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로켓 전문가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역부족으로 추정됐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사거리, 대기권 재진입 기술, 정확도, 핵무기 소형화 요건을 모두 갖췄거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6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북한이 ICBM의 주요 역량을 두루 갖춘 것으로 진단했다.

사거리, 대기권 재진입 기술, 정확도, 핵무기 소형화 부문에서 모두 필요 요건을 넘어 미 본토 전역에 핵 공격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북한 서해발사장에서 미사일 엔진 시험 움직임을 포착해 크게 주목받은 루이스 소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2017년 화성-14, 15형 발사를 통해 이미 미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크기가 커진 화성-15형은 핵탄두를 탑재하고 미 전역 어디로든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도 북한 미사일 사거리만큼은 이미 미국 본토를 충분히 겨냥할 수 있는 ICBM 영역인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에 다다르는 순간 ‘정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표적’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미국 어느 지역이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위협이 된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이미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해온 브루스 벡톨 미 안젤로주립대 교수는 15일 ‘VOA’에 “그동안 검토한 자료를 근거로 볼 때 ICBM급인 화성-14, 15형 미사일 모두 대기권 재진입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무수단, 화성-12형 미사일에 이르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의 대기권재진입 역량을 이미 증명한 북한이 ICBM에 그런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지난달 29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대규모 6차 핵실험 이전에 ICBM 탑재용 핵무기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VOA는 “하지만 아직 넘지 못한 장애물도 뚜렷하다”면서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체 연료 개발 여부와 ICBM 미사일 수량을 한계로 꼽는다”고 짚었다.

맥도웰 박사는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뤄진 ‘중대 시험’이 향후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지난 7일 시험만큼은 “액체연료 연소 시험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맥도웰 박사는 “북한이 대형 액체연료 로켓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로켓이 미사일인지 우주발사체인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도 “북한의 ICBM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액체연료를 사용한다”며 이를 “운용상의 큰 결점”으로 지적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발사에 앞서 연료를 주입하는 등 오랜 준비 시간이 필요하고 이런 과정 내내 상대방 공격에 취약해진다”면서, 반면 “고체연료는 ICBM에 미리 장착해 놓고 발사 결정 뒤 수분 내에 이동식 발사대에 올려 쏠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VOA는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ICBM을 예비해 놓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고 덧붙였다.

맥도웰 박사는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중국, 러시아의 공격과 다른 점은 장거리미사일 보유량의 차이”라며, “북한이 많은 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장거리미사일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억지력은 발사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이 목적이지만 끝내 발사가 이뤄질 경우 불과 몇 기의 미사일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키기 어렵다”는 것.

한편, VOA는 “전문가들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이 연말 시한에 맞춰 로켓 발사를 실제로 강행할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이를 평화적 우주개발 목적의 ‘위성 발사’로 포장할 경우 미국의 대처가 훨씬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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