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코로나19 대재앙이 지구촌을 휩쓸어 인류는 생존을 위협받는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CNN(3/22) 보도에 의하면 ∆세계 확진자 328,000명에 사망 14,366명, ∆미국 확진자 30,000명에 사망 384명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이탈리아로 확진 54,000여명에 사망 5,000명이 넘고, 하루에 793명의 사망자를 내는 기록도 나왔다고 한다. 한국은 사망 119명으로 지금 진정세에 들어갔다고 한다. 코로나 대처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찬사가 세계 도처에서 쏟아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발생 보도와 동시에 즉시 국경을 봉쇄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 사망자가 한 사람도 없다는 공식 보도를 자주 내놓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남북미 정상 간 따뜻한 친서들이 오갔다. 지난 3월 초,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와 싸우는 남녘 동포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해왔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즉시 답신을 보냈다. 김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친서를 보낸 바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2달 만에 또 친서를 보냈다. 코로나 방역과 관련한 협력과 북미 관계 추동 구상을 담은 친서라고 김여정 부부장이 3월 22일 밝혔다. 김 부부장은 따뜻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두 분의 친분관계가 북미 간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며 “공정성과 균형” 보장이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적대정책 해소를 염두에 둔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생명만 앗아가는 게 아니라 세계 경제를 파괴하는 또 하나의 문제를 안긴다. 대재앙, 최대 위기에 직면한 지구촌은 과거와는 달리 서로 돕고, 아끼고, 보듬는 인류애가 절박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나만, 우리만, 내 나라만 무사하면 된다는 생각은 더 이상 통하질 않는다. 코로나는 국경이 없어서다. 지구촌은 상호 밀접하게 서로 연관돼 있어서다. 국제적 협력과 공조가 필수라는 말이다. 이런 가공할 위기, 비상시국을 맞아 선진국들 중, 특히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차대하다.

미국의 소리(3/22)는 트럼프가 이란, 북한을 비롯해 모든 나라에 미국이 새로 출시할 검사 장비를 제공하는 게 열려있다고 말했다는 걸 보도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도 의료 협력을 밝힌 바 있다. 생산적 제안이다. 환영할 일이다. 말로 생색이나 내고 선거용 여론몰이에 관심을 쏟는다고 비춰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트럼프는 이번에 분쟁보다 평화, 탐욕보다 협력, 공생공존이 절감하다는 걸 터득했으리라 믿어지기에 지구촌을 위한 보건, 경제, 평화에 전념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세계 도처에 벌려놓은 온갖 제재를 해제하는 게 지구의 대재앙을 조기 극복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에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경제제재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무고한 백성들을 조용히 죽이는 살인이다. 전면 제재 해제가 어렵다면 민수 생명과 직결되는 제재 일부라도 당장 풀어야 한다. 의료 접근 차단은 가장 잔인한 비도덕적 인권 유린이다. 미국이 가하고 있는 제재 피핵국 중 하나인 쿠바가 세계 도처에서 펼치는 의료봉사 모범은 옷깃을 여미며 고마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의료 강국 쿠바는 코로나와 씨름하는 자메이카를 비롯한 남미 5개국에 의료진들을 파견했다. 코로나 피해가 가장 극심한 이탈리아가 의료진 부족으로 비명을 질러대자 지체 없이 3월 2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 쿠바 의사 간호사 52명을 급파했다.

이달 초, 서울의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들이 세계적 마스크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 운동을 격렬하게 벌렸다. 이 공단은 숙련공과 시설이 완비돼 있어 하루 1,000만장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며 세계적 요구를 충족시킬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 정부는 미온적 태도를 보였고, 미 국무부는 즉각 거부하고 말았다. 시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무고한 지구촌 시민들이 마스크를 달라고 조석으로 울부짖질 않나… 어찌 이 떨리는 목소리가 들리질 않나… 사람의 목숨 이상 중요한 게 어디 있나. 여기에 무슨 놈의 사상, 이념, 정치, 제재가 끼어들 자리가 있겠나, 말이다.

대선과 코로나19로 이중고를 겪는 트럼프의 어려운 처지를 모를 이 없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슬기롭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평양에 제의한 보건 협력도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더 절박하고 중요한 것은 민생과 생명에 직결되는 경제 제재 일부라도 해제하는 일이다. 의약품 및 의료기기 접근은 우선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위기를 트럼프가 공유하고 함께 손잡고 극복한다는 모습을 세계에 과시할 필요가 있다. 그건 북미 관계 개선과 북핵 해결에도 결정적 공헌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따라서 노벨평화상도 받아놓은 밥상이고, 재선 성공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게 확실하다. 좀 더 욕심낸다면, 북미 두 정상의 특별 인연을 백분 활용, 코로나 극복 즉시 김정은-트럼프 두 정상이 약속했던 2019년 ‘하노이 북미공동성명’을 좀 더 보완해 서명해야 한다. 지구촌의 열광적 지지 환호가 천지를 진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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