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치산 출신 장기수 정관호(96) 선생이 열 번째 시집 『가고파』 출판을 준비 중에 있다. 시집 출간에 앞서 20여 편을 골라 격일(월 수 금)로 연재한다. 정 선생은 <통일뉴스>에 2008년 8월부터 2012년 5월까지 200회에 걸쳐 시와 사진으로 된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를 연재한 바 있다. / 편집자 주 |
또 한 분이 가셨다
가끔 만나서 서로 통하던 사이
그가 또 먼저 가는구나
인민군 군관으로 일선에서 싸우다가
낙동강 도하작전에서 부상해 치료 중
후퇴 길에 낙오되어 빨치산이 되었다
침공군과 싸우다가 또 총상을 입고
잡혀서 군사재판을 받을 때
신분을 밝히고 거제도로 보내 달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형을 살고 세상에 나왔지만
지녔던 마음 끝까지 지키며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믿고
고난의 나날들을 신념으로 살았지만
세월은 그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아
가슴 아프게 또 한 분이 가셨다.
| 저자 소개 1925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남. 원산교원대학 교원으로 재직하던 중 6.25전쟁으로 전라남도 강진에 내려왔다가 후퇴하지 못하고 빨치산 대열에 가담. 재산기관지 ‘전남 로동신문’ 주필 역임. 1954년 4월 전남 백운산에서 생포되어 형을 삶. 저서로는 음악 오디오 에세이집 『영원의 소리 하늘의 소리』,『소리의 고향』이 있고, 시집들 『꽃 되고 바람 되어』,『남대천 연어』,『풀친구 나무친구』,『한재』,『아구사리 연가』, 역사서『전남유격투쟁사』, 장편소설 『남도빨치산』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역편저가 다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