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유엔 시민평화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다녀온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과 오는 15일 ‘대북정책 전환 촉구 각계 시국선언’ 추진 배경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리 정부가 좀더 과감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 바로 이것을 촉구하기 위해 비상 시국선언을 조직하게 된 것이다.”

지난달 말 ‘2019 유엔 시민평화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다녀온 이창복(82세)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오는 15일 ‘대북정책 전환 촉구 각계 시국선언’ 추진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창복 의장은 1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안국동 소재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통일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방미 활동과 각계 시국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지지를 믿고 과감하게 금강산관광 문제라든지 개성공단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 중단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왕자씨 피격사건 후속조치로 이뤄진 것이고, 개성공단 폐쇄도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미국과 협의로 취해진 조치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그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보면, 우리 대통령들이 조치를 취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대통령이 미국과 관계없이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는 민족 내부의 결정을 미국이 존종해 주는 것이 옳은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설령, (한미)워킹그룹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하더라도 그때 충돌되면 협의를 통해서 해결해 나가면 된다”는 것.

▲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과의 인터뷰는 13일 오후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사진제공 - 6.15남측위원회]

그는 “지금 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내는 것은 정부의 과감한 실천에 있다”며 “정상회담을 통해서 합의된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서로 불신하게 되고 불신하면 파국으로 가는 건데, 이대로 방치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최신 전투기를 도입하고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이러는 것이 진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것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을 방문해서 남쪽 시설을 철거하도록 한 이런 상황을 놓고 볼 때 그냥 있을 수만은 없다”고 시국선언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오는 15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리는 각계 시국선언은 “조직 중”이라며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와 원행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등 종단 수장들과 함세웅 신부,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장임원 중앙대 명예교수 등 원로들, 그리고 6.15남측위원회 의장단과 고문, 지역‧부문 본부장들, YMCA,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6.15남측위원회 활동도 정부 방침에 구속을 많이 받는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며 “18일 고성에서 1천 명이 모여 금강산평화회의를 한다. 정부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달 7일 관련단체들을 망라해 출범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는 오는 27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촉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창복 의장은 “고성 회의에서 분위기가 잡혔으면 좋겠고, 그 연장선상에서 광화문 집회가 성공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미국의 진심이 뭐냐가 중요하다”

▲ 지난달 25일 ‘2019 유엔 시민평화대표단’이 유엔본부에 도착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지난달 28일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2019 유엔 시민평화대표단’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2019 유엔 시민평화대표단’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유엔 사무총장과 주유엔 북한대사와의 면담이 불발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말한 뒤 “유엔을 통해서 또 미국 정치권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방미단은 지난달 28일 백악관 앞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전면적으로 이행하라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즉각 중단하라 △대북제재를 즉각 중단하라 △미국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을 간섭하고 방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미국측 면담자들의 반응에 대해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인식이 한국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있어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며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여기까지 와서 전달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대표단이 직접 가서 우리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개선을 요청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건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대체로 잘 갔다 왔다고 생각되는데, 민간외교 활동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코리아 평화를 위한 국제대회 준비위원회’와 ‘2019 유엔 시민평화대표단’은 13일 낮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사업보고 및 평가의 자리를 갖고 “향후 국제연대 사업의 인적 네트워크 및 조직적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은 가장 크게 평가할 부분”이라면서 “특히 동포사회의 물심양면의 지원과 헌신적인 노력은 이번 방미 일정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가장 큰 바탕이었다”고짚었다.

이창복 의장은 ‘코리아 평화를 위한 국제회의’가 “상당히 관심이 많았던 행사”라며, 이 의장이 기조연설을, 캐빈 마틴 ‘피스 액션’(Peace Action) 회장과 팀 셜록 기자, 김태동 6.15남측위원회 정책위원장,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등이 주제연설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에 유엔에 가서 느낀 것은 역시 미국이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결정한다는 사실을 현장을 뛰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미국의 진심이 뭐냐가 중요하다. 진정 북미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상대방이 싫어하면 군사훈련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훈련을 계속하면서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것이고 진정성이 없는 대화는 이뤄지지도 않고 합의에 도달할 수도 없다”는 것.

▲ 이창북 의장은 민간 외교활동의 필요성과 한계를 토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이창복 의장은 팔순을 넘긴 고령에도 장거리 비행은 물론 원주에서 서울을 오가는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팔순을 훌쩍 넘긴 고령에 장거리 비행을 마다않고 방미단을 이끌고 다녀온 그는 “우리 국민들은 한결같이 민족의 평화통일을 이루어나가는 그 일에 국민적인 열망을 정부에 쏟아 부어서 정부로 하여금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도 “이제는 조그만 일이라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일이라면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계약한 것은 박근혜 정권 때다. 계약을 이행하더라도 북쪽에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남북관계를 감안해서 좀 연기를 한다든지, 숫자를 줄인다든지 그런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흔적이 없다. 이런 것을 이 정부에게 촉구하고 싶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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