때문일 것이다. ‘총독’ 노릇을 한다고 전 국민의 규탄을 받는 해리스 미 대사의 작품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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