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오종렬 선생 민족통일장 영결식이 10일 오전 10시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거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갑오에서 자란 자주의 정신과 광주에서 꽃피운 대동세상의 참모습을 기어이 우리 대에 통일로 완성하겠습니다."

'민중과 함께 자주민주통일의 지도자 故오종렬 선생 민족통일장' 영결식이 10일 오전 10시 1,700만 촛불이 넘실대던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엄숙히 거행되었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조사를 통해 "의장님의 생은 투쟁의 한길이었고 민중과 함께한 위대한 일생이었으며, 끝없는 혁신의 길"이었다며 "의장님은 승리하는 역사와 영생할 것이다. 의장님의 불굴의 투쟁정신, 민중에게 한없이 인자한 품성, 일생을 건 혁신의 의지와 실천정신은 민중과 후대가 가는 길에 이정표로 빛날 것"이라고 회고했다.

또 고인의 마지막 유업이 된 5.18민족통일학교의 화두로 제기한 '갑오에서 오월로, 오월에서 통일로'를 풀이해 반드시 자주민주통일을 완성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고인을 '민족민주운동의 올곧은 스승', '한국진보운동의 선각자이자 참된 지도자'로 기억했다. 

이어 "촛불항쟁을 일군 우리 민중들은 자주의 새 시대로 한발 더 크게 전진하고 있다. 오랜 분단과 예속의 굴레를 끊고 민중이 사람답게 사는 새 세상,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미래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고 하면서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이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송경동 시인이 조시를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단 한순간도 투쟁의 최전선을 비우지 않은 오종렬 의장님께서는 교사 노동자의 선봉이자 자주민주통일운동의 지도자였다"고 하면서 "노동자 민중의 막을 수 없는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맞은 부고는 이루 말 할 수 없이 슬프고 안타깝지만 우리는 오종렬 의장님의 결의를 받아 모든 노동자 민중과 함께 드팀없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6.15민족공동위원회 해외측 위원장인 손형근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의장도 조사를 보내 마지막 가는길을 배웅하지 못한 통한의 심정을 밝혔다.

고인이 간경화와 급성 신부전증 진단을 받고도 2014년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총회의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한국진보연대의 문경식, 박석운, 한충목 상임대표는 별도의 결의문을 내어 "새로운 세상을 향한 꿈이 외면받고, 많은 이들이 다른 길을 찾아 떠나던 시기, 자주민주통일 운동이 혼란에 빠져 외면받던 시기, 산처럼 버티시며 위기에 빠진 우리의 운동, 우리 민족, 민중의 미래를 지켜내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사상은 뿌리깊게! 표현은 얕고 낮게! 연대는 넓디 넓게! 실천은 무궁토록!' 의장님의 말씀을 더욱 새기겠다. 다가올 새 시대를 앞당기는 , 그 시대를 온몸으로 만들어가는 민족간부, 민중간부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인을 보내는 이날 영결식에서는 송경동 시인이 '우리는 당신을 보내지 않습니다.-영원한 민족민주민중전선의 의장, 오종렬 선생님 영전에'라는 제목의 조시를, 노래극단 희망새와 춤꾼 김경수님이 추모공연을 바쳤다.

故오종렬 선생 민족통일장은 광화문 광장에서 헌화와 분향으로 영결식을 마친 후 광주로 운구되어 이날 저녁 8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광주 추도의 밤 행사를 진행하고 11일 오전 8시 발인제, 오전 10시 5.18민주광장 노제 후 5.18민족통일학교를 거쳐 오후 1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하관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다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북측광장 영결식장에는 각계 3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사를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행덕 전농 의장이 조사를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고 오종렬 선생 민족통일장 영결식에 참가해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와 나란히 앉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노래극단 희망새의 추모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춤꾼 김경수님의 추모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조시(전문)

우리는 당신을 보내지 않습니다
영원한 민족민중의 의장, 오종렬 선생님 영전에

송경동

당신을 보낸다 생각지 않습니다
당신을 잃는다 생각지 않습니다
큰 별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역사 속으로 자리를 옮기는 거라 하셨죠
저 태산을 보니 여전히 거기 계시는군요
강물을 보러 가니 거기 여전히
쿵쿵쿵 소리 내며 흐르고 계시군요

살아서도
이 땅 어느 곳에나 깃들어 있는
큰 바위 큰 산 이셨죠
동학년 곰나루의 피끓는 함성이었고
항일 무장투쟁의 기상이었고
4.19와 5.18과 6.10을 잇는
시대의 준령 역사의 파발마셨죠

어느 인민들의 땅이 마를까
한시도 쉬지 않고 흐르던 맑은 물
어떤 불의 하나 또 뿌리내릴까
쏜살같이 쫓아나서던 천둥소리 번개소리셨죠
만인을 기르는 교사로
만악과 싸우는 투사로
만정에 사무치는 사랑으로
진정한 민족민중의 참교과서가 되어주셨죠

그래요 나는 당신에게서 고래를 보았죠
‘사상은 깊게, 표현은 낮게 연대는 넓게’
그래요 나는 당신에게서 전설의 천둥새를 보았죠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
‘모든 사대, 종파, 관료, 권위, 교조, 기회주의를 혁파하고
반제, 반전, 자주, 민주, 평화, 평등, 통일의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고자 했던 불굴의 전사
그래요 나는 당신을 통해
비로소 새로운 변혁의 대지를 보았죠

그러니 잘 가시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한없이 따뜻하던 그 마음과 말씀도
그 형형한 눈빛, 그 거센 포효
모두 우리 가슴 속에 명징하게 살아 있으니
영원한 민족민주민중전선의 의장님으로
역사와 함께 살아 계시니
당신 일생의 꿈이셨던 친일친미 잔재 청산
국가보안법폐지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조국 자주적 민주정부 노동해방
그 모든 꿈 이룰 때까지 우리와 함께 가시자는
동지의 말을 당신 곁에 놓습니다

결의문(전문)


오늘 우리는, 참으로 큰 슬픔과 상실감으로, 의장님을 열사들의 곁으로 떠나보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의장님이 가셨다는 부고 기사에 붙어있는 댓글들 중, “데모대에 맨 앞에 있던 사람”이라는 댓글이 눈에 띕니다.
그렇습니다. 의장님은 항상 민족과 민중이 요구하는 투쟁의 맨 앞에 계셨습니다.
비록 비난일지라도, 그 댓글은 의장님께 부여된 최고의 훈장일 것입니다.

자주 없이 민주 없다!
자주 없이 민생도 없다!
민중의 연대로 민중해방과 평등세상 앞당기는 승리의 길로 나아가자!

의장님께서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꿈이 외면받고, 많은 이들이 다른 길을 찾아 떠나던 시기, 자주민주통일 운동이 혼란에 빠져 외면받던 시기, 산처럼 버티시며 위기에 빠진 우리의 운동, 우리 민족, 민중의 미래를 지켜내셨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 땅 민족과 민중은 의장님과 함께 그 어둡던 혼돈의 강을 함께 건넜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 땅 민족과 민중은 한미FTA 협상장에서, 광주,군산,평택,인천 등 곳곳에 또아리튼 미군기지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장에서, 광우병촛불에서, 의장님과 함께 싸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촛불 항쟁의 선봉이 되었고, 촛불 민중과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제 북미가 대화하고, 이 땅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외세와 외국군을 저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우리 민족이 하나되는 ‘새로운 시대’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서고 있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 해방은 오지 않았습니다.
미군이 철수하고,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진정한 해방입니다.
외세를 몰아내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을 이루는 그 날까지,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사상은 뿌리깊게!
표현은 얕고 낮게!
연대는 넓디 넓게!
실천은 무궁토록!

의장님의 말씀을 더욱 새기겠습니다.
다가올 새 시대를 앞당기는, 그 시대를 온몸으로 만들어가는 민족 간부, 민중 간부가 되겠습니다.

의장님.
함께해서 감사했습니다. 영광이었습니다.
의장님은 우리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입니다.
이제 살아있는 우리가, 민주주의와 민중생존, 민족의 자주와 평화통일을 위한 남은 여정을 계속할 것입니다.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기어이 그 날을 앞당길 것입니다.

의장님. 이제 못다한 일들을 저희에게 맡기시고 편안히 가십시오.
의장님. 사랑합니다.

2019년 12월 10일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문경식, 박석운, 한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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