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이 3월 18일 오전 11시경 별세했다. 향년 84세.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희 님과 아들 응일 님, 딸 응소 님이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이화 선생은 최근까지도 전봉준장군동상건립위원회 이사장, 식민지역사박물관건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목표를 달성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으나, 담낭암 진단에 따른 두 차례의 수술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다”고 전했다.

빈소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 4호실에 마련됐지만 추모식이나 영결식 등 집회는 생략하고 21일 오전 10시 발인해 파주 동화경모공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 이이화 선생이 18일 영면에 들었다. 사진은 2018년 식민지역사박물관 개관식 당시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민족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등 학술단체와 동학농민혁명 한국전쟁기민간인희생자, 제주4.3 한일과거사 관련 시민단체 등 고인이 생전에 깊이 관여하였던 50여 단체로 구성된 장의위원회(공동위원장 : 박재승 임헌영 정남기 서중석 안병욱 신영우, 집행위원장 윤경로)는 적절한 시기에 별도의 추모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직접 조문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19일 오후부터 연구소 홈페이지에 추모 사이트를 개설 운영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이화 선생은 1970년대부터 민족문화추진회, 서울대 규장각, 역사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등 학술단체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범국민위원회 등 역사관련 시민단체에서 학술연구와 실천운동에 매진해 100여권의 역저를 출간하는 등 수많은 연구 성과를 내놓는 한편으로 역사정의의 실현에도 크게 기여해왔다”고 기렸다.

또한 “‘이이화’ 특유의 역동성과 활달함이 돋보이는 대외 학술 활동이 전개된 것은 198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선생은 1986년 설립된 역사문제연구소의 운영위원 소장을 역임하였으며, 1988년에는 발기인으로 〈한겨레신문〉 창간에도 참여했다. 나아가 1993년부터는 우리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연구와 관련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는데 이는 동학농민혁명백주년기념사업단체협의회(1993), 동학농민혁명유족회(1994),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2004) 설립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친일 청산, 한일과거사 문제,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문제 등 한국근현대사에 있어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는 분야의 활동에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한일시민선언실천협의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한국전쟁민간인학살진상규명위원회 등에 참여한 것을 보기로 들 수 있다”고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고인이 2004년 22권으로 완간한 『한국사 이야기』를 비롯한 역사 관련 다수의 대중서들은 민중사적 관점을 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고인의 주도로 1996년 발간된 『동학농민전쟁사료총서』 30권은 동학 연구의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정부는 역사 대중화와 역사정의 실현에 기여한 고인의 공적을 인정해 국민훈장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결정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빈소로 보내 유족을 위로하고 훈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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