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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필/서러운 이야기민족일보 다시보기 <106>
이창훈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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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8  16: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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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필/서러운 이야기


= 아직도 민족경제자립의 길은 아득하기만 하니

생활의 막받이에 이른 대중은 어디로 가야하나 =

 

신석상

 

못살겠다 갈아보자 하고 부르짖은 민주당이 집권하면 지상천국이 오리라고 생각지는 않았지만 나라꼴이 요 모양으로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민주당이 집권한지 반년이 넘은 오늘의 한국은 너무도 비참한 실정이다. 국민생활은 지금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다. 살길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국민들에게 장총리는 무조건 시간을 달라고 하면서 기다리라고만 했지 시원한 말이 없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살지 모르겠다고 탄식하면서 자유당 시절보다 못하다는 말을 나는 때때로 듣는다.

혁명과업 완수는 차치하고라도 경제제일주의를 부르짖은 장총리가 하룻밤 사이에 환율을 삼백대일로 정해서 물가를 급등시켜 놓고 관영, 관허요금까지 올려놓았으니 이제 정말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은 슬픈 심사다.

또한 굴욕적인 한·미경제협정을 해서 전 국민을 분노케 해놓고도 정부는 큰소리만 땅땅 치니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국토개발사업 역시 뚜렷한 재정 뒷받침 없이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벌써부터 절량이 되어 초근목피로 연명해가는 백성들이 부지기수다.

다방이나 이발소에서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정치이야기들을 한다. 한국은 정치제도를 뜯어 고쳐서 전후 영국이 써먹은 통제경제 정책을 써야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정치는 제도문제가 아니라고 역설하면서 아무리 좋은 제도로 정치를 해도 직접 요리하는 위정자가 무능하거나 독재를 쓰면 악정이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         ×
 
지난번 급자기 쌀값이 산등같이 오를 때 나는 우연히 농촌을 여행하게 되었다.

헐벗고 굶주린 가난한 농민들은 이제는 모두가 죽는구나하고 장탄식들을 했다. 이왕 죽을 바에는 데모나 한번 해볼 수밖에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대도에서는 굶다가 견디지 못한 국민들이 쌀을 달라고 시청으로 달려가 아우성쳤다는 신문을 보고 난 후라 나는 농민들 한사람 한사람의 말을 보통으로 듣지 않았다. 그들은  서울의 화려한 건물 속에서 편안히 앉아 있는 정치 고위층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비극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직접 보고 들었다.

좁은 영토가 양단되어 고생하여 살아온 지도 15년이나 되었는데 그동안 한국 30억불이란 어마어마한 숫자의 미국 원조를 받아왔지만 아직도 자립할 길은 아득하기만 하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아니 정치의 빈곤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생활의 막받이에 이른 국민들은 지금 막연한 희망으로 자꾸 도시로 집중한다.

그 결과 수도 서울은 인구로 배부른 도시가 되어 살길 없는 국민의 가공할 범죄만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현실은 그처럼 비참한데 부정축재의 거부들은 남이야 어떻든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기에 혈안이 되었다.

가난하고 불행한 국민들을 외국이 돕기 전에 먼저 우리 스스로가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해와 정과 사랑이 메마른 사회는 영원히 암흑의 세계가 될 것이다.

독자투고 환영(2백자 5매 내외)

생활수필/서러운 이야기

   
▲ 생활수필/서러운 이야기[민족일보 이미지]

 

生活隨筆/서러운 이야기

 

= 아직도 民族經濟自立의 길은 아득하기만 하니

生活의 막받이에 이른 大衆은 어디로 가야하나 =

 

辛錫祥

 

못살겠다 갈아보자 하고 부르짖은 民主黨이 執權하면 地上天國이 오리라고 생각지는 않았지만 나라꼴이 요 모양으로 될 줄은 정말 몰랐다.

民主黨이 執權한지 半年이 넘은 오늘의 韓國은 너무도 悲慘한 實情이다. 國民生活은 지금 生死의 岐路에 놓여있다. 살길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國民들에게 張總理는 無條件 時間을 달라고 하면서 기다리라고만 했지 시원한 말이없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살지 모르겠다고 탄식 하면서 自由黨 時節보다 못하다는 말을 나는 때때로 듣는다.

革命課業完遂는 且置하고라도 經濟第一主義를 부르짖은 張總理가 하룻밤 사이에 換率을 三百對一로 定해서 物價를 急騰시켜 놓고  官營, 官許料金까지 올려놓았으니 이제 정말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은 슬픈 心思다.

또한 屈辱的인 韓・美經濟協定을 해서 全國民을 憤怒케 해놓고도 政府는 큰소리만 땅땅치니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國土開發事業 역시 뚜렷한 財政 뒷받침없이는 失敗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벌써부터 絶糧이 되어 草根木皮로 연명해가는 百姓들이 부지기수다.

茶房이나 이발소에서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政治이야기들을 한다. 韓國은 政治制度를 뜯어 고쳐서 戰後英國이 써먹은 統制經濟政策을 써야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政治는 制度問題가 아니라고 力說하면서 아무리 좋은 制度로 政治를 해도 직접 料理하는 爲政者가 無能하거나 독재를 쓰면 惡政이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         ×

지난번 급자기 쌀값이 산등같이 오를 때 나는 우연히 農村을 旅行하게되었다.

헐벗고 굶주린 가난한 農民들은 이제는 모두가 죽는구나하고 장탄식들을 했다. 이왕 죽을 바에는 데모나 한번 해볼 수밖에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大都에서는 굶다가 견디지 못한 國民들이 쌀을 달라고 市廳으로 달려가 아우성쳤다는 新聞을 보고난 후라 나는 農民들 한사람 한사람의 말을 보통으로 듣지 않았다. 

그들은  서울의 華麗한 建物속에서 편안히 앉아 있는 政治 高位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悲劇的인 生活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직접 보고 들었다.

좁은 領土가 兩斷되어 苦生하여 살아온 지도 十五年이나 되었는데 그동안 韓國 三十億佛이란 어마어마한 數字의 美國援助를 받아왔지만 아직도 自立할 길은 아득하기만 하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아니 政治의 貧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生活의 막받이에 이른 國民들은 지금 막연한 希望으로 자꾸 都市로 集中한다.
 
그 결과 首都서울은 人口로 배부른 都市가 되어 살길없는 國民의 可恐할 犯罪만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現實은 그처럼 悲慘한데 不正蓄財의 巨富들은 남이야 어떻든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기에 혈안이 되었다.

가난하고 不幸한 國民들을 外國이 돕기 전에 먼저 우리 스스로가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理解와 情과 사랑이 메마른 社會는 영원히 暗黑의 世界가 될 것이다.

讀者投稿 歡迎(二百字 五枚內外)

<민족일보> 1961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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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9-11-09 10:00:16
정치와 도덕성은 어떤 관계를 가지고 변화하는 것일까?......문득 통계치를 확인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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