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19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측의 작전지원항목 부담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8년 유지해 온 SMA를 지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캡처-e브리핑]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연말 시한을 넘겼다. 한.미는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수용가능한 합의’ 원칙에 대한 견해차가 큰 데, 이는 SMA의 성격을 달리 보고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외에 작전지원항목을 포함하느냐가 쟁점이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19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대사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좁혀가고 있고, 또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을 크게 좁히지 못한 사안도 있다”며 “기본적으로 SMA 내에 3개 항목을 중심으로 SMA 틀이 만들어져 있고 거기에 대해서 추가하는 것과 관련해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준비태세라든지 이런 사항과 관련해서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방위비 또는 경비에 대한 분담은 저희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고 말했다.

즉, 현재 SMA는 인건비.건설비.군수지원비 등 3개 항목을 포함한 주한미군 주둔비용만을 다루게 되어 있는데, 미국 측이 요구하는 전략자산 전개비용, 순환배치 비용, 작전준비태세 등 작전지원항목을 한국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앞서 18일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SMA 틀 내에 포함되지 않는 더 큰 비용이 있다. 여기에는 우리 군대의 순환배치, 장비 등으로 모두 한국의 준비태세를 극도로 높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작전지원항목이 SMA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가 17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열렸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해 연말 시한을 넘겼다. [사진제공-외교부]

한.미가 기존 SMA에 작전지원항목을 넣느냐 마느냐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면서, SMA 개정도 자연스레 논의 대상이다. SMA를 개정하려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도 개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SMA는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한 SOFA 5조에 대한 특별조치에 관한 협정이다.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경비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바꿔, 1980년대 미국이 재정악화를 이유로 방위비분담을 요구해 1991년 체결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왔다.

즉, SMA는 남한 방어에 한정해(한미상호방위조약 3조),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4조)을 위한다는 원칙이 골자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작전지원항목이 SMA에 포함되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물론, SOFA를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은보 대표는 “SMA라는 것이 SOFA에서 연유됐고, SOFA의 근거에 따라서 현재 SMA 틀이 만들어졌고, SMA 틀이 그동안에 28년 동안 그런 기준에 따라 운영되었다”며 “현행 SMA 틀이 유지되어야 된다는 나름대로의 원칙, 법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드하트 대표는 “협정을 변경할 수 있다. SMA 협정은 수년간 업데이트되고 변경되었다. 우리가 함께 개정하자고 동의하면 그렇게 하는 게 좋다”며 작전지원항목을 포함하는 SMA 개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미는 SMA 유효기간을 1년이 아닌 다년으로 변경하는 데 일치했다. 정 대표는 “다년간의 협상 기간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으며, 드하트 대표도 “우리는 단지 1년 동안만 (SMA협정을) 연장하는 데 관심이 없다. 더 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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