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하이밍 대사는 4일 오전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중국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한국 정부의 조치에 “WHO(세계보건기구) 권고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 입국 금지에 이어 중국 전역 여행금지 조치를 내리려는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셈이다.

싱하이밍 대사는 4일 오전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어로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싱 대사는 한국 정부의 중국 관련 조치에 대한 질문에, “한국 정부 발표에 유의한다”면서 “한국이 취한 조치에 대해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 그러나 과학적인 것은 WHO의 권고이다. WHO는 가장 과학적이고 권위적인 기구”라고 답했다.

WHO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지만, 중국 여행과 교역 제한을 반대한 권고를 한국을 포함해 각국이 따라야 한다는 것.

정부가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 전면 금지와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 일시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WHO의 권고에 어긋난다는 게 싱 대사의 주장이다.

그는 사스가 창궐하던 2003년 7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중, 메르스가 심각하던 2015년 6월 장더장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방한 등을 언급하며, “(중국과 한국은) 믿을 수 있는 이웃이다. 이런 문제 앞에서 운명공동체이다. 서로 이해하고 역지사지해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들이 중국 여행금지 조치 등을 내리는 움직임에 한국 정부가 동참하지 말라는 압박인 셈. 정부는 당초 4일부로 중국 여행금지령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중국 정부의 반발로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싱 대사는 “중국 측은 자신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으며, 한국 측의 교민 철수를 지지하고 편의를 제공했다”고도 말했다.

‘친척끼리 서로 잘 되길 바라는 것처럼 이웃끼리도 서로 잘 되길 바란다’고 표현하며,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더욱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해야 한다. 우리는 한국 친구들과 손을 잡고 함께 노력하여 이번 방역 저지선에서 싸워 승리할 것이다. 중한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서 지역의 평화, 발전과 번영을 촉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상반기 중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데 대해, 그는 “외교 당국에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외교부도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은 중국 측과 지속 협의 중인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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