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20일 통일부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대북제재 완화로 비핵화를 이끌어내자는 제안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20일 북한이 12월 당 전원회의를 통해서 제재 대 자력갱생의 구도를 정면돌파전으로 해결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면서도 '비핵화협상'의 문을 닫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통일부기자단 간담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단계 가장 큰 관심은 경제이다. 경제발전 때문에 비핵화협상에 나오게 됐고 다른 한편으로 경제발전과 가장 관련있는 미국의 제재해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것"이라고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비핵화협상의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한미연합훈련 중단 △북의 비핵화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하는 동시행동으로서 제재완화 또는 해제라는 두 가지 조건을 북이 먼저 낮춰서 하지는 않겠다는 것. 즉, 미국이 그것(제재해제)를 하지 못할 것으로 보지만 미국이 그렇게 움직이면 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는 것이다.

당 전원회의 이후 진행되고 있는 각 도 궐기대회 등에서 반미구호없이 '자력갱생', '과학중시', '농업생산' 등을 강조하는 것을 보아도 북의 의중을 살필 수 있다고 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지 않고 미국의 단독 추가 제재만 없다면 북도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국이 먼저 동시행동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면서 대북제재를 능동적으로 완화, 해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제재 일부 해제 결의안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즉, 합의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스냅백' 조치를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북한의 요구도 일부 해소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관리 필요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이 장관은 "미국·중국·러시아·한국 정부 모두 비핵화라는 목표, 제재라는 수단을 통한 해법에 대해서도 일치했지만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상황에 진전이 없었다. 그동안 미국이 비핵화 방법론을 독점해 온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면서 "일방적 제재만으로 북한을 압박해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를 완화하면서 비핵화조치를 이끌어내자는 주장을 친북적인 것으로 매도만 할 것이 아니라 비핵화 방법론을 열린 태도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경제발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북한을 적극 견인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제재 완화 방법론을 강조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북미 비핵화협상 속도에 남북관계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따라왔으나 협상 교착 이후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가고 있다고 하면서 "남북관계의 우선 발전을 통해서 북미관계를 진전시켰던 2년전 기억을 소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032년 남북공동올림픽 유치 합의 내용으로 국제사회를 설득하면 가능성도 높고 누구도 건드리기 어려운 향후 10년간의 평화프로세스를 놓는 일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공동유치를 위해 발벗고 뛰어야 할 시기는 올해와 내년'이라고 남북의 단합된 노력을 촉구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북측지역 개별관광에 대해서는 '만시지탄'이라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정부가 개별관광 허용의지를 가졌다면 북측과 협의는 좀더 선 굵게, 담대하게 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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