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 회장은 16일 열린 2020 남북과학기술 교류협력 및 북한 현황분석 주제의 포럼에서 다양한 학술교류를 통해 남북 과학기술 교류협력를 실현해 보자고 제안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해부터 극도로 위축된 남북 교류협력 추진을 위해서 제재와 상관없는 학술·문화 분야 교류를 적극 앞세울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남북교류·협력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과학기술 분야별 인력양성과 사업을 전략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통과협)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 남북 과학기술 교류협력 및 북한 현황 분석' 주제의 제16회 통일과학기술연구포럼에서 연초 독일 베를린대학의 북한 대학생 어학연수 초청 사례를 들어, 지금이 상황이 매우 제한적이고 쉽지 않지만 국제학술행사와 다양한 학술 교류를 통해 이같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2000년대 초반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에서 진행하다 중단된 남북 과학기술용어집 편찬 작업이나 과학기술 분야별 북한의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기초연구를 올해는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관계기관간 공동연구 모임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먼저 통과협에서 1월 중 '북한ICT연구회'를 발족한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각 부문별 심층 조사를 위한 연구조직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남북 관련 기관간 정보 공유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면서 협력의 성과가 쌓이게 되면 각 부문별 대북 창구 일원화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을 공동 주최한 김명자 과총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인재없이 선진국이 된 사례가 없다"며 "지금은 다소 경색되어 있지만 끊임없이 남북 과학기술분야 교류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도 환영사에서 "북한은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전략 구호에 이어 올해는 '정면돌파전의 열쇠는 바로 과학기술'이라는 구호를 내세울 만큼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과학기술계가 북한을 연구하는 이유는 통일을 준비하는 역사적,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함이고 또 한민족 공동체로서 과학기술자들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거들었다.

변학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사는 '북한 과학기술·ICT분야 최근 성과분석' 발표를 통해 △경제의 자립성 강화, 국산화 관련 연구의 비중 확대 △현대화, 정보화 관련 연구의 비중 확대 △과학기술에 기초한 절약, 재자원화 강조 △'수자경제 시대' 담론과 인공지능 기술의 부상 등을 지난해 주목할 성과, 변화로 꼽았다.

특히 북한이 절약과 재자원화를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실현을 위한 '사활적 요구'로 강조하면서 전력문제와 국산화 등 기존 과제 외에 '재자원화' 연구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 것에 주목했다.

또 북한이 제재극복을 위한 현장의 요구외에도 디지털경제를 의미하는 '수자경제'시대에 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과학기술 발전의 장기적 토대가 되는 교육부문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으로 파악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는 16일 제16회 통일과학기술연구포럼을 공동 주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2월 당 전원회의 결정을 통해 북한경제 변화와 남북관계 전망을 설명한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과거와 달리 내부 자원, 노동력 동원과 더불어 과학기술요소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점에서 차별화된 정면돌파 전략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가장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경제와 과학기술에 이어 세번째로 '생태환경 보호와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국가적 위기관리체계를 세울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달라진 북의 관심 영역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하면서 산림협력 등 남북 정상의 합의가 갖는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한편, 이날 포럼을 주관한 KISTI는 지난 2002년부터 북한 과학기술 학술DB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NK TECH)에서 지난해 7월부터 제작하고 있는 '북한과학기술 뉴스브리핑' 등 TV서비스를 이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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