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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과 한류<연재> 전영우의 미디어와 사회 (8)
전영우  |  youngwoo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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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9  09: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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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 / 전 인천대 교수

 

필자의 말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는 소통의 도구이자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미디어를 읽는다는 것은 거울에 비친 우리 자화상을 본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사회를 성찰하고 뒤돌아보는 글이 되고자 합니다. 이 글은 매주 목요일에 게재됩니다.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것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영국 BBC에서 케이팝(K-Pop) 관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방영했다. K-Pop Idols: Inside the Hit Factory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한국의 대중음악을 지칭하는 케이팝이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을 소개하며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분석하고 인기의 원인을 가볍게 짚어보는 내용이다. 심층적 분석이나 전문적 시선은 배제하고 가벼운 터치로 한류를 쓱 훑어본다는 느낌의 프로그램인데, 내용을 떠나서 공영방송의 대명사로 인정받는 영국 BBC에서 이런 특집을 만들어 방영한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대중문화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니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https://youtu.be/NBziVabWXJk

다큐는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보기 위해 7만여 명의 팬들이 모이는 장면을 비춰주며, 공연 장소인 웸블리 스태디움은 브루스 스프링스턴이나 아델과 같은 서구 유명 팝 스타들만이 공연을 했던 무대라고 설명하며 시작한다. 그리고 한국의 아이돌 그룹 BTS가 두 번이나 웸블리 스태디움 공연을 매진시켰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서양인들의 독무대였던 대중 음악계에서 어떻게 한국 아이돌 그룹이 비틀즈와 같은 급의 대중음악 스타가 될 수 있었는지 질문을 던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적 변방이었던 한국이 이제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에 섰다는 것을 마치 인증이라도 하는 듯한 장면이다. 비틀즈의 나라인 영국의 대표 공영방송에서 한국 BTS가 비틀즈와 동급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니 의미가 깊다.

20세기 내내 대중문화는 서구 문화 중심이었다. 음악, 영화, 영상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서양의 문화, 특히 영국과 미국의 문화가 전 세계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음악만 보더라도 영국의 비틀즈, 미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대표할 수 있는 영미권의 뮤지션은 전 세계 사람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 스타이다. 그리고 이들이 개척한 음악인 로큰롤은 다양한 대중음악 장르의 기반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대중음악에 있어서 영국과 미국의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한국의 대중음악도 영국과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국이 해방된 후 미군정이 실시되며 다방면에서 미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대중음악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중 음악인들은 대부분 미군부대의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미국적인 대중음악이 한국의 대중음악의 주류가 되었다. 곧 서구의 음악이 한국 대중음악의 기반이 되었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서 외국의 팝송만을 틀어주고, 한국 대중가요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극히 드물었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지금은 오히려 외국 팝송을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려워졌으니 격세지감이다. 과거 서구 뮤지션들에 대한 맹목적이다 싶을 정도의 동경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외국에서 한국 뮤지션들을 동경하고 있으니, 엄청난 변화이다.

비틀즈나 롤링스톤즈, 최근의 아델 등 수많은 대중음악 스타를 배출한 국가가 영국인데, 영국의 대표 공영방송 BBC에서 세계 음악시장을 선도하는 나라로 한국을 꼽고 특별한 프로그램까지 제작한 것은 한국 대중 음악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프로그램은 한국 대중음악 시장을 소개하면서, 특히 이수만의 SM 엔터테인먼트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혹시 이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수만과 SM을 띄워주는 내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수만이 한국 대중음악이 지금처럼 성장한 것에 상당히 큰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편파적이다 싶을 정도로 비중이 크고, 평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수만은 이 프로그램에서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등장하여 자신의 음악관을 세세하게 풀어놓는다.

소소한 내용적 문제들을 떠나서, 한국 문화가 이렇게 화제와 관심의 대상이 되고, BTS는 영국에서 21세기의 비틀즈로 인정받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고,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다루는 다큐멘터리까지 제작되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기는 하다. 다큐에서 지적했듯이, 불과 40년 전에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이 11위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이제 경제적 성공을 바탕으로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이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수만과 SM엔터테인먼트의 성공 비결이 나열되며 살짝 비판적 판단을 하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된다. 이수만은 자신과 K-Pop의 성공 비결로 아이돌 그룹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를 꼽는다. K-Pop 아이돌 스타들은 뮤직 비디오에서는 힙하고 반항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현실 생활에서는 철저하게 통제받는 모범생이다. SM과 같은 기획사에서 선발하고 조련하고 만들어낸, 조금 심하게 말하면 로봇 같은 존재이다.

다큐는 한국 대중음악의 성공 비결을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철저하게 조직되고 통제된 산업이라는 현실도 가감 없이 드러내며 판단을 시청자에게 맡긴다. 사회 어느 구석에나 명암이 존재하기 마련이니, 한류라는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존재하는 통제라는 그림자가 반드시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 다만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K-Pop이 우리가 가진 고유의 "흥"이 자연스럽게 발현된 것이라기보다는 철저하게 기획되고 조직된 산업임을 직시하게 되며 느끼는 약간의 씁쓸함은 어쩔 수 없다. 어쩌겠는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은 이윤을 창출하는 산업이 된 것을. 심지어 우리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도 계산된 산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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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9-12-21 09:10:14
재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계획된 악보가 아닌 연주자의 그때 순간의 감흥을 나타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잠시 생각해봅니다..............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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