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맨 위, 맨 아래 
 - 알렌 알렉산더 밀른 

 아가 아가 어디 가니?
 저기 저기 저 언덕
 꼭대기까지.

 자꾸자꾸 올라가서
 맨 위에 닿을 때까지
 나는 나는 자꾸자꾸
 올라갈 거야.

 아무것도 볼 수 없는데
 그랬다간 어쩔래?
 그럼 다시
 맨 아래로 내려오지 뭐.


 대학 시절 여러 종교 단체를 전전했다. 사이비 종교로 비난 받는 단체들에도 가 보았다. 고물고물 기어 다니는 삶에서 벗어나 나비처럼 새처럼 하늘로 훨훨 날고 싶어서였다. 종교가 나는 법을 가르쳐 줄 것 같았다.

 종교(宗敎)는 말 그대로 최고의(宗) 가르침(敎)이니까. 하지만 무언가 허전했다. 한 종교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그러다 철학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비상의 꿈을 꾸다 졸업을 하고는 애벌레가 되어 고물고물 직장과 술집, 집 사이를 기어 다녔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나는 인문학을 만나 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인문학이 크게 보면 종교와 하나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동서양의 철학의 아버지인 공자, 소크라테스는 하느님(天)과 신의 소리를 따라 살지 않았던가? 우리가 진정으로 인간답게 살려면 우리 안의 신성(神性)을 깨워야 한다.

 모 종교 단체가 코로나 19 슈퍼 전파자가 되어 온갖 비난을 받고 있다. 다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길 바랐을 텐데. 어쩌다 본의 아니게 세상의 소금이 되기는 고사하고 ‘바이러스’가 되어버렸을까? 
 
 ‘아가 아가 어디 가니?/저기 저기 저 언덕/꼭대기까지.//-//아무것도 볼 수 없는데/그랬다간 어쩔래?/그럼 다시/맨 아래로 내려오지 뭐.’ 

 우리 안에는 끝없이 하늘로 오르고 싶어 하는 아기가 있다. 이 아기는 좌절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궁극적 가르침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우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단편적 지식이나 기능, 기술을 익혀 세상에 나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우리는 ‘근원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있다. 온갖 사이비 종교가 횡행하는 이유다.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믿는다. 돈, 권력, 명예가 종교가 되기도 한다.  

 사이비 종교는 우리 사회의 증상이다. 징후다. 그들만 비난해서는 온갖 사회적 병리현상들이 해결되지 않는다. 

 ‘개인이 미치면 정신병자지만 여러 사람이 미치면 종교(리처드 도킨스)’라는 말이 있다. 
  
 인간에게 상승은 초월이고 자유다. 철학자 니체는 이 상승을 막는 중력을 악마라고 했다. 

 우리의 학교 교육이 인간의 상승의 꿈을 키우지 못하게 하면 이 꿈은 악마가 된다.  

 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 배워야 한다. 우리 안의 아기를 무럭무럭 자라게 하지 않으면 그 아기가 한 나라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무서운 테러리스트가 될 수도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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