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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 올림픽의 이면<연재> 전영우의 미디어와 사회 (21)
전영우  |  youngwoo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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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6  0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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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 / 전 인천대 교수

 

필자의 말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는 소통의 도구이자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미디어를 읽는다는 것은 거울에 비친 우리 자화상을 본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사회를 성찰하고 뒤돌아보는 글이 되고자 합니다. 이 글은 매주 목요일에 게재됩니다.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축제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모여 순수한 스포츠 정신으로 기량을 겨루는 축제의 장이다. 감동적인 스토리도 쏟아지고 훈훈한 미담도 생겨난다. 그런 올림픽이 2020년에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까지 올림픽 정상 개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이제 연기나 취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아베 내각에서 후생상으로 일했던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 지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올림픽 정상 개최 확률은 10%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기할 가능성이 40%, 취소할 가능성이 50%로, 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요이치 전 도쿄도 지사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 또한 제시했는데, 이를 통해 그동안 간과했던 올림픽의 이면에 대한 사실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도쿄 올림픽 개막은 7월 24일이고, 참가 선수들의 엔트리는 최소 6월 말까지는 확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전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올림픽 예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거의 국경을 봉쇄하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선수 선발을 위한 예선전은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상황이 극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한 참가국들이 선수를 시간 맞춰 선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를 비롯한 몇몇 국가는 아예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올림픽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올림픽을 1년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연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최근 IOC의 발표를 봐도 올림픽을 연기하는 것은 이미 확정된 사실처럼 보인다. 연기한다면 어느 시점으로 연기를 하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여름 이후로 연기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를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요이치 전 도쿄도 지사는 연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올림픽은 항상 여름휴가철에 개최된다. 왜 올림픽이 항상 무더운 한여름에 개최되는지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면, 요이치의 주장에 그 답이 있다. 미국 방송국의 올림픽 중계권 때문이다. 전 지구촌의 축제인 올림픽은 결국에는 미국 방송사의 이익에 좌우되는 행사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NBC 방송국은 2014년부터 2032년까지의 올림픽 미국 중계권을 독점하고 있는데 그 대가로 무려 120억 달러(약 13조 원)를 이미 지불했다. 이는 올림픽을 통해 얻는 IOC 수입의 73%를 차지하는 액수이다. 그러니까 올림픽을 치르며 발생하는 수익의 절대적 비중은 미국 방송사의 중계권 수익에서 나오는 것이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시기가 반드시 여름휴가철이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중계권 비용을 지불하는 미국 방송사의 수익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강국인 미국에서 방송사가 스포츠 중계로 벌어들이는 돈은 천문학적이다. 가장 인기 있는 경기인 미식축구 결승전 NFL 슈퍼볼은 30초짜리 광고에 최소 500만 달러를 호가한다. 광고료가 1초에 2억 원인 것이니 엄청나게 비싼 광고이고 따라서 이런 스포츠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가진 방송국의 광고 수익도 어마어마하다. 미식축구, 프로 야구, 프로 농구 등 이런 인기 있는 스포츠는 대부분 여름휴가철에 경기가 없다. 올림픽이 미국의 여름휴가철에 개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 스포츠 중계를 통한 광고 수익이 없는 시점에 맞춰 올림픽을 개최해서, 미국 방송국의 광고 수익을 보장해 주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 개최 시점도 그렇지만, 경기 시간을 보면 개최국 시간으로 이른 아침에 경기가 배정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로 미국 현지 시간으로 프라임 타임, 즉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후 7시에서 11시 사이에 맞추기 위해 경기 시간을 조정한 결과이다. 미국 방송국의 이익을 위해 시간을 조정하다 보니, 정작 개최국에서는 상식에 벗어난 시간대에 경기가 열리는 것이다.

이렇듯 올림픽은 미국 방송국의 광고 수익에 좌우되는 행사가 되었고,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도쿄 올림픽은 연기될 가능성보다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연기를 하더라도 연말로 연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1년이나 2년을 연기하여 미국 여름휴가철에 맞춰 개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의 상징성으로 미뤄볼 때 1, 2년을 연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기에 아예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림픽뿐만 아니라 코로나19는 결국 지구촌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모든 민영병원을 국유화하는 조치를 취했고, 미국에서는 민영 의료의 폐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고 민영의료체제에 대한 반성과 개선이 뒤따를 것이다. 더불어 도쿄 올림픽의 성패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도, 그리고 올림픽이 미국 방송사의 이익에 좌우된다는 사실도, 코로나19가 새삼스레 알려준 사실이다. 신종 바이러스 하나가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밝히고 인류가 새로운 체제를 고민하게 만들었으니,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 약력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
미국 위스컨신대학교 언론학석사
미국 서던미시시피대학교 언론학박사
인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
인천광역시 국제교류재단 대표 (전)
한국광고학회 이사 (전)
스페인 말라가대학교 한국사무소장 (현)
저서: "광고, 상품, 쇼핑의 노예들" "글로벌 시장과 국제광고" "현대광고학" "수제맥주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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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20-03-27 10:28:18
바이러스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군요........................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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