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13일 오후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워크샵을 갖고 금강산관광 문제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사진제공-통일부]

"아무튼 많은 준비들을 하고 있는데 그런 준비들이 이행될 수 있는 조건과 환경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것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말씀을 드리겠다."

13일 오후 강화도에서 진행된 통일부 출입기자단의 워크샵. 취임 7개월을 조금 넘긴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무엇하나 뚜렷한 진전이 없는 남북관계를 의식한 듯 "여전히 남북관계 상황이 소강국면을 면치 못해서 매우 안타깝다"며 개운치 않은 표정이었다.

한달 전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 축구에 결국 응원단도 못가고 중계도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일이 되었다는 씁쓸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고 뒤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북미협상에 걸린 연내 시한 45일동안 실무협상이 재개되어서 돌파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결론은 "어떻게 상황관리를 잘 하면서 관계 진전의 기회를 포착하느냐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 그러나 '애매한 내용이네요'라고 덧붙인 언급에서는 좀체 구쳬적 진전이 없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개별면담해 금강산관광문제에 대해 업무협의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날 통일부 기자단 워크샵에 참석했던 김 장관은 14일 오후에는 당면 현안인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 통일부 집무실에서 핵심 사업자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눈길을 끌었다.

이날 면담은 금강산관광 21주년 기념일(11월 18일)을 나흘 앞둔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현 회장의 금강산 방문이 성사될지, 사업자와 당국간 의견 접근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등에 관심이 모아졌다.

정부는 금강산관광이 민간차원의 경제협력사업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사업자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며, 기업의 재산권보호와 국민의 신변안전 보장이라는 책무를 다한다는 차원에서 사업자측과의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또 현대아산측은 독점사업자로서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는데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장관은 "상황이 엄중하고 남북간에 입장차이도 여전하지만 금강산관광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남북 당국 뿐만 아니고 현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강산관광 재개 의지를 밝혔다. 또 "(현대와 정부의 소통을 위해서)회장님의 솔직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어서 초청했다. 앞으로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저희도 정부와 잘 협의해서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 좋은 해결방안을 찾아서 북측과도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전날 워크샵에 참가한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정부와 사업자간 금강산관광 협의에서는 무엇보다 북한의 달라진 사업방식에 대한 현대의 판단이 중요하다. 정부로서는 사업자의 입장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현대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최근 북측 기류를 대변하는 <조선신보>에서 금강산관광을 국제관광지대로 만들려는 북측 관광사업에 남측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나온 데 대해서는 "관광사업에는  여러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그것까지 포함돼 있는지 주목해서 봐야 할 것 같다"며, "지금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데,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보도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다만 "(이 보도로 봐서는) 현대아산에 결코 낙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할 수 있다. 현대아산의 사업권 독점권을 무시하겠다는 의사로 비칠 여지가 상당하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금강산관광 문제와 관련한 당국간 협의 진척 상황에 대해서는 시설철거와 문서협의 방식을 고수하는 북측과 금강산관광 문제를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공동점검단을 파견하겠다는 우리측 입장에 차이가 있으며, "(현재)남북간 협의중이다. 그렇지만 입장 차이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창의적 해법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금강산 개별관광'에 대해서는 "관광객의 신변안전보장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또 실무 차원에서 그런 부분들이 다 전제가 된다고 했을 때 이것을 어떻게 추진할 것이냐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측과 협의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하면서 "제재 상황에서 그걸 하기 위해서는 제재 조항과 충돌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 방안은 경우의 수가 굉장히 많다. (그래서 오히려)다양한 방안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북측과 협의를 통해 유효한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관광 문제의 전체적인 맥락은 북측이 그전에 국제관광지대로 선정하고 동결과 몰수조치를 취한 금강산 시설과 자산에 대해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가 풀어달라는 요청을 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조건없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언급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지적했다.

그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지금까지 진도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는 한미간 협의보다 남북간 협의가 더욱 중요"하며, "지금도 마찬가지로 일단 관광재개와 관련해서는 남북이 협의해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수정-15일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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