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미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기 시작하면서 현지 교민들도 귀국길이 막혀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외교부는 일단 한인회를 중심으로 항공편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으면 전세기 투입을 고심하고 있다.

20일 0시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확진자는 3만5천713명이다. 중국 8만1천17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외교부에 따르면, 4천여 명의 교민 중 밀라노 421명, 로마 150명이 귀국을 희망하고 있다. 현지 한인회를 중심으로 대한항공과 협의해 전세기를 띄울 예정이었지만, 쉽지 않은 상황.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인회가 항공사랑 협의했는데 결론이 안 났다. 정부가 (비행기를) 섭외 중”이라며 “예산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전세기 운영하는 데 예산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아 예산 당국과 협의해서 융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확진자 급증으로 교민들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당국자는 “(교민 확진자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보는데 그 숫자까지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 유럽 내에서 진단 검사 받기가 쉽지 않다고 알고 있다”며 “실제로 우리 국민 중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은 분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외교부는 지난 18일 전세계에 여행경보 1단계를 내렸다. 1단계 ‘남색경보(여행유의)’는 러시아.중앙아시아.미주.호주 등지에 내려졌으며, 2단계 ‘황색경보(여행자제)’는 유럽과 중국, 일본, 중동 등에 발령됐다. 중국 우한에는 3단계 적색경보가 내려져 철수가 권고됐다. 4단계 흑색경보가 내려진 지역은 전쟁 등에 따른 여행 금지지역이다. [자료제공-외교부]

현재 145명의 확진자가 나온 페루는 16일 밤 11시 59분부터 육로.해상.국내외선 등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모든 사람의 이동금지령을 내렸다. 177명의 한국 여행객의 발이 묶였으며, 코이카 봉사단원을 합쳐 총 162명이 귀국을 희망하고 있다. 다행히 페루 정부가 특별대통령령을 선포해 외국인 여행객의 출국을 허락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20일 오전 하이메 안토니오 포마레다 몬테네그로 페루 외교차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국인 여행객의 안전하고 신속한 귀국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대표적 여행지인 쿠스코에서 수도 리마까지 여행객들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현지 항공편을 통해 귀국하게 될 예정이다. 비행 스케쥴이 확정되면 다시 안내한다. 임시항공편 허가를 받는 절차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국경을 폐쇄한 온두라스는 코이카 봉사단원 15명과 관광객 2명 등 총 17명이 귀국을 희망해, 현재 전세버스를 마련해 인근 니카라과로 이동할 예정이다. 에콰도르 관광객 등 76명은 인근 멕시코시티까지 이동하며, 귀국 항공편을 수배 중이다.

항공편이 중단된 모로코에는 57명의 국민이 있으며, 이들의 귀국을 위해 모로코 정부와 협의 중이다.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귀국을 희망하는 국민에 대한 항공편을 물색 중이다.

1만7천361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란의 경우, 교민 80명이 지난 19일 오후 정부 전세기 편으로 귀국했다. 이들은 경기도 성남 코이카 연수시설에 이틀 정도 머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이들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는 나라들이 늘어나자, 외교부는 여행경보령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지난 18일 전 세계에 여행경보 1단계 유행유의령을 내렸다. 그리고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지금 국민의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