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세력을 공산당으로 몰려는

정부 여당의 흉계를 경계한다

 
 
(1)

전체 애국적 시민들의 빗발치듯하는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공임시특별법」 「데모규제법」등 양대 악법의 제정을 강행하려는 민주당과 그 정부의 음흉한 저의를 규탄하는 대성토대회가 지난 22일 2대악법반대공동투쟁위원회의 주최로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개최되었었다.

현정권의 부패상을 통렬히 비판하는 제연사들의 강연에 뒤이어 수만군중이 참가한 일대 횃불「데모」가 대열외의 군중들로부터 환호와 박수를 받아가면서 「종로」 「을지로」의 「메인・스트리트」를 행진하였었다.

공동투쟁위원회의 지휘명령하에 일사불란의 평화적인 「데모」는 경찰당국과의 약속한 시간 7시에 정식으로 해산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동투위의 해산에 끝내 부응하는 극소수의 흥분된 데모 대원들이 종시일관 평화적인 「데모」로 이끌려는 주최자측의 의도에 정반대되는 불미한 행동을 자행하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취했던 것이다. 

본란은 먼저 범혁신정당・단체의 본의를 왜곡・훼손하는 일부 악질분자의 난동에 격렬한 증오를 표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바로 1년 전 이때에 마산에서는 부정을 규탄하다 쓰러진 어린 학생들의 눈감고 입을 다문 거룩한 시체의 「포켓」속에 불온삐라를 투입해서 마치 공산당의 사주선동에 기인하는 것처럼 교묘한 권력연극을 연출하려던 천인공노할 각본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혜화동로타리와 장총리 댁 앞에서 벌어진 사건만 해도 그렇다. 어째서 그 난동분자들은 공동투쟁위원회의 간절한 평화적인 의도를 완전히 저버리고 역행했단 말인가! 

솔직히 지적해서 그들의 정체에 많은 의혹을 표시치 않을 수 없고, 둘째로 이렇게 당연히 수긍되는 사리에는 눈을 감고 치안담당자들은 도리어 난동을 저지시키려고 설득하는 투위 인사들을 난동책임자로 몰려는 그 저의가 궁금하다는 것을 아울러 표시해둔다.

하물며 평화적으로 「데모」 출발을 하는 학생들에게 부당한 억압행동을 가해서 군중심리에 자극을 준 경찰대의 행동은 그냥 묵과해 버릴 수 없는 짓이오. 적어도 난동을 일으키게 하는 하나의 불똥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때 경찰이 취한 행동이 대중심리의 초보마저 잘 이해못한 소치였다면 치졸하기 짝이 없는 짓이고, 만약 고의적으로 저지른 짓이라면 가증하기 이를데없다.

 

(2)

혁신세력의 신장을 진심으로 갈망하는 본란은 뜻하지 못한 난동사태에 심심한 유감을 표시하는 바이지만 더 원통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국적으로 부풀어가는 혁신세력에 대해서 여당과 그 정부가 노골적인 탄압을 가하는 작태다.

첫째 그들은 명확한 증거도 없이 「인민공화국 만세」를 부르는 자가 있었다는 억측을 확대유추해서 대뜸 「공산당식의 선동」이니 또는 「그 배후에 모종의 세력이 개재되어 있다」느니 하는 단언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도에 의하면 치안책임자는 「그런 확증이 없다」고 명언하고 있으니 우리는 정부가 이 사건을 악용하여 혁신세력을 말살시키려는 가공한 계획을 꾸미고 있다고 간주하지 않을 수 없다.

근거 없는 억측에서 대뜸 「군동원」 「계엄령까지의 불고려」 등의 독단적인 비약판단을 하는 보수집권자가 22일 대강연회의 열렬한 민중의 호응에 적이 놀란 나머지 자유당 시절 이상으로 철저한 탄압을 가할 분명한 계획하에 혁신정당을 공산당으로 몰려는 수작을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이승만 독재정치에 의해서 양성되고 그 분위기에 순치된 민주당 간부들이 그 독재자의 간악한 수법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2.4파동 등의 쓰라린 경험이 현명하게 살아있다면 선량하고 민중의 편에선 정치인을 공산당으로 모는 따위의 행위가 얼마나 정치윤리에서 벗어졌는가하는 것쯤은 머릿속에 남아 있을 줄로 알았으나 이제 그들은 과거의 자유당 이상 가는 음흉한 심리에 사로 잡혀 있음이 분명해져가고 있다.

 

(3)

혁신정당의 지도자를 총망라한 강연회의 연사들을 경찰은 선동혐의로 연행코자하고 있으니 우리는 경찰당국이 최소의 양식마저 잃지 않았나 의심한다. 적어도 각 정당의 지도자가 어째서 무작정하고 민중을 선동하고 유혈로 이끌 것인가 말이다.

진정한 의도를 의식적으로 왜곡해석하지 안는 한 일국의 정치지도자들을 함부로 연행하려는 만용은 부리지 못할 것이다.

이런 수법은 마치 3.1독립선언에 서명한 지도자들을 함부로 연행문초하던 악독한 일제시의 식민지경찰관의 행동과 흡사한 것이다.

하물며 주최자의 한사람인 고정훈씨를 연행한 경위를 듣건대 인간의 기본인권마저 유린해 버리는 만행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2.4파동 당시 소위 무술경관에 의해서 민주당지도자들은 개끌려 가듯이 감금당한 일이 있었다. 

그때 그들은 무던히도 통분히 여겼고 국민들도 애심으로 그들에게 동정했고 횡폭한 자유당과 특히 그 졸도인 경관들을 증오했던 것이다.

이제 그들이 서러운 야당신세를 면하고 집권자가 되었다고 야당의 지도자들을 공산당원이나 개 취급하는 포악을 부리니 어제와 오늘이 그렇게도 원격하단 말인가?

야당의 지도자를 끔찍이나 아끼는 영국의 정도는 못될지언정 지도자의 결핍에 고민하는 우리나라가 일개의 하급경찰관들마저도 지도자를 무시하는 작풍은 신속히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보수집권당이 악착같은 권력욕에 맹목이 되어 있는 한 혁신세력이 「빨갱이」로 보이는 편견은 시정되지 않을 것이지만 거듭 다짐컨대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하는 마음이 티끌만큼이라도 있다면 혁신세력의 신장에 지나친 강압방법을 자성하고 지도자들을 함부로 구금・연행하는 행동을 삼가라.

▲ 사설/...정부 여당의 흉계를 경계한다 [민족일보 이미지]

社說/...政府 與黨의 凶計를 警戒한다

 

革新勢力을 共産黨으로 몰려는

政府 與黨의 凶計를 警戒한다

 

(一)

全體愛國的 市民들의 빗발치듯하는 批判과 反對에도 不拘하고 「反共臨時特別法」 「데모規制法」등 兩大 惡法의 制定을 强行하려는 民主黨과 그 政府의 陰凶한 底意를 糾彈하는 大聲討大會가 지난 二十二日 二大惡法反對共同鬪爭委員會의 主催로 서울市廳앞 廣場에서 開催되었었다.

現政權의 腐敗相을 痛烈히 批判하는 諸演士들의 講演에 뒤이어 數萬群衆이 參加한 一大횃불「데모」가 隊列外의 群衆들로부터 歡呼와 拍手를 받아가면서 「종로」 「을지로」의 「메인・스트리트」를 行進하였었다.

共同鬪爭委員會의 指揮命令下에 一絲不亂의 平和的인 「데모」는 警察當局과의 約束한 時間 七時에 正式으로 解散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共同鬪委의 解散에 끝내 不應하는 極少數의 興奮된 데모 隊員들이 終始一貫 平和的인 「데모」로 이끌려는 主催者側의 意圖에 正反對되는 不美한 行動을 恣行하는 理解할 수 없는 態度를 取했던 것이다. 

本欄은 먼저 汎革新政黨・團體의 本意를 歪曲・毁損하는 一部惡質分子의 亂動에 激烈한 憎惡를 表示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바로 一年前 이때에 馬山에서는 不正을 糾彈하다 쓰러진 어린 學生들의 눈감고 입을 다문 거룩한 屍體의 「포켓」속에 不穩삐라를 投入해서 마치 共産黨의 使嗾煽動에 基因하는 것처럼 巧妙한 權力演劇을 演出하려던 天人共怒할 脚本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惠化同로타리와 張總理宅앞에서 벌어진 事件만해도 그렇다. 어째서 그 亂動分子들은 共同鬪爭委員會의 간절한 平和的인 意圖를 完全히 저버리고 逆行했단 말인가! 

率直히 指摘해서 그들의 正體에 많은 疑惑을 表示치 않을 수 없고, 둘째로 이렇게 當然히 首肯되는 事理에는 눈을 감고 治安擔當者들은 도리어 亂動을 沮止시키려고 說得하는 鬪委人士들을 亂動責任者로 몰려는 그 底意가 궁금하다는 것을 아울러 表示해둔다.

하물며 平和的으로 「데모」 出發을 하는 學生들에게 不當한 抑壓行動을 加해서 群衆心理에 자극을 준 警察隊의 行動은 그냥 默過해 버릴 수 없는 짓이오. 적어도 亂動을 일으키게 하는 하나의 불똥 役割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點으로 미루어 볼때 警察이 取한 行動이 大衆心理의 初步마저 잘 理解못한 소치였다면 稚拙하기 짝이 없는 짓이고, 萬若 故意的으로 저지른 짓이라면 可憎하기 이를 데 없다.

 

(二)

革新勢力의 伸長을 眞心으로 渴望하는 本欄은 뜻하지 못한 亂動事態에 甚深한 遺憾을 表示하는 바이지만 더 怨痛하게 생각하는 것은 全國的으로 부풀어가는 革新勢力에 對해서 與黨과 그 政府가 露骨的인 彈壓을 加하는 作態다.

첫째 그들은 明確한 證據도 없이 「人民共和國萬歲」를 부르는 者가 있었다는 臆測을 擴大類推해서 대뜸 「共産黨式의 煽動」이니 또는 「그 背後에 某種의 勢力이 介在되어 있다」느니 하는 斷言을 하고 있다.

그러나 報道에 依하면 治安責任者는 「그런 確證이 없다」고 明言하고 있으니 우리는 政府가 이 事件을 惡用하여 革新勢力을 抹殺시키려는 可恐한 計畫을 꾸미고 있다고 看做하지 않을 수 없다.

 
根據없는 臆測에서 대뜸 「軍動員」 「戒嚴令까지의 不考慮」 등의 獨斷的인 飛躍判斷을 하는 保守執權者가 二十二日 大講演會의 熱㤠한 民衆의 呼應에 적이 놀란 나머지 自由黨 時節以上으로 徹底한 彈壓을 加할 分明한 計畫下에 革新政黨을 共産黨으로 몰려는 수작을 嚴重히 警告하지 않을 수 없다.

李承晩獨裁政治에 依해서 養成되고 그 雰圍氣에 순致된 民主黨幹部들이 그 獨裁者의 奸惡한 手法을 그대로 踏襲한다고해서 異常할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二四波動 等의 쓰라린 經驗이 賢明하게 살아있다면 善良하고 民衆의 편에선 政治人을 共産黨으로 모는 따위의 行爲가 얼마나 政治倫理에서 벗어졌는가하는 것쯤은 머리속에 남아 있을 줄로 알았으나 이제 그들은 過去의 自由黨以上가는 陰凶한 心理에 사로 잡혀 있음이 分明해져가고 있다.

 

(三)

革新政黨의 指導者를 總網羅한 講演會의 演士들을 警察은 煽動嫌疑로 連行코자하고 있으니 우리는 警察當局이 最少의 良識마저 잃지 않았나 疑心한다. 적어도 各政黨의 指導者가 어째서 無作定하고 民衆을 煽動하고 流血로 이끌 것인가 말이다.

眞正한 意圖를 意識的으로 歪曲解釋하지 안는 限 一國의 政治指導者들을 함부로 連行하려는 만용은 부리지 못할 것이다.

이런 手法은 마치 三・一獨立宣言에 署名한 指導者들을 함부로 連行問招하던 惡毒한 日帝時의 植民地警察官의 行動과 恰似한 것이다.

하물며 主催者의 한사람인 高貞勳氏를 連行한 經緯를 듣건대 人間의 基本人權마저 유린해 버리는 만행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二四波動當時 所謂 武術警官에 依해서 民主黨指導者들은 개끌려 가듯이 감금 當한 일이 있었다. 

그때 그들은 무던히도 痛憤히 여겼고 國民들도 哀心으로 그들에게 同情했고 橫幅한 自由黨과 特히 그 卒徒인 警官들을 憎惡했던 것이다.

이제 그들이 서러운 野黨신세를 免하고 執權者가 되었다고 野黨의 指導者들을 共産黨員이나 개 取扱하는 暴惡을 부리니 어제와 오늘이 그렇게도 遠隔하단 말인가?

野黨의 指導者를 끔찍이나 아끼는 英國의 程度는 못될지언정 指導者의 缺乏에 苦憫하는 우리나라가 一個의 下級警察官들마저도 指導者를 無視하는 作風은 迅速히 是正되어야 할 것이다.

保守執權黨이 악착같은 權力慾에 盲目이 되어 있는 限 革新勢力이 「빨갱이」로 보이는 偏見은 是正되지 않을 것이지만 거듭 다짐컨대 이 나라의 將來를 爲하는 마음이 티끌만큼이라도 있다면 革新勢力의 伸張에 지나친 强壓方法을 自省하고 指導者들을 함부로 拘禁・連行하는 行動을 삼가라.

<민족일보> 1961년 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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